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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속보]희생자유가족 호소문 전문(全文)

[기타] | 발행시간: 2014.05.04일 10:08

단원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4일 정부 합동분향소 앞에서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경태영 기자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19일째인 4일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들은 안산 화랑유원지 정부 합동분향소 앞에서 이틀 째 침묵시위를 계속했다.

유족들은 이날 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에게 ‘저희 아이를 보러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호소문을 배포했다.

호소문에는 ‘저희는 그나마 아이의 시신이라도 안아보고 보냈지만 아직도 아이를 만나게 해달라고 비통한 울음으로 진도에서 기다리는 분들을 위해 먼저 기도 부탁드립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사고로 아이를 잃고 경황이 없는 중에 전국민 장례축제처럼 전국 분향소 설치에 이런저런 햇빛대안을 내놓고 생색을 내는 사고대책본부 및 관할기관들의 행태에 엄청난 사기극을 보는 것 같아 자식잃은 슬픔만을 나눌 수 있는 처지가 못됩니다’라고 썼다.

유족들은 ‘자식을 잃은 엄청난 슬픔과 희생을 안겨주고 졸지에 유족이 된 저희들에게 심리지원이니 생활안정대책이니 언론에 유포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잡으려는 이들은 나머지 애들을 수습하는 것은 뒷전이 되어버렸네요’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 아이들이 하늘에서나마 다같이 활짝 웃을 수 있도록 사고진상 규명해주세요. 그럴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힘을 실어주세요. 믿을 수 있는 분들의 특검을요구합니다’라고 요청했다.

유족들은 마지막으로 ‘마지막으로 저희 아이들을 찾아주셔서 감사드리며, 우리 아이들의 천진한 얼굴 하나하나 꼭 기억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저희 아이를 보러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호소문 전문(全文)이다.

저희는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로 아이를 잃은 유가족입니다.

저희는 그나마 아이의 시신이라도 안아보고 보냈지만 아직도 아이를 만나게 해달라고 비통한 울음으로 진도에서 기다리는 분들을 위해 먼저 기도 부탁드립니다.

또한 함께 희생당한 승무원들과 교사들, 아르바이트생, 일반인 승객들에게도 조의를 표하며 저희의 애절한 마음이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사고로 아이를 잃고 경황이 없는 중에 전국민 장례축제처럼 전국 분향소 설치에 이런저런 햇빛대안을 내놓고 생색을 내는 사고대책본부 및 관할정부들의 행태에 엄청난 사기극을 보는 것 같아 자식잃은 슬픔만을 나눌 수 있는 처지가 못됩니다.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 정부 합동분향소앞 유가족 대기실에 걸린 현수막. |경태영 기자

사고 첫날부터 구조할 수 있음에도 안하고, 회의만 하고 브리핑만 하고 사진만 찍어대는 이 정부를 저희는 믿고 기다렸습니다.

당시의 언론은 최선의 구조라고 했습니다.

현장에 저희 부모들이 두눈 뜨고 보고 있었지만 아무 것도 안했습니다. 내 가족을 위해 일하러 나가고 꼬박꼬박 세금내고 정부를 믿고 있던 저희는 무력한 서민입니다.

자식을 잃은 엄청난 슬픔과 희생을 안겨주고 졸지에 유족이 된 저희들에게 심리지원이니, 생활안정대책이니 언론에 유포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잡으려는 이들은 나머지 애들을 수습하는 것은 뒷전이 되어버렸네요.

아직 못찾은 시신도 있는데 …

오히려 유족끼리 위로하며, 진실왜곡에 분노하는 국민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미안하게 합니다.

동영상속의 내 천진한 아이들

“엄마아빠 사랑해요. 내동생 어떡하지?”

“야~헬리콥터 보인다”

가만 있으라는 방송에 천진하게 “네”라고 대답하며 오히려 선생님을 걱정했던 내 새끼들!

저희는 동영상을 보며 피가 거꾸로 솟는 고통을 느꼈습니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여러분 저희는 궁금합니다.

암초니 뭐니 하더니 선장을 제물로 내세우고, 과적이 문제라고 하시는데 대체 무엇 때문에 어른들을 믿고 기다리던 아이들을 구조하지 않고 카메라만 들이대고 언론플레이만 하셨는지…

정부 합동분향소앞 유가족대기실 천막에 내걸린 현수막. |경태영 기자

그 아이들을 버려두고 탈출해서 나타나지 않는 선생과 길 잃은 학부모들에게 대안이나 위로조차 하지 않는 단원고 교직원들…

방송에는 학교정상화를 얘기하는데 저희는 아침마다 건강하게 등교하는 아이들을 보며 비통하고 부러운 심정입니다.

재학중이 아이들도 저희 아이들입니다. 저희는 아직도 학부모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고유업무를 망각하고 책임회피만 하는 교직원들에게 남은 아이들을 맡겨두는 것도 용서할 수는 없습니다.

저희도 학교정상화는 되어야 된다고는 생각합니다.

단지 제 아이들이 하늘에서나마 다같이 활짝 웃을 수 있도록 사고진상 규명해주세요.

그럴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힘을 실어주세요. 믿을 수 있는 분들의 특검을 요구합니다.

저희는 시위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땅의 국민으로서 내 새끼를 잃은 유족으로서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아이들을 찾아주셔서 감사드리며, 우리 아이들의 천진한 얼굴 하나하나 꼭 기억해 주십시오.

2014.5.3 단원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일동

<안산|경태영 기자 kyeong@kyunghyang.com>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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