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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좋을수록 좋아지지 않는것이 세상일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4.05.08일 08:28

세월이 흐를수록 도시의 골목거리가 점점 더 멋져진다. 낮이면 으리으리하고 밤이면 번쩍번쩍한다. 그런 골목거리에서 흔들거리며 거드름을 피워보는것도 일종 향수이다.

거리에 나서면 눈이 즐거워진다. 선남선녀들이 이쁘게 치장하고 옷단장을 깨끗이 하고 다닌다. 뭐, 젊은이들이야 치장하지 않아도 이쁘고 아무 옷이나 걸쳐도 싱싱한데 눈이며 입술이며 뺨 등을 화사하게 치장하고 곡선미가 드러나게 옷도 딱 맞게 입었으니 더 아름답고 정신이 번쩍 날것이 아니겠는가! 눈도 몸처럼 빨리 흥분해질수록 또 빨리 피로해진다. 삼라만상의 자연법칙이 그러할진대 별수 있겠나! 눈이 피로해지면 배도 인츰 고프다. 거리량켠에 즐비하게 늘어선 음식점들, 점점 더 호화롭고 멋진것이 요즘 료리가게들이다.

음식점에 들어서면 노르무레하게 튀긴것들, 보기만 해도 바삭거리는 소리가 나는것 같다. 발그무레하게 볶은것들은 당금 입안에서 살살 녹는것 같다. 어느것부터 먹어야 할가? 다 먹고싶다. 배가 고프면 무엇이나 다 먹고싶고 먹으면 또 무엇이나 다 맛있다. 배가 고플 때 먹는 음식, 수라상의 음식보다 더 맛있다. 수라상에 올리는 음식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고 영양이 풍부한 음식이다. 헌데 력대의 임금님들은 일년 365일 하루 세끼 룡미봉탕이요, 연회요 하며 주지육림에 빠져있다보니 그 좋은 음식맛을 제대로 모르고 짧은 일생을 보냈다.

오늘날 거리의 음식점의 료리가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른 료리보다 더 맛있고 영양이 좋다. 때문에 우리도 지금 임금님을 닮아가고있다. 도대체 어느 음식이 더 맛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요즘 매식에는 고기에다 야채를 섞고 야채에다 생선을 섞고 생선에다 약재를 섞고 약재에다 과일을 섞는 등 복합료리들이 많다. 그러니 고기가 고기맛이 나지 않고 야채가 야채맛이 나지 않으며 고기와 야채가 섞인 맛이 난다. 그런 맛이 사람들의 입을 한층 다른 차원으로 높여주고있다. 그 높아지는 요구에 만족을 주기 위해서는 무엇인가 끊임없이 첨가하고 섞어야 한다. 따라서 원가가 높아지고 료리값이 오른다. 료리가 점점 더 맛나면 사람들의 입은 더 즐거워지고 더 많이 먹게 된다. 과식이 불식이라는것도 잊게 되고 날따라 더 많이 먹고 음식에 대한 요구가 점점 더 높아지면 나중에 어디까지 치닿겠는가? 어떤 길이나 높이 올라갈수록 좁아지고 위험하고 숨이 막힌다. 간혹 아차― 하고 발을 잘못 내디디면 아찔한 천길나락으로 떨어질것이다.

우리는 예로부터 지루한 농경사회의 밑바닥에서 허덕지덕 힘겹게 살아왔었다. 하여 그 모자람을 채울수 있는 생활을 동경하고 추구했다. 지금도 우리는 무엇이나 많아지고 높아지고 올라가기를 원한다. 하여 많이 얻기 위해 분투하고 높아지기 위해 힘을 쓰며 올라가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많으면 많을수록,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좋아한다.

례컨대 재산이 많아지면 이 세상 정신이 나간 사람을 제외하고는 누가 좋은 일이 아니라고 하겠는가! 그 재산을 모으기 위해 땀을 흘리고 뼈를 갈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어 피를 흘리며 싸우기도 하고… 그렇게 아글타글 분투해야 모아지는 재산인데 당연히 많아질수록 좋은것이지!

