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64·사진)의 신작이 판매 전부터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가 오는 12일 내놓는 장편소설 『색채를 갖지 않는 다사키(多崎) 쓰쿠루와 그의 순례의 해』에 주문예약이 폭주해 10일 현재 발행부수가 50만 부를 넘어섰다. 출판사인 분게이슌주(文藝春秋)는 물론 일본 출판업계는 “3년 전 작품 『1Q84』 때보다도 더한 '무라카미 광풍'이 불고 있다”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총 3편으로 이뤄진 『1Q84』는 단행본을 합해 지난달 기준으로 386만 부가 일본 내에서 팔렸다.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서점들도 신이 났다. 산세이도(三省堂)·기노쿠니야(紀伊國屋) 등 대형서점들은 판매개시일인 12일 개점 시간인 오전 10시에 고객이 한꺼번에 몰릴 것을 우려해 아침 7시부터 서점 앞에 특별 코너를 만들어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신작이 주목을 끄는 건 3년 만의 신작이란 점 외에도 철저하게 책 내용을 비밀에 부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단편소설을 쓰려고 시작했는데 쓰다 보니 자연스레 길어졌다. 이런 경우는 거의 없고, 아마도 『노르웨이의 숲』(한국에선 『상실의 시대』) 이후 처음”이란 무라카미의 메시지만 소개하고 있다. 일종의 '신비 마케팅' 인 셈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김현기 기자 luckyman@joongang.co.kr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