[스포츠서울닷컴 | 이다원 인턴기자] 걸그룹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걸그룹 홍수 시대. 걸그룹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섹시'와 '복고' 등 다양한 콘셉트 전쟁을 치르고 있다.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녀들의 생존 전략법을 < 스포츠서울닷컴 > 에서 살펴봤다.

◆소녀가 없는 걸그룹, 섹시 스타로 거듭나다

소녀의 풋풋한 매력에서 섹시한 이미지로 탈바꿈한 걸그룹들. 소녀시대(왼쪽)과 카라(오른쪽)./SM엔터테인먼트, DSP 미디어, 카라 '판도라' 뮤직비디오 캡처

걸그룹 소녀시대(서현,태연,윤아,제시카,수영,효연,유리,티파니,써니)는 멤버들이 성년이 되면서 섹시한 이미지로 자연스레 옮겨간 경우다. 소녀시대는 지난 22일 정규 4집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의 멤버 티저 이미지가 공개했다. 공개된 티저에서 소녀시대는 란제리 룩과 타투 등 파격적인 소재를 선택해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특히 소녀시대는 '다시 만난 세계', '오(OH)', '지(GEE)' 등 발랄한 소녀풍의 노래에서 선보였던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과감하게 벗어던졌다. 제시카·티파니·유리의 섹시한 란제리룩과 한 뼘이 채 안 되는 길이의 핫팬츠로 각선미를 뽐냈고, 써니·서현·수영 등은 소녀 이미지를 벗고 한층 업그레이드 된 농염한 이미지로 감탄을 자아냈다.

'프리티 걸', '미스터', '하니' 등 상큼한 소녀 이미지를 표방했던 걸그룹 카라(박규리,한승연,정니콜,구하라,강지영)도 섹시 콘셉트로 돌아선 걸그룹 중 하나다. 카라는 지난 8월 발표한 곡 '판도라'의 뮤직비디오에서 짧고 깊게 파인 점프 수트와 뒤를 돌아보고 재킷을 벗어 내리는 파격적 안무로 나이답지 않은 관능미를 뽐냈다. 문제는 과도한 섹시 콘셉트가 불러온 선정성 논란이었다. 짧고 타이트한 의상이 수영복에 가깝고, 재킷을 벗으면 드러나는 상의가 누드 톤이라 선정적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한, 멤버 중 강지영은 만 18세로 미성년자를 선정적,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런 지적에 카라는 핫팬츠 길이를 조정하는 등의 노력으로 수영복 착시 효과에서 벗어났다. 과정이야 어찌됐건 선정성 논란은 '섹시 카라'로의 전환의 계기가 됐다.

소녀 콘셉트 대신 섹시한 매력을 어필하며 한층 더 진화한 걸그룹 시크릿(위)과 걸스데이./TS엔터테인먼트, 드림티엔터테인먼트, 시크릿 '포이즌' 뮤직비디오 캡처

소녀에서 숙녀가 된 걸그룹으로는 시크릿(전효성,징거,송지은,한선화)도 빼놓을 수 없다. '사랑은 무브', '아이 원츄 백', '달빛 별빛', '샤이보이' 등 '여동생'같이 귀여운 매력을 어필하며 인기를 얻었던 시크릿은 지난 9월 타이틀곡 '포이즌'으로 컴백하면서 선정선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당시 팜므파탈 콘셉트로 만들어진 메인 안무 '쩍벌춤'은 다리를 양쪽으로 벌려 골반을 흔들면서 두 손으로 치골을 쓰다듬는 자세로 지나친 섹스어필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이에 시크릿은 "섹시 콘셉트는 한번 시도하면 다시 돌아오기 어려운 모험일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가 가진 장점들도 포함돼 있지 않은가"라고 파격 콘셉트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걸그룹 걸스데이(소진,유라,민아,혜리) 역시 귀여운 스쿨룩에서 성숙한 숙녀 콘셉트로 탈바꿈한 걸그룹이다. 걸스데이는 다섯 번째 싱글 타이틀 곡 '나를 잊지 마요'를 선보이며 섹시한 의상과 몸매를 쓸어내리는 듯한 안무로 눈길을 끌었다. '반짝반짝', '너 한눈 팔지 마', '한 번만 안아줘' 등의 노래로 풋풋한 소녀의 매력을 발산했던 이들도 결국 대세를 따라 자연스럽게 섹시 이미지로 전향하게 된 셈이다.

