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에 수출한 국산 경공격기 FA-50
한국이 무기수출 부문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나선 동남아 국가 때문에 수출증가율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증가한 국가 중 하나가 됐다.
홍콩 문회보(文汇报)는 한국 국방연구원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한국의 군수산업 수출 총액은 34억달러(3조5천319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6년 2억5천만달러(2천597억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7년새 13배나 증가한 것이다.
또한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세계 4대 무기 수입국이었던 반면에 무기 수출국 순위는 16위였다.
신문은 한국의 군수산업 수출액이 이처럼 급증한 이유가 한국산 무기가 미국산, 유럽산에 비해 싼 데다가 동남아 국가들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군비 수요를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국은 미국산을 중심으로 해외 무기를 대량 수입하면서 자연스레 외국의 선진기술을 흡수했다. 정부는 국방 연구개발투자액을 2005년 1천322억달러(137조3천293억원)에서 2008년 4천107억달러(426조6천351억원)로 지원을 대폭 늘렸다.
여기에 동남아 국가들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선진 군사장비를 속속 사들이면서 한국산 무기가 각광을 받았다. 실례로 중국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은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국산 경공격기 'FA-50' 12대 수입 의사를 밝혔으며 말레이시아는 근년 들어 4억달러(4천155억원) 규모의 우리나라 무기를 수입했다.
가격 경쟁력도 한몫했다. 한국산 문기는 품질 면에서 유럽, 미국보다 뒤지지만 노동 원가, 부품 비용 등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재정형편이 좋지 않은 국가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이 군사기술의 해외 수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이 부분에 대해 유연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문은 "한국이 동남아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군수산업 수출 경로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월 폴란드를 방문해 국방협정을 체결해 유럽 수출길을 넓혔다. 라틴아메리카 국가의 경우에는 지난 2006년부터 방탄차, 통신기자재 등 한국산 무기를 4천890만달러(508억원) 가량 수입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