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3년 수사에도 광산 소유주 등 무혐의…반발 커져
'33인 광부 드라마'를 만든 칠레 광산 붕괴사건이 3년 가까운 수사 끝에 책임자 처벌 없이 종결됐다.
생존 광부들은 '사법정의의 치욕'이라면서 수사결과에 맞서 항고(抗告)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칠레 아타카마 지역 검찰은 2010년 산호세 구리 광산 붕괴사건에 대한 수사를 종결하면서 사건 관련자를 모두 불기소 처리했다고 미국 CNN 방송과 AP통신 등 외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산호세 광산은 2010년 8월5일 무너져 내려 당시 일하던 광부 33명을 지하 700m에 갇히게 했다. 69일의 고군분투 끝에 생환한 광부들은 부실한 안전설비와 무리한 채굴이 사고 원인이라면서 광산주와 규제 담당자의 처벌을 촉구했다.
그러나 검찰은 3년 가깝게 걸린 수사 끝에 관련자를 처벌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광부들의 요구를 일축했다.
광부 33인의 리더였던 루이스 우르수아는 "이번 결과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이 사건은 자연재해가 아니라 업무태만으로 벌어진 인재(人災)"라고 강조했다.
광부 측 변호인은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분석해 이번 결정에 대해 항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생환 당시 광부들은 칠레 국내외에서 '기적의 영웅' 대우를 받았으나 이후 실업, 생활고, 약물중독 등의 시련을 겪고 있다. 이들은 국가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도 진행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