지난 세기 50년대초에 매일 랄랄라를 부르며 신문을 배달하는 한 가난뱅이 소년이 있었다. 집에서는 매일 병든 어머니와 동생 여럿이 그를 기다리고있었다. 소년이 그날 신문을 다 팔아야 온 가정이 저녁을 먹을수 있었다. 소년은 낮에 신문을 다 팔지 못하면 밤중까지 극장이며 유흥가를 돌아다니며 팔았다. 어떤 날에는 밤중까지 팔아도 다 팔지 못할 때가 있었다. 굶주리고 지친 몸으로 집으로 돌아오면 어머니가 가마뚜껑을 열고 따끈따끈하게 덥혀놓았던 죽 한사발을 꺼내놓는다. 어머니와 같이 들자고 하면 어머니는 이미 먹었다며 나앉는다. 한쪽 구석에 줄줄이 누워 잠들고있는 동생들도 저녁을 굶었다는걸 잘 알고있는 소년은 동생들을 깨운다. 배고파서 잠들었던 동생들은 깨여나도 그 누구도 죽을 먹으려고 하지 않았다. 형님이 더 배고프고 오빠가 자기들때문에 더 힘들다는것을 너무 잘알고있는 동생들이였다. 나중에 소년은 어머니랑 동생들이랑 함께 그 죽 한사발을 나눠먹으면서 웃음꽃을 피웠었다.

후에 소년은 큰 기업가로 되였다. 기업이 하나, 둘, 셋… 창업의 순항에 희망이 부풀어오른 소년은 세계적인 그룹화로 나아가면서 억대의 재산을 모았다. 동생들도 다 그룹의 리더로 되였다. 부자가 되려는 소년의 꿈은 실현되였지만 그는 행복하지 않았다. 그룹이 장대해질수록 외부적압력이 컸고 돈을 많이 벌수록 가정내부가 더 혼란해졌고 재산이 늘어날수록 형제자매지간에 아귀다툼이 치렬해졌다. 더는 죽 한사발을 놓고 서로 나눠먹으며 웃음꽃을 피우던 시절이 아니였다. 소년은 늘 그 시절이 제일 행복했다고 그리워했다. 왜 그 시절이 더 행복했을가?

걷기보다 자전거를 타는것이 더 편하고 빠르고 자전거를 타기보다 승용차를 타는것이 훨씬 더 편안하고 빠르고 위풍스럽다. 거리에 나서면 승용차 한두대밖에 보지 못했던 그 세월에 우린 언제면 저런 승용차를 몰고 다닐수 있을가고 부러워했었다. 사람마다 승용차를 몰고 다닐, 집집마다 자가용이 있을 그런 행복의 세월이 돌아오기를 꿈꾸면서 나라에서 승용차를 많이 생산하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국가대사를 관심했었다. 그런데 오늘 그 꿈이 현실로 되니 생각처럼 그렇게 좋은것이 아니였다. 도시가 스모그현상에 빠지고 도로가 늘 막혀서 몸살이 나고 교통사고에 몸도 상하고 재산도 날아나고 지어 목숨까지 잃게 된다.

쌀은 보배중의 보배이다. 쌀을 랑비하면 최대의 범죄라고 했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쌀이 귀했다. 무엇보다 배고프지 않아야 세상이 평안해진다. 강냉이떡에다 시래기국도 배불리 먹지 못했을 때는 입쌀이 많아지는것이 미래의 꿈이였다. 드디여 오늘날 그것이 현실로 되였다. 그런데 문제거리도 많아졌다. 이밥만 먹으니 여러가지 고급병을 불러왔다. 강냉이떡만 먹었을 때는 당뇨란 무슨 병인지 모르고 살았다. 지금 우리 나라에 당뇨병환자가 근 1억이 된다고 하니 13명중 한 사람이 당뇨에 걸리는셈이니 보통현상이 아니다. 그리고 입쌀을 많이 생산하기 위해 쓰는 화학비료와 농약이 문제로 되고있다.

개혁개방이후 근 30년 동안에 우리 나라의 량식총수확고가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있다. 지난 세기 80년대초에는 년간 량식총수확고가 약 4만 1700만톤이였고 년간 화학비료 소모량이 1750만톤이였다. 30년이 지난 지금 년간 량식총수확고가 약 5만 8600만톤(2012년을 기준)이였고 년간 화학비료 소모량이 5800만톤이였다. 량식성장률은 20% 가량이였고 화학비료투입이 200%를 넘었다. 해당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앞으로 화학비료실용률은 더 높아질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우리가 순 록색유기농입쌀을 사먹기 곤난해지고있다는 말이다. 지금은 먹을거리가 흔해지는것보다도 먹을거리가 안전한가 하는것이 더욱 큰 문제로 제기되고있다. 그런데도 쌀을 많이 생산하기 위해 우리는 토지와 강을 계속 오염시키고있다. 공업이 흥기할 때 자연적인 생태균형을 많이 파괴했었다. 지금도 쌀을 많이 생산하느라 자연적인 생태균형을 헝클고있다. 그것이 앞으로 어떤 후과를 초래할지 상상만 해도 몸서리를 치게 된다.

이 모든것은 끝없는 욕심으로 많아질것을 추구했기에 생긴 비극이다. 무릇 많을수록 좋아지고 좋아질수록 많아지는 사회현상은 결국 악순환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홍천룡

편집/기자: [ 리영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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