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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면과 절약을 떠난 부란 없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4.04.01일 09:17
박병선 칼럼

  (흑룡강신문=하얼빈) 중한수교는 중국조선족들에게 있어서 “메마른 밭에 내린 단비”였다. 우리 조선족들은 오늘보다 더 잘 살아보겠다는 부푼 일념으로 밀물처럼 한국으로 쓸어갔다.

  근면은 삶을 꽃피운다

  크고 작건간에

  꽃들이 여기저기에 피여있는

  아름다운 정원을 갖고자 하는 이는

  허리를 굽혀서 땅을 파야 한다

  소망으로 얻을수 있는것은

  이 세상에 극히적은 까닭에

  우리가 원하는 가치있는것은 무엇이건

  일함으로 얻어야 한다

  당신이 어떤것을 추구하는가 하는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것의 비밀이 여기에 쉬고있기에

  당신은 끊임없이 흙을 파야 한다

  결실이나 장미를 얻기 위해선

  (시인 에디가 게스트의 잠언시 《결실과 장미》에서)

  사람은 일을 떠날수 없다. 일을 떠나서는 의식주를 해결할수 없다. 일하는 손에서는 금빛이 나고 게으른 손에서는 고린내가 난다. 부지런히 일하면 잘살고 일에 게으르면 가난해진다. 이는 삼척동자도 다 잘 아는 철리이다.

  하기에 한국에 간 대부분 사람들은 궂은일, 마른일 가리지 않고 별을 이고 나가고 달을 지고 돌아오면서 고생을 감내하고있다. 반면에 려행이나 다녀간것처럼 “감나무밑에 누워 홍시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하루살이”들도 있다.

  작년 봄, 필자는 퇴근길에 가리봉거리(한국 서울시 구로구)에서 연길시의 리씨(40대초반)를 만났다. 리씨는 “하루 고기 잡고 네댓새씩 그물을 말리우는” 사람이다.

  “오늘 또 일하러 안간것 같구만.” 필자가 말을 건넸다.

  “형, 나야 항상 이렇지 뭐. 한뉘세상 얼마라고 헤매치겠소? 굶지 않고 밥을 먹으면 되지.” 리씨의 배포유한 대답이였다.

  “지금 일하기가 제일 좋은 때인데 부지런히 해야지.” 필자가 관심조로 말했다.

  “힘들고 어지러운 일은 못하겠소. 좋은 일이 있을 때나 하지 뭐.” 리씨의 대답이였다.

  기약없는 신기루를 바라보면서 “얼어죽어도 겨불은 안쪼인다”는 리씨와 더는 할말이 없었다. “소귀에 경읽은”것이 후회되였다.

  물론 묵직한 저금이라도 있는 리씨라면 싱겁게 왈가왈부할것 없다. 리혼한 리씨 안해의 말을 들어보자. “남들은 3년만에 아빠트를 사느라고 뛰여다니는데 5년이 넘었는데도 170센치메터가 넘는 건장한 사나이가 중학생자식 공부뒤바라지돈마저 제대로 보내지 못하니 이런 사람을 어떻게 세대주라고 믿고 살수 있나요?”

  이런 처지에서 리씨가 희떠운 소리를 손쉽게 내뱉으니 실로 코막고 답답한 일이 아닐수 없다. “게으른 사람은 우물가에서도 목이 말라 죽는다.” “허리를 굽히지 않으면 발밑의 금덩이도 주을수 없다.” “게을리 사는 나의 100년은 노력하며 사는 너의 하루만 못하다.” 리씨는 이러한 삶의 철리를 몰라서일가?

  기회란 부지런한 사람에게는 재물을 창조해주는 보물이다.

  화룡시의 최씨(50대초반)가 금년초에 한 말: “한국에서 6년간 회사일을 했지요. 매일 잔업은 물론 토요일, 일요일에도 거의 빠짐없이 일했습니다. 이렇게 번 돈으로 4년전부터 모래치는 기계를 사놓고 고향에서 돈벌이를 하고있는데 모래판로가 좋아 한국에서 일해 벌기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있지요. 오히려 사람은 더 편안하고. 어제날의 땀이 오늘날의 비단옷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정말 꿈만 같습니다.”

