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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속 진주' 박구영, 모비스의 에이스로 거듭니다

[기타] | 발행시간: 2012.03.10일 12:55
[오마이뉴스 홍진표 기자]

'황금세대'라 불리운 2007-2008 신인 드래프트. 김태술, 양희종, 정영삼, 박상오, 이광재, 함지훈 등 현재까지도 팀의 주축으로 뛰고 있는 월척급 신인이 대거 등장했다. 워낙 좋은 능력을 지닌 선수들이 1라운드에 많이 등장했기에, 2라운드 1순위로 지목됐던 한 사나이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한 채 프로에 입단했다. 바로 단국대의 에이스 '박구영'

그는 삼일상고 시절, 양희종, 하승진과 함께 무적 삼일상고를 이끌었던 핵심 멤버 중 하나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엄청난 슛 거리와 정확한 3점슛 성공률로 명성이 높았다. 그리고 비주류라 볼 수 있는 단국대에 입학한 후로는 포인트가드를 겸하게 되면서 패스와 미들슛에도 눈을 떴다. 뿐만 아니라 수비 능력과 스피드도 많은 전문가들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렇지만 비주류 대학 출신인 점과 작은 키로 인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로 밀려났다. 프로에서의 첫 시즌이 시작되자, 그보다 단 한 단계 일찍 선택을 받은 팀 동료 1라운드 10순위 함지훈은 주전으로 뛰기 시작했다. 반면, 박구영은 함지훈에게 철저히 가려지면서 선배들 틈바구니에 끼인 채 1시즌을 보냈다. 단 27경기에 나와 평균 9분 23초를 뛰며 3.8점의 성적을 거뒀다. 간혹 몇몇 경기에서 폭발적인 3점 능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그것만으로 그의 존재를 어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리고 맞은 2008-2009시즌. 모비스에서 그의 존재감은 루키 시즌과 마찬가지였다. LG에서 임대 왔던 김현중과 노장 하상윤에 이어 팀 내 3번째 포인트가드가 그의 위치였다. 3번째 '가드'가 아닌, 3번째 '포인트가드'였기에, 사실상 팀 내 비중이 없는 박구영이었다.

모비스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상위권에서 머물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던 중, 김현중과 하상윤이 모두 부상을 당하자 박구영은 주전 자리에 무혈 입성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이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그가 프로에서 처음 주전 가드로 출장했던 2009년 1월 9일 KT & G(현 KGC)전을.

박구영의 첫 주전 경기 맞상대는 당시 '넘버원' 가드였던 주희정이었다. 박구영은 극도로 긴장한 모습을 보인 끝에 턴오버를 남발하고 교체됐다. 포인트가드가 전혀 없는 팀에서 유일한 포인트가드를 빼고, 슈터 우지원을 포인트가드로 사용했을 정도였다. 그만큼 그는 극도로 떨고 있었다.

3번째 포인트가드가 이끈 팀... 우승 차지하다

▲하승진을 피해 슛을 시도하는 박구영(오른쪽)

ⓒ KBL

KT & G전에서 큰 절망감을 느꼈던 박구영. 바로 다음 경기였던 KT전에서 심기일전하며 무려 7개의 3점슛을 폭발시켰다. 그의 이름 석 자를 프로에 알리는데 성공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해, 3번째 포인트가드가 팀을 이끈 모비스는 강호들을 모두 물리치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박구영의 2008-2009시즌 성적은 42경기 평균 22분 34초 출장에 8.0득점 2.3어시스트. 평균 3점슛은 무려 1.9개였고, 3점 성공률은 41.3%였다. 고작 평균 22분을 뛰면서. 놀라울 만한 활약을 펼친 박구영에게 '기량발전상'이 주어진 것은 당연했다. 그 시즌 3점슛 성공 부문 전체 5위, 3점슛 성공률 부문 전체 9위에 올랐다.

절정의 기량을 보여준 박구영은 바로 상무에 입단한다. 어쩌면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양동근이 전역하기에, 박구영의 자리는 다시 벤치가 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상무에서도 그의 감각적인 3점슛은 계속 이어졌다. 2009 윈터리그에서 평균 24분을 뛰며 9.5점 3.2리바운드 3.3어시스트 1.8개 3점슛을 성공 시켰고, 2010 윈터리그에서도 평균 19분 40초를 뛰며 8.6점 1.9리바운드 2.0어시스트 2.1개 3점슛을 성공시켰다.

