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표재민 기자] 지난 8년간 안방극장에 놀러왔던 유재석, 김원희의 조합을 당분간 볼 수 없게 됐다.
MBC 장수 토크쇼 ‘놀러와’가 지난 24일 413회를 끝으로 멈춰버렸다. 이 토크쇼의 MC인 유재석과 김원희는 2004년 3월 17일 파일럿 방송과 이후 5월 8일 정규 첫 방송 이래 언제나 자리를 지켰다. 놀러와’가 올해 초부터 굴욕적인 시청률로 뭇매를 맞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예능계는 시시각각 트렌드가 변하는 혼돈의 공간이다. 불과 몇 주 만에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곳이다. 그런데 유재석과 김원희는 무려 8년간 한 토크쇼를 뚝심 있게 이끌었다. 이들이 변화무쌍한 시기를 견디고 버텼다는 것만으로도 큰 박수를 받을 만 하다.
두 사람은 지난 8월 27일 방송된 400회 특집에서 둘 중 하나가 교체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프로그램을 관두겠다고 말했다. 많은 여성 MC들과 호흡을 맞춘 유재석은 가장 호흡이 잘 맞는 사람으로 김원희를 꼽기도 했다.
사실 처음부터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었다. 개그맨 유재석과 배우 김원희는 동갑이라는 것 외에는 공통점이 없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스스로 ‘놀러와’라는 토크쇼 안에서 친근한 오빠와 언니라는 공통점을 찾았다.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어도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은 질리지 않았다.
시청자들이 유재석과 김원희의 ‘놀러와’를 사랑했던 이유도 친근감이었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고 편안한 진행으로 게스트를 배려했다. 게스트들은 이들의 편안한 진행에 무장해제됐다.
유재석이 재치 있는 입담을 펼쳐놓으면 김원희가 부추기거나 덧붙이는 방식은 언제나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두 사람은 누구 하나 튀려고 하지 않고 환상적인 조화를 이뤘다.
아쉽게도 이제 ‘놀러와’는 안방극장에 더 이상 놀러오지 않는다. 갑작스러운 폐지와 그로 인한 종영 인사도 없는 마지막 방송이 곱절로 아쉽다. 그리고 늘 가족 같이 시청자들 곁을 지켰던 MC 유재석과 김원희에게 사무치도록 고마운 세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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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