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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50대들의 마음 왜 이토록 몰라주나?

[온바오] | 발행시간: 2014.07.31일 11:49
일전에 한국에 가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 중에서도 오랜만에 만난 고교 동창들과의 해후는 정말로 눈물나는 장면을 연출하며 밤이 새는 줄 모르는 시간을 내게 선사했다. 술잔을 기우리는 순간순간 마다 우리의 가슴 벅찬 대화는 학창 시절부터 사회 초년병 시절을 순서 없이 오가야 했다. 고등학교 1학년 같은 반에서 만난 인연이 지금까지 약 40여 년을 이어져 오고 있으니 할 말이 오죽 많겠는가? 더구나 오랜 중국 생활을 한 탓에 10여 년을 보지 못했던 친한 친구들과의 만남은 사실, 하루 밤을 두고 풀 수 있는 해후는 아니었을지 모른다. 그랬다.

우리는 만나자 마자 욕이 튀어나올 정도로 반가움을 표시하며 부둥켜안기도 하고 서로의 반백이 된 머리를 흉을 보며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그 옛날의 시절로 돌아가곤 했다. 이런 가슴이 울렁거린 한 두 시간이 참으로 빠르게 흐르고 난부터 우리는 현실의 이야기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그 말 많던 좌석이 조용해졌다. 힘차게 건배를 하던 오른손 팔목도 어쩐지 힘이 빠진 듯 했고 쌍소리를 마다하지 않던 상대를 향한 친근감도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침울할 정도는 아니지만 간간히 힘 빠지는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면서 저마다 신세타령이 이어지는 제2단원의 막이 오르기 시작했다.

결론은 “인생 뭐 있냐?”, “사는 거 뭐 있나!“ 라는 자조의 탄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랬다. 친구들의 이야기 그리고 나의 긴 중국 생활의 이야기도 결국은 ”사는 것이 별 게 없다“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결혼해서 자식 낳고 그리고 직장 생활하다가 나이 50이 넘어가니 자꾸 눈치가 보여서 스스로 그만 두었던지 아니면 버티다가 잘렸던지, 그런 거다. 그러나 우리네 50대 중반의 삶이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다. 직장에서 쫓겨났던지 아니면 아직은 죽기 살기로 버티고 있던지, 어깨를 누르고 있는 그 무게는 어쩌면 더 심하게 우리를 압박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마 그럴 것이다.

여전히 힘이 들고 살아가는데 숨이 벅차다는 의미다. 자식들 결혼시켜야 하고 전세 칸이라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결혼은커녕 아직도 막내가 학업을 마치지 못한 상태가 대부분이다. 젊은 시절에 폼을 잡고 여자들 많이 상대해 보고 싶어서 결혼을 늦게 한 것도 아니다. 시골에서 홀로 서울에 상경했으니 결혼은 맨몸으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내가 벌어서 새마을 연탄보일러 달린 방 한 칸이라도 얻어야 장가도 가는 거 아닌가? 그래서 천신만고 끝에 결혼을 하니 어느 덧 세월이 이렇게 빨리 흘러간 것이다. 대부분 이런 세월이 우리 50대들에게는 있었을 것이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이제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님처럼” 우리는 지금 이 현실의 또 다른 벽 앞에서 마주 선 힘없는 초로의 백수가 되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의 바람은 이제 아주 큰 것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 인생의 최후로 마주한 이 높은 장벽을 무사히 건너가길 그저 두 손 모아 빌고 또 비는 것일 수 있다. 아무 탈 없이 가야하고, 큰 기대는 안 하지만, 넘어가는 도중에 국가와 사회의 여러 시스템이 도와주기를 바랄 뿐이다. 왜냐하면 이제는 그렇게 젊은 시절만큼 패기와 용기도 없기 때문이다. 그저 무사하면 된다는 작은 소망이 있을 뿐이다. 아직은 70세 이상의 노년의 삶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지금의 막심한 후회를 생각하면 향후 15년 정도의 노후를 철저하게 준비해도 좋으련만 그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어제 한국의 재보선이 끝났다. 야당이 참패를 했다고 난리가 났다. 지도부가 총사퇴했다고 한다. 여당은 호남에서도 이겼다고 또한 난리가 났다. 알고 보면 그렇게 난리가 날 정도는 아닌데 야단법석을 부리는 듯하다. 국민들의 입장, 특히 우리 50대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 선거의 결과는 극히 간단한 상식이고 예상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선거 참패로 속이 상하고 침울한 야당에게 이런 말을 해 주고 싶다. “왜 아직도 야당은 50대들의 마음을 이토록 몰라주느냐?” 이런 말이다. 선거를 한두 번 치른 사람들도 아니고, 명색이 정치판에서 수 십 년 굴러먹은 사람들이 이다지도 무지몽매하단 말인가!

그렇다. 50대는 무엇보다 안정을 바라는 세대다. 보수와 진보라는 거창한(?) 차원을 넘어서 우리는 그렇게 큰 것을 바라는 세대들이 아니다. 자꾸 나라가 시끄러워지는 것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가능한 남은 생을 안정적으로 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우리 앞에는 아직도 건너야 할 50대 후반의 언덕이 있다. 그 언덕을 잘 넘어가야 그나마 70세를 바라 볼 수가 있다. 세월호 사건을 아직도 선거판에서 대안도 없이 떠들어대면 어쩌란 말인가? 50대 중반 나이에 어디 사람 죽는 사건을 주변에서 한두 번 겪었나? 물론 세월호 사건의 희생자들은 무어라 말 할 수 없을 정도의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지만, 우리 주변에는, 우리 가족 중에서는, 우리 친구들 중에는 어쩌면 더 비참하게 죽어간 사람들이 있었음을 세월이 50년이나 흘러가는 동안에 우리가 한두 번 겪었느냐 말이다.

그래서 오늘 나는 선거인 수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50대들의 마음을 이렇게 몰라주는 야당이 왜 이겨야 하는지를 묻고 싶다. 곡성과 순천에서 당선된 이정현 후보를 50대들이 밀어주지 않았다면 과연 기적에 가깝다는 이번 당선이 가능했을까? 물론 전부 맞는 말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50대들은 아직도 절박한 그 무엇이 있다. 정권을 심판하는 것은 좋은데 그 이후의 안정적인 정국이 될 수 있도록 그들이 만들어 놓고 있는 대안이 도대체 무엇이냐는 말이다.

우리 50대는 남은 10여 년의 시간을 잘 보내야 한다는 애타는 바람이 아직 있다. 그래서 민생이 우선이고 경제적인 안정이 우선일 수 있다.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사고만 나면 허둥대고 쩔쩔매는 여당이 좋아서 찍어 준 것이 아닐 것이다. 다음 번 선거에서는 야당에게 부디 참고가 되길 바란다. (dw67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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