  룡정시의 남씨(50대초반)가 작년 가을에 한 말: “해체일은 건설현장에서는 제일 힘든 일입니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콩알같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삼복철에는 더 말할것도 없지요. 7년간 체중이 15근이나 줄면서도 열심히 일한 보람으로 자식의 공부뒤바라지를 잘할수 있었고 2년전에는 대림동(서울시 영등포구)에 슈퍼까지 차렸습니다. 매일 빠루를 쥐고 일해서 두툼한 장알이 가득 박혔던 손이 지금은 녀자의 손으로 되였습니다. 해체일을 할 때보다 수입이 훨씬 더 짭짤하고 아침 늦게까지 실컷 잘수 있어 살것만 같습니다. 끈기있게 일해 끝내는 황금알을 빚어냈지요.”

  훈춘시의 정씨(50대말)가 작년 봄에 한 말: “30도가 넘는 날에는 장갑을 끼고 철을 쥐여도 막 따갑습니다. 이런 따가운 철을 어깨에 메고 나를 때가 많았는데 어깨살은 데여서 검스레해났고 껍질은 한해 여름에도 몇번씩 발라졌습니다. 옷은 하루에 두세번씩 쥐여짜는데 번마다 땀이 물처럼 줄줄 흘러내렸습니다. ‘일하는 멍청이가 잠자는 현인보다 낫다’고 10년간 애쓴 덕에 아들을 대학공부까지 시켰고 작년에는 상해에 60여평방메터자리 아빠트를 샀습니다. 지금 한달에 1800원씩 받고 세를 주었는데 그 집을 판다고 해도 살 때 값의 15%는 더 받을수 있습니다.”

  게으른 사람에게 차례지는것은 가난이요, 부지런한 사람에게 차례지는것은 재부이다. 이는 력대로 내려오면서 얻은 교훈이다. 가난과 게으름은 쌍둥이이고 부와 근면도 쌍둥이이다. 양춘3월에 일하지 않으면 동지섣달에 하늬바람을 마시게 된다. 부지런한 사람은 불같은 열정으로 풍만한 열매를 따내고 게으른 사람은 성성한 백발에 손털고 나앉는다. 그러므로 신근한 꿀벌이 될지언정 한가로운 매미가 되지 말아야 한다. 꿀벌처럼 자신의 신근한 로동으로 열심이 삶을 가꿔간다면 언젠가는 지금보다 더 좋은 생활을 할수 있다. 근면속에 알찬 삶이 있고 근면만이 삶을 꽃피운다.

  절약은 부를 낳는다

  아무리 부지런히 일해도 절약하지 않는다면 잘살수 없다. 기실 절약은 부를 낳는 하나의 요인이다. 한국에서 재작년에 필자는 훈춘시의 김씨(50대초반)와 두달간 함께 일했다. 김씨는 꽤나 부지런했지만 도박이라는 구렁텅이에 빠져있었다.

  “처음에는 열심히 일만 했습니다. 1년만에 태산처럼 짓누르던 8만원이라는 빚을 허물고나니 하늘에라도 솟아오를듯한 기분이였습니다. 그날 밤, 나는 그렇게도 달콤하게 잘도 잤습니다. 아들의 대학공부뒤바라지를 훌륭히 해냈고 아들에게 아빠트가지 사주고 세식구가 기쁨에 겨워 술잔을 부딪치는 꿈까지 꿔가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이 꿈을 실현하지 못하고말았지요. 도박에 빠져서 지금은 거지가 되였습니다. 10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되고말았습니다. 가정도 풍지박산이 나고 식구들한테는 큰 죄인이 되고.”

  김씨가 도박에 손을 댄것은 어느날 저녁, 친구와 함께 재미로 “카지노”라는 도박장으로 가게 되여서부터였단다.

  “련속 며칠 하루에 10~15만원씩 땄습니다. 정말 기분이 좋더군요. (이대로 나간다면 한달에…1년이면…) 이렇게 닭알낟가리를 쌓았지요.”

