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유진 기자] 어쩌면 이들은 이미 제 7의 ‘무한도전’ 멤버인지도 모른다. 브라운관 바깥에서 멤버들과 함께 씨름하고 땀 흘려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던 작가들이 멤버들 뺨치는 예능 감으로 전면에 나섰다. 차분하고 조심스러워만 보였던 여성 작가들이 보인 반전 면모는 ‘무한도전’ 멤버들 뿐 아니라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고, 이내 열광하게 했다.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방콕 여행을 즐기는 멤버들을 돕기 위해 나선 김란주 작가와 김윤의 작가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무한도전’ 멤버들은 태국 방콕 여행 대신 골방 숙소에서 휴가를 보내는 ‘방콕’ 여행을 즐겼다. 골방이지만 실제 태국 여행에 가서 할 만 한 것들은 다 했다. 물론 ‘무한도전’ 식으로 변형한 것들이었다. 멤버들은 코끼리 쇼 대신 직접 코끼리가 돼 게임을 펼쳤고, 태국 마사지란 이름의 고문을 받았으며 마당에 설치된 작은 풀장에서 태국 워터파크에 온 기분을 즐겼다.
압권이었던 입으로 해산물을 잡는 스노클링이 끝나고, 식사를 한 멤버들은 ‘방콕’ 여행의 거의 마지막 일정인 문화체험에 나섰다. 무에타이를 배우고 공연을 보는 프로그램. 이 마지막 프로그램을 위해서는 작가들이 직접 나섰다. 월드컵 특집에서 남다른 발차기로 멤버들을 놀라게 한 김란주 작가와 평소 너무 조용해 회의도 문자로 진행한다는(?) 김윤희 작가가 주인공이었다.
김란주 작가는 무에타이의 고수로 등장해 멤버들 한 명, 한 명에게 강력한 로우 킥을 날렸다. 놀라운 파워에 모두가 놀랄 정도. 쑥스러워할 만도 했지만 그런 기색은 전혀 없었다. 그는 마치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평소 쌓여온 것들을 풀어내듯(?) 강력한 발차기를 선보였고 멤버들은 공포와 아픔을 얼굴로 드러내 웃음을 줬다.
더 놀라웠던 것은 김윤의 작가의 반전 매력이었다. 조신한 외모와 얌전한 태도의 그가 춤을 보여주겠다는 말에 멤버들은 믿지 않았다. 평소에도 김 작가는 멤버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을 정도로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이었기 때문. 그러나 긴가민가했던 의심은 그가 춤을 시작하자 모두 사라졌다.
멤버들은 미쓰에이, 카라, 샤이니 등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를 자신의 식대로 재해석해 춤을 추는 김윤의 작가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며 쓰러졌다. 웃음을 터뜨릴 경우 먹고 있었던 팥빙수를 빼앗기게 됨에도 어느 누구 하나 웃음을 참지 못했다. 무표정한 얼굴로 혼신을 다해 흥을 내는 김 작가의 모습은 멤버들 뿐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엄청난 반전이었고 이날 방송의 백미였다.
‘방콕’ 특집은 의외로 큰 재미를 줬다. 시청자들은 거창하지 않지만 알찬 웃음으로 가득 찼던 이번 특집에 대해 “레전드다”, “역대급이다”라며 호평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방송에서는 멤버들 특유의 몸 개그가 돋보였고, 톡톡 튀는 기발한 발상의 게임들이 웃음을 줬다. 뿐만 아니라 작은 것에도 “행복하다”며 함께 ‘방콕’을 즐기는, 마치 한 가족 같은 멤버들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엔도르핀 지수를 높였다. 그리고 그 행복한 기분에 화룡점정을 찍어 준 이들이 바로 작가들이었다. 스타 게스트가 아닌 ‘무한도전’과 함께 하며 땀을 흘려온 작가들의 남다른 헌신(?)은 왜 이 프로그램이 이토록 장수하며 사랑받고 있는지를 제대로 알려주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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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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