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구속 여부가 판가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 심사)이 5일 오전 수원지법에서 열렸다. 이번 피의자 심문의 핵심은 과연 법원이 공안 당국이 제시한 이 의원에 대한 혐의를 얼마만큼 신뢰하고, 공안 당국이 혐의를 더할 제3의 증거를 제출하느냐 여부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이 의원에 대한 구속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영장 실질 심사에서도 지금까지의 입장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받고 있는 내란 음모 등의 혐의를 부인하고 공안 당국이 혐의의 유력한 증거로 제시한 5월 12일 ‘RO’ 회의 녹음 파일과 녹취록에 대해서도 ‘왜곡됐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조계는 이미 법원이 이 의원에게 일정 부분 혐의가 있다고 보아 감청영장을 내줬고, 이 의원의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를 인정해 구인영장도 발부했다. 공안당국의 혐의를 일정 부분 인정한 것이다. 또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홍순석 통진당 경기도당 부위원장과 한동근 전 수원시 위원장,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이 지난달 30일 이미 구속됐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한다. 영장 청구를 기각했을 경우 법원이 지게 될 정치적 부담 역시 이 의원에게는 불리한 요소다.
이 때문에 검찰은 구속 후 국가정보원 수사를 거쳐 이 의원 사건을 송치받을 것에 대비해 수사팀 보강에 나섰다. 대공수사 전문 검사 2명을 이미 충원한 데 이어 대검찰청 공안부 정재욱 부부장 검사까지 투입해 총 8명의 공안 전문 수사팀을 구성했다. 정 검사는 대공 사건에 경험이 많고 법리에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6일 홍 부위원장 등 이미 구속된 3명의 사건을 국정원으로부터 넘겨받아 증거자료 분석에 주력한 후 다음주 후반께 이 의원에 대한 수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 측 역시 대규모 변호인단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공동 변호인단은 인권 변호로 유명한 법무법인 다산 김칠준 변호사를 대표로 진보 진영 중심의 변호사 2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정희 통진당 대표의 남편인 법무법인 정평의 심재환 대표변호사와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을 맡고 있는 이재정 변호사도 변호인단에 포함됐다. 이 대표 역시 4일 변호인단에 합류해 이 의원의 영장 실질 심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이 의원 측이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만큼 향후 검찰 수사는 내란 음모 및 반국가단체 구성 등의 혐의 적용 논리를 탄탄히 하는 것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국정원 수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공범자 색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