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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아이는 그리움을 먹고 큽니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2.03.08일 11:33
(흑룡강신문=하얼빈) 먹고살기 위해, 자식을 공부시키기 위해 한국에 간 조선족이 50여만명에 이른다. 200만 조선족가운데 25%에 해당한다. 5명을 한가족으로 치면 대부분의 조선족이 리산가족이라는 얘기다. 부모가 한국으로 떠난 다음 조선족아이들에게는 무슨 일이 생겼을가?

  조선족아이들과 어른들의 글 78편을 엮은 책 '엄마가 한국으로 떠났어요'가 출간되여 조선족 리산가족의 생생한 증언으로 읽힌다. 이 책은 2006년부터 열어온 “인천컵 인성교육 글짓기공모” 수상작 130편 가운데서 고른것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부모는 기억속에 있다

  담임집에서 기숙하는 리향(왕청현 천교령조선족소학교 5학년)은 기말시험 보는 날 엄마한테 불퉁거리고 아침을 거른채 나왔던 일을 기억하며 “엄마, 미안해요”라고 쓴다. 최혜순(장백현 조선족소학교 6학년)은 운동회날 부모이어달리기경기에 부모선수 네명을 뽑지 못해 애태우는 담임을 보면서 말다툼끝에 갈라서고 한국으로 떠나버린 아빠가 달리기선수였음을 떠올린다.

  어쩌다 들르는 아빠, 엄마는 어색하고 만남의 기쁨보다 헤여짐이 두렵다. 아빠가 돌아와 재밌는 일요일을 기대하던 김혜영(훈춘시 제1실험소학교 4학년)은 아픈 허리를 두드리며 침대에 누워있기만 하는 아빠가 밉다. 손설희(장춘시 이도구조선족소학교 5학년)는 10년 무소식 아빠를 찾아 엄마마저 떠나자 목놓아 운다. “엄마! 아빠처럼 우리를 버리면 안돼요. 엄마까지 없으면 우리는 못살아요.”

  부모가 떠넘긴 짐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몫이다. 최채월(안도현 제1실험소학교 5학년)은 아주 어릴적부터 할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며 컸다. 리경민(연길시 제10중 2학년)은 할아버지와 목욕탕을 가는게 무척 창피하고 쭈글쭈글한 할아버지의 잔등을 미는게 어색하기만 했다.

  한국에서 만난 부모님의 모습은 기이하다. 고모네집에 맡겨졌던 권용범(류하현 조선족소학교 3학년)은 여름방학 한국에 가보니 다른집들은 아름답고 깨끗했는데 아버지와 엄마가 머무는 집은 해볕이 잘 들지 않더라고 했다. 그나마 부모 모두 매일 새벽 4시에 나가 저녁늦게야 집에 돌아와 어둑시그레한 집에서 하루종일 홀로 텔레비죤을 보거나 컴퓨터게임을 하며 놀았다고 썼다.

  부모와 함께 사는 아이들은 어떨가

  박성휘(장춘시 쌍양구 조선족중학교 3학년)는 다른 친구들이 한국에 가신 부모들이 보내온 멋진 옷을 입거나 한국학용품을 쓰는것을 보고 너무 부러웠다. 친구들이 돈을 마음대로 쓰며 자유로운 모습이 부러워 늘 곁에서 잔소리만 하는 부모가 싫고 빨리 한국에 갔으면 하는 마음이 들 때가 한두번이 아니였다. 하지만 친구들의 슬픈 리면을 보고 금전유혹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가족을 굳건히 지켜준 부모의 사랑이 감사하기만 하다. 리미영(장춘시 제2조선족중학교 2학년)은 남매 공부비용과 생활비로 빠듯한데 늘 “새옷”치레를 하던 엄마가 의아했는데 알고보니 다른 사람들이 준 옷이였더라며 비싸고 멋진 모양의 한국 옷을 차려입은 순이엄마보다 엄마가 훨씬 더 예쁘다고 했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어른스럽고 꿋꿋하지 않은가

  박란(길림시 조선족중학교 고중 3학년)은 이제는 혼자 밤길을 걸을수 있고, 혼자서 빈집을 지킬수 있고, 아프면 홀로 약방에 다니고, 예전에 질색하던 미역이랑 양파도 모두 먹을수 있게 되였으며 친구도 많아져서 외로울 때 눈물을 닦아주는 손들이 많아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묵묵히 지켜보는 눈길이 있다

  조선족중학교의 한 담임교원은 추석날 저녁자습하는 아이들의 교실을 지킨다. 그립고 보고싶은 사람을 떠올리며 아이들이 하나 둘 울음을 터뜨리다 반 전체가 울음바다가 된다. 담임은 아이들 하나하나 왜 우는지를 물으며 아이들을 안아준다. 함께 목욕탕에 간 할아버지는 손자의 등이 손수건만 하던것이 세수수건처럼 넓어지는것을 대견해한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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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의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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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조선족사회의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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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이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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