상무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간 박구영이지만, 소속팀으로 돌아온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신인 이지원의 '백업' 역할이었다. 엄청난 스피드와 돌파력을 지닌 이지원이 시즌 초반 중용됐고, 박구영은 시즌 15번째 경기가 열린 11월 18일 KT전까지 단 한 번도 15분 이상을 출장하지 못했다. 프로에서의 첫 시즌 때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었다.

심지어 초반 11경기 동안 3점슛을 8개 시도해서 단 1개도 성공시키지 못했고, 12번째 경기였던 11월 11일 삼성전에서 첫 3점슛을 성공시켰다. 그가 11월 18일 KT전까지 시도한 3점슛 개수는 총 22개. 그리고 그 중 성공된 3점슛의 개수는 단 3개였다. 반올림해서 14%의 성공률이었던 것이다. 영점은 잡히지 않았고, 그의 자신감 없는 슈팅은 계속 이어졌다.

그러던 그가 부활을 알린 시점은, 11월 20일 KGC전이었다. 그 경기에서 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 2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좋은 슛 감각과 비례해서, 그의 출장 시간은 시즌 최장인 18분 15초로 늘었다. 그리고 그 경기를 기점으로 신인 이지원과 박구영의 처지는 역전되기 시작했다.

진주같은 박구영, 아직도 존재 모르는 이 많다

▲슛을 시도하는 함지훈(가운데)

ⓒ KBL

특히 후반기 들어서 함지훈이 합류한 이후, 박구영은 물 오른 모습을 보였다. 양동근의 보좌역인 슈팅가드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결국 플레이오프 1차전과 2차전에서 주전으로 경기에 나섰다. 신인 이지원은 외곽슛에 대한 약점을 가지고 있기에, 폭발력을 회복한 박구영이 중용됐다. 그는 유재학 감독의 기대에 부흥하며, 2차전에서도 3점슛 6개 포함 26점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많은 이들이 3점슛하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선수가 있을 것이다. 바로 방성윤. 혹자는 '난사', 혹자는 '폭발력있는 3점슈터'라고 말하는 그 이름. 방성윤의 프로 6시즌 평균 3점슛 개수는 무려 2.4개다. 3년 연속 3점슛 부문 1위를 차지한 선수답게 엄청난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가장 저조한 3점 성공률을 기록했던 것이 34.5%를 기록한 2009-2010시즌, 그 외의 시즌에는 38~40% 사이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한 번 터지기 시작하면 상대팀에서 알면서도 막을 수 없다는 점, 엄청난 3점슛 비거리, 40% 전후의 3점슛 성공률 등 많은 면에서 유사한 방성윤과 박구영.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박구영의 존재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심지어 그가 2002년 제27회 아시아남자청소년농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출신이라는 것도. 그 당시 박구영은 하승진, 정영삼, 이광재, 김영환 등과 함께 청소년 대표로 뽑혔으며, 특히 단국대 농구부 최초로 청소년 대표에 뽑힌 선수이기도 하다.

'영점 조준'이 완료된 박구영은, 어떤 측면에서는 방성윤보다 무서운 존재다. 그의 3점슛은 가끔 방성윤처럼 무모해 보일 때도 있다. 그렇지만 그 무모함을 커버할 수 있는 정확성과 폭발력을 지니고 있기에, 상대팀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전주 KCC는 6강 플레이오프 1차전과 2차전에서 그 위력을 뼈저리게 맛봤을 것이다.

과거 박구영에게 붙여지던 칭호는 '단국대 에이스'였다. 지금과 같은 활약이 이어진다면, 그동안의 박구영에 대한 평가를 수정해야 하지 않을까. 모비스에는 양동근, 함지훈, 레더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 겨우 플레이오프 2경기가 치러졌을 뿐이지만, 박구영은 충분히 모비스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박구영이 이번 플레이오프를 기점으로, 진정한 '모비스의 에이스'로 거듭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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