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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자꾸 외국에 나가는 이유

[기타] | 발행시간: 2013.10.19일 16:48
[오마이뉴스 최요한 기자]

내년 6월이면 제 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립니다. 민의를 대변하고 봉사자로서 소양을 갖춰 국민들에게 선택을 받는 선량(選良)들이면 얼마나 좋겠는가만 실제 현실정치권은 권모술수, 마타도어, 흑색선전과 네거티브에 충실한, 그야말로 '개판'인 선거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꼭 그렇게 해야만 할까? 저는 1998년부터 2010년까지 정치컨설턴트로 활동을 하면서 참 많이 아쉬웠습니다. 동시에 고민도 되었지요. 그래서 그런 부정한 선거방법이 아닌, 정직하게 선거운동을 해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선거전략'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몇 회나 연재하게 될지 모르지만, 예비후보자는 영감을, 착한 시민(유권자)에게는 선택의 기준을 제공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 기자 말

노무현을 예언(?)한 딕 모리스

빌 클린턴 선거의 거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최고의 정치컨설턴트 딕 모리스는 그의 저서 <Power Play>(번역판 파워게임의 법칙, 2003, 세종서적)에서 한국을 부러워했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알 수는 없기 때문에 그냥 '부러워한 모양이다'라는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는 저서 250쪽에 이렇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내가 2000년에 방문했던 한국처럼 인터넷 인프라가 충실한 나라일수록, 앞으로는 네트워크의 힘을 이해한 후보나 정치인이 놀라운 성과를 거둘 것이다."

그의 저서가 미국에서 2002년에 처음 출간이 되었고 우리나라에는 2003년 4월 15일 1쇄가 발행되었으니 그가 그때까지는 '노무현'을 거의 알지 못했을 것으로 추측이 됩니다. 그런데 정말 거짓말처럼 딕모리스의 예언대로 노무현은 인터넷과 네트워크의 힘을 정확하게 이해했고 비주류 중의 비주류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게 되었지요.

딕모리스의 6가지 게임의 법칙

이렇듯 딕 모리스라는 탁월한 정치컨설턴트는 시간과 장소, 국적을 가리지 않고 후보자들에게 도움을 주었고, 1997년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에도 일조했다고 전해집니다. 그의 여섯 가지 게임의 법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상대의 이슈를 내 방식으로 선점·해결한다.

- 첨예한 이슈로 상대 진영을 분할·제압한다.

- 겸손과 설득과 비전으로 조직을 개혁한다.

- 첨단기술로 대중의 감성을 휘어잡는다.

- 공동체의 위기가 닥치면 적대자까지도 결집시킨다.

- 원칙이 아니라 방법을 바꿔서 승리한다.

오늘은 첫 번째 '상대의 이슈를 내 방식으로 선점·해결한다'편을 해설해 드릴까 합니다. 누리꾼 여러분께서는 <파워게임의 법칙>을 한 번씩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만, 이 책에 소개된 내용이 대체로 미국이나 유럽정치인들을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기 때문에 저는 이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할 때는 책의 내용을 벗어나 우리나라 정치인을 대입하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철저한 사회주의자 프랑수아 미테랑

일단 이슈선점의 법칙을 이해하려면 저 유명한 프랑스 대통령 프랑수아 미테랑(Francois Mitterrand, 1916. 10. 26~1996. 1.8 )의 사례를 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1981년, 철저한 사회주의자였던 미테랑은 대통령이 되자마자 프랑스의 경제 대부분을 국유화 하는 등 사회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보였습니다. 당연히 투자자들은 '어머! 뜨거워라!'라면서 투자를 철회해서 미국과 영국으로 튀었답니다.

민간투자가 1981년 한 해만 해도 12%나 줄어들다보니 정말 큰 국유화로 인한 휴유증이 생긴 것이죠. 중요 산업부문의 국유화로 공기업부문 누적적자가 260억 이상 달하는 동안 인플레는 급상승하게 되었고 경기는 침체국면을 보였습니다. 무역역조가 1982년 1/4분기만 해도 81%나 증가했으니 정말 말 다한 것이죠.

결국 1986년 중간선거에서 미테랑의 사회당은 참패를 당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사회당의 미테랑 대통령-드골당의 시라크 총리라는 유례없는 '좌우 동거정부'가 탄생하게 됩니다. 미테랑 대통령은 온건우파인 지스카르 데스탱 진영의 인물이 아닌 자신의 정치적 숙적이자 강경 보수(!)인 드골 당(Gaillist RPR)의 자크 시라크를 총리로 임명합니다.

사람들은 경악을 했지요. 예상대로 시라크는 총리의 권한을 충분히 발휘해서 국유화 된 기업들을 다시 민영화로 되돌렸습니다. 미국과 영국으로 튀었던 투자자들도 돌아왔고요, 프랑스의 주식 투자자 숫자도 150만 명에서 800만 명으로 5배 이상 늘었습니다.

