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개막한 지 이제 열흘 남짓 지났지만 벌써부터 이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바로 각 구단의 ‘포수난’이다.
프로야구 팀들이 주전포수로 기용할 마땅한 자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몇몇 구단을 제외한 각 구단의 주전포수 자리는 부상 등으로 공석인 상황이다.
주전과 백업포수가 있는 팀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나머지 구단들은 주전포수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부상과 부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주전포수가 가장 급한 구단은 한화다. 한화는 현재 신인 김민수를 주전포수로 기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프로 경험이 적어서인지 실책 2개를 기록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인 포일도 있었다. 기존 포수인 정범모와 더불어 김민수가 성장해줘야 한화가 현재의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도 비상이다. 어깨통증을 앓았던 윤요섭이 이번 3연전을 통해 돌아오지만, 그를 받쳐줄 확실한 백업포수가 없다는 게 아쉽다. 현재윤은 아직 재활 중이고, 최경철은 무릎부상, 조윤준은 지난 3일 SK전에서의 부진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LG는 김재민으로 윤요섭의 백업포수 자리를 메운다는 심산이지만, 김재민은 아직 경험이 필요한 유망주다.
삼성도 포수 문제로 머리를 싸매고 있다. 베테랑 포수 진갑용이 수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지영마저 지난달 29일 열린 개막전에서 부상을 당해 당분간 자리를 비워야 할 처지다. 삼성은 이 자리를 대졸 2년생 포수 이흥련과 프로 11년차 이정식으로 메울 심산이다.
KIA는 주전포수들의 기량 하락이 아쉽다. 8일 현재 KIA 주전포수들의 도루저지율은 0%다. 김상훈은 5차례 도루를 허용했고, 차일목은 7번이나 도루를 막아내지 못했다. 계속적으로 주자를 잡아내지 못하다보니 부담감마저 쌓여가고 있다. 급한 마음에 투구를 받은 뒤 공을 제대로 빼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수비에서의 부담감 때문인지 두 선수는 타격에서도 나란히 무안타를 기록 중이다.
이 가운데 SK 베테랑 포수 조인성이 트레이드설로 인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조인성이 구단에 트레이드 요청을 했다는 보도에 SK는 재빨리 부인했지만, 여러 구단이 포수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조인성의 이름이 거론된 것만으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포수는 분명 팀 전체 전력에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포지션이다. 최고의 포수 박경완(은퇴)을 보유했던 현대와 SK는 박경완의 빼어난 투수리드와 타격에 힘입어 도합 다섯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초반부터 주전포수의 공백으로 고민에 빠진 팀들이 어떻게 버텨 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syl015@starnnews.com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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