복고, 트레이닝복, 소녀 이미지, 트랜스포머형 걸그룹 등 다양한 콘셉트로 이름 알리기에 나선 걸그룹들. 크레용 팝, AOA, 달샤벳, 에이핑크(왼쪽 위 시계방향).

/ 신동 트위터, KBS2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방송 캡처, 에이핑크 앨범 재킷, FNC엔터테인먼트, 에이큐브

◆신생 걸그룹, 치열한 콘셉트 전쟁

지난달 두 번째 싱글앨범 타이틀곡 '댄싱퀸'으로 대중 앞에 선 걸그룹 크레용팝(금미, 소율, 엘린, 초아, 웨이)은 트레이닝 복을 메인 의상으로 삼은 독특한 걸그룹이다. 이들은 마치 '군인 생활복'을 연상케 하는 형광 컬러의 트레이닝 복에 걸그룹으로서는 다소 파격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이단 발차기' 안무를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크레용팝은 이런 독특한 콘셉트로 5인 5색의 매력을 발산하며 대중들에게 서서히 주목받기 시작했다. 슈퍼주니어의 신동은 트위터를 통해 "으악! 내가 만들고 싶은 걸그룹이 나왔다! 다들 열심히 하네! 보기 좋아요"라며 응원했고, 강인 역시 트위터에 "요즘 이 친구들 볼 때마다 참 잘한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화이팅"이라는 글을 올려 팬임을 입증하기도 했다.

그룹 AOA(지민,설현,초아,혜정,찬미,유나,민아,유경)도 '트랜스포머'형 걸그룹이라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콘셉트를 가지고 나온 신생팀이다. 이 팀은 7명이 활동하는 걸그룹을 기본으로 드럼을 연주하는 유경이 합류하면 5인 록밴드를 겸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 AOA는 타이틀 곡 '겟 아웃' 무대를 7명의 걸그룹 멤버가 '아찔 뒤태 댄스'로 꾸미는가 하면 5명으로 구성된 밴드 유닛 AOA 블랙은 카리스마 넘치는 연주를 선보여 록밴드와 댄스그룹을 오가는 다양한 매력을 어필하기도 했다.

'있기없기'로 컴백한 걸그룹 달샤벳(세리,아영,지율,우희,가은,수빈)은 '복고' 콘셉트로 사랑받고 있는 팀이다. 형광주황색 스타킹이나 버스 안내양 같은 이들의 복고 의상은 디스코 풍의 노래와 잘 맞아떨어지면서도 친밀한 이미지를 형성해 대중에게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했다. 이런 콘셉트에 대해 달샤벳 소속사인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측은 "'있기 없기'는 2012년 복고 끝판 왕이다"며 자신하기도 했다.

걸그룹 에이핑크(박초롱,윤보미,정은지,손나은,홍유경,김남주,오하영)는 '제2의 소녀시대'라고 불리며 일곱 요정 콘셉트로 가요계에 발을 들인 경우다. 에이핑크는 풋풋하고 예쁜 외모와 소녀 같은 분위기로 '섹시 홍수'가 난 한국 걸그룹 시장에 신선함을 안겨주며 남성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HUSH(허쉬)', 'BUBIBU(부비부)' 등 발랄한 노래들을 발표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은 에이핑크는 깨끗하고 순수한 이미지로 승부하는 몇 안 되는 팀으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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