쉽게 말씀 드려서 경제적 어려움이 급속히 개선되었지요. 미테랑은 마음만 먹으면 시라크의 민영화 촉진법을 무효화 시키거나 최소한 지연시킬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시라크가 맘대로 하도록 내버려 둡니다. 아니 오히려 도와주었다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네요. 어머나! 미테랑이 미쳤나요?

미테랑이 미쳤을까? 미테랑이 교활했을까?

여기서 딕모리스는 이야기 합니다.

"미테랑은 시라크가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둠으로써 그의 핵심적 이슈를 빼앗아버렸다. 밥 돌은 클린턴 행정부에 의해 복지제도가 개혁되고 범죄가 줄어들며 예산 적자가 축소되면서 아무것도 주장하거나 내세울 것이 없게 되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민영화를 이룬 뒤 시라크에겐 마땅히 내세울 것이 없었다. 자신이 벼르던 것을 모두 이뤄놓고 나니, 이제 잔여 임기동안 무엇을 해야 좋을지 막연해진 셈이었다."

사실 총리라는 자리는 '매우 골치 아픈' 명예이기도 합니다. 시라크는 이것저것 신경을 쓰면서 국정을 운영하면서 상처를 많이 입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드골 당내 우파의 압력으로 시행한 '이민규제' 조치로 인해 3만 명의 시위대가 파리 시내를 누비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사태에 직면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이에 미테랑은 무엇을 했을까요? 딕모리스는 또 이렇게 설명합니다.

"시라크가 자신의 입지를 되찾으려 안간힘을 다하는 동안 프랑수아 미테랑은 자신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법한 분야, 즉 외교정책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시라크가 국정 운영상의 일상적인 업무에 시달리는 동안 미테랑은 정치적 대립과 논란에서 벗어나 좌파와 우파의 대립을 조정하는 조정자 역할을 맡거나 자신의 인기를 끌어 올리는데 도움이 되는 외교활동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당파적 이해에 구속되는 대통령이 아닌, 나라 전체를 걱정하는 심판자처럼 행동한 것입니다. 자신의 역할을 새롭게 설정한 것이죠. 바로! 여기에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을 투영시킬 수 있습니다!

국모(國母)! 공주를 넘어 임금이 되다

현재의 정국은 이런 꼴입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나서 국정원 정치개입사태 - NLL 대화록 폭로 - 인사 참사 - 이석기 사태 - 기초노령연금 공약철회 등등의 일련의 일이 벌어지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전면에 나서지 않습니다. 말도 하지 않습니다. 말을 하더라도 남 이야기 하듯 합니다(솔직히 '유체이탈화법'처럼 비꼬는 말이 그리 편히 들리지 않습니다만...). 그리고 자꾸 외국에 나갑니다.

황우여로 대표되는 새누리당과 김한길로 대표되는 민주당이 피 터지는 싸움을 하는 동안 박근혜 대통령은 '나라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대통령'으로 자기 포지션을 설정한 것입니다. 아마 계속 그럴 것입니다. 그래서 자꾸 외국으로 나가서 외교정치를 하는 것이죠.

기초노령연금 공약 철회로 언론의 비판이 쏟아지니까 일부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우리 대통령 불쌍해서 어쩌노...'하면서 눈물을 쏟았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대통령님은 그저 나라와 백성을 위해 뼈 빠지게 고생하는 천상의 '임금님'일 것입니다. 이제 유신 공주에서 임금으로 안착을 이룬 것이죠. 그것도 국모(國母)! 자애로운 나라의 어머니로 말입니다.

일부 대한민국의 순진한 국민들, 그런 대통령에 대해서 '수고했다'며 박수를 칩니다. 중국도 말리지 못하는 북한을 설득해 달라고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건설적인 역할'을 주문합니다. 물론 패션 외교도 빼놓지 않지요.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의 비밀입니다.

미테랑, 또 당선되다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실업률 때문에 골치아파하는 시라크와 달리 미테랑은 소련과 프랑코 치하의 스페인과의 관계개선 등의 노력을 하고 독일의 콜 총리와 회담을 통해 '독-불 합동부대'의 창설에도 합의를 합니다. 실업률이 높아진 것은 시라크의 멍에이고 미테랑과는 관계가 없다는 겁니다. 당시의 정치경제적 상황이 미테랑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것도 이유가 됩니다.

미테랑의 인기는 치솟습니다. 1981년부터 85년 사이에 48%에서 33%로 떨어졌다가 88년에는 56%까지 치솟았습니다. 결국 1988년 대통령 선거에서 시라크를 무려 14%로 제치고 다시 대통령에 당선이 됩니다. 1986년 중간선거에서 대패해서 시라크에게 총리직을 넘긴 지 2년 만에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왜 '상대의 이슈를 내 방식으로 선점?해결한다'라는 전략이냐고요? 2편에서는 국내 사례를 비롯해서 원리를 설명해야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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