  하루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른다고 깨알을 주고 수박을 얻으려는 도박장 보스의 미끼를 냉큼 문 김씨는 통이 커져 점점 더 큰 내기를 했단다. “닷새째 되는 날에는 큰돈을 따겠다고 100만원을 한꺼번에 찔렀는데 그만 날려버리고말았지요. 이튿날 퇴근하자마자 저금했던 돈 200만원을 찾아가지고 또 갔지만 역시 떼우고말았습니다. (독은 독으로 친다고 도박에서 잃은 돈은 도박에서 봉창해야지.) 이런 그릇된 생각으로 퇴근만 하면 저금돈을 찾아가지고 도박장으로 갔지만 계속 잃기만 했습니다. 일은 부지런히 했지만 1원을 벌고 5~10원을 잃다나니 저금돈이 봄눈녹듯 점점 사라졌고 나중엔 집에 보낼 돈마저 없게 되였지요. 그래도 어느날엔가는 봉창을 할것이라는 실오리같은 희망을 품고 오늘날까지 도박장으로 다니고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생활에서 절제하지 않고 탕진한다면 아무리 큰돈을 번다고 해도 굽빠진 항아리에 물붓는 격이 되고만다.

  화룡시의 방씨(50대중반)가 작년 여름에 한 말: “몇달간 한국에서 일해보니 힘들게 버는 돈이라 쓰기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담배라도 끊기로 결심했습니다. 원래는 하루에 3000원짜리를 한곽반씩 피웠습니다. 매일 한대씩 적게 피웠는데 한달남짓해서 담배를 완전히 끊었습니다. 5년동안에 820여만원(인민페로 4만 6000여원)을 절약했는데 이 돈이면 우리 집 세식구가 중국에서 20개월은 살수 있습니다.”

  룡정시의 마씨(50대초반)가 작년 봄에 한 말: “나는 원래 매일 4000원짜리 배갈을 한병씩 마셨습니다. 한달에 12만원씩 술돈이 나갔는데 이는 반달 집세와 맞먹은 돈이였지요. 그래서 술을 점차 적게 마시기 시작했고 두달만에 완전히 끊었습니다. 이미 4년반이 되는데 약 656만원(인민페로 3만 6000여원)을 절약했습니다. 이 돈은 중국에서 우리 집 네식구의 1년간 생활비용입니다.”

  연길시의 김씨(50대중반)가 작년 봄에 한 말: 한국에 나가 첫 반년간은 30만원짜리 월세집을 맡았습니다. 적은 돈이 아니였지요. 그래서 15만원짜리 월세집으로 바꾸었습니다. 6년동안에 1080만원(인민페로 5만 9800여만원)을 절약했습니다. 이 돈이면 우리 집 네식구가 중국에서 15개월을 살수 있지요.”

  절약이란 기실 자기의 돈을 버는것이다. 이는 돈을 벌기 힘든 세월에 천금을 주고도 바꿀수 없는 묘법이다. “절약하지 않으면 집안이 망하고 청렴하지 않으면 지위를 잃는다.(자허원군의 《성유심문》에서)”, “성공한후에는 검소할뿐만아니라 랑비는 상상조차 할수 없다.(일본상인이 바라본 화교상술)”

  티끌모아 태산이고 개울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 그러므로 우리는 화교들의 절약정신과 “서울깎쟁이”를 따라배워 돈을 써도 되고 안써도 되는데는 돈을 팔지 말며 돈을 쓰지 않으면 안되는데에만 돈을 팔아야 한다. 오직 이렇게 돈을 합리하게 소비하고 아껴야만 재산을 모을수 있고 삶의 질을 높일수 있다.부는 근면과 절약을 떠날수 없다. 돈을 버는것은 사람들 삶의 분투목표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그러므로 사람마다 근면하게 돈을 벌줄 알아야 하거니와 돈을 절약할줄도 알아야 한다. 이래야만 행복한 가정의 보금자리를 영위할수 있다. 행복한 가정만이 더없는 부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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