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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근]사라져가는 장례제례풍습을 두고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4.04.01일 16:08

추석에 산소를 찾아 제를 지내는 모습

해마다 청명이나 추석이 되면 우리 집 식솔모두가 《고역》을 치러야 한다.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무려 7기나 되는 가문의 산소에 가서 일일이 가토도 하고 벌초도 하고나면 손에 물집이 생기고 가시덩쿨에 찔려 피가 나군 한다.

설상가상으로 삼촌들과 형님가족 일가 모두 세차게 불어닥친 한국바람에 이국타향에 나가있는 몸이라 요 몇해동안은 우리 가족 세식구가 유일한 생력군으로 되여 산소의 가토와 벌초를 전담당해야 하는 형편이다.

《큰소가 나가면 작은 소가 대신한다》더니 이래저래 웃어른들이 곁에 없으니 청명이나 추석이 되여 가토와 벌초는 물론 후터에 제지내고 조상님에게 제사 지내는 법도 이젠 어느 정도 알고있다고 자부할만하다.

《좌포우육》,《홍동백서》하는 까다로운 제사법칙은 잘 모르겠고 내가 해마다 조촐히 행하군 하는 서툰 제사의례가 딱히《조선족장례제례풍습》이라고까지 거창하게 말하기는 곤난하다. 그러나 고인에게 술 석잔 부어올리고 세번 절을 올리면서 경건한 마음으로 고인을 추모하고 음덕을 되새겨보는것으로 가문의 효문화를 이어나가고자 노력하는것은 지금까지 30여년간이나 이어온 우리 가문의 제례문화 덕이지 않을가 생각한다.

《조선족장례제례풍습》의 핵심은 효도사상이며 이는 천백년래 사회질서와 가정관계를 유지시켜온 동방민족의 도덕적준칙이며 또한 조선민족의 우량한 전통이라고 알고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2009년도에 《조선족장례풍습》은 주급과 성급 무형문화유산으로 확정되였다고 하니 경하할만한 일이다. 그런데 《조선족장례풍습》이 무형문화재로 대접받고있지만 갈수록 조선족장례풍습은 물론 제례풍습들마저 사라지고 외면받고있는게 또한 엄연한 현실이라는 점에서는 아쉬운 마음을 금할길 없다.

생활풍속의 변천은 민족의 동질성을 상실할 우려가 있기때문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수 있다. 고인에 대한 장례풍습의 여러가지 내용은 전통유교사상의 깊은 뜻을 내포하고있는건 사실이지만 간단하게 해석하더라도 웃어른들에 대한 효를 통한 자녀들의 좋고 필요한 교양으로 이어질수도 있으니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임이 틀림없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란 말처럼 효와 례의를 바탕으로 한 장례풍습을 통한 자녀교양과 가족소통이 장례풍습이 갈수록 잊혀져가고있는 오늘날에 더더욱 소중하고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조선족장례제례풍습》을 보호하고 계승, 발전시키는것은 조선족 일상생활의 대사이며 조선족 천가만호에 관계되고 조선족 매개인과도 관계되는 대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당전 우리가 조화사회를 구축하고 화목한 가정을 꾸려나가는데 있어서 효도사상을 선양하는것은 여전히 적극적인 의의가 있다.

편협한 견해같지만 요즘 우리 사회가《조선족장례제례풍습》의 계승과 보호에 마음이 급해져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다. 바로 과거 조선족전통장례제례풍습을 잘 알고있는 로인들이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점점 줄어들고있고 가정에서 상사가 났을 때 장례풍습을 지도해줄 사람이 없고 조선족들이 상사를 치르는가운데서 효와 례의 사상을 담은 문화적인 색채가 오늘날 기본상 사라지고 없기때문이다.

더우기 오늘날 조선족들의 경우 출국한 사람이 많고 혼자 사는 로인들이 많아 고독사하거나 사망후 여러 날 지나서 발견되는 일들도 심심찮게 발생하고있고 장례도 풍습이나 절차도 무시한채 급급히 대충대충 치러버리는 등 안타까운 현상들이 조선족 장례제례문화의 빠른 쇠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요즘은 산소를 찾는 사람들도 현저히 줄어 들었다. 우리 집 산소 부근 적잖은 이웃들의 산소도 이젠 주인을 잃은지 오래다. 청명과 추석이면 찾아들군 하던 익숙한 얼굴들도 못 본지 오래다. 모두들 고향을 떠나고 멀리 타관객지에서 살다보니 추석이나 청명이 되여도 성묘길에 오르기 어렵기때문이다. 사람손이 가지 않은 키를 넘는 황량한 풀숲에 묻혀있는 임자 잃은 봉분들이 그래서 더욱 보기가 민망하고 안타깝다.

살아가면서 장례제례가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고 해서 홀시하고 방치할수만은 없다고 본다. 누구나 살아가는 행복이나 의미의 빛갈은 천편일률적으로 같을수는 없다. 하지만 장례는 물론, 추석이나 청명절이 되여 행해야하는 제례 역시 경건한 공경의 마음으로 조상의 음덕을 기리고 이같은 효의 사상을 후대에 영향주고 전해가면서 적극적인 삶의 노력으로 승화시킬때 이는 현실적 의의와 가치가있는 좋은 문화풍속이라고 보아진다.

세월이 아무리 흐르고 바뀌여도 효의 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조선족장례제례풍습 역시 변함없이 보호와 계승, 발전시켜야할우리 민족스스로의 미루어버릴수 없는 중요한 문화사업이고 세세대대로 보호, 발전, 계승시켜 나가야 할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기때문이다.

편집/기자: [ 안상근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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