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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만가(敗者挽歌)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4.08.01일 09:29
작성자: 김혁

  (흑룡강신문=하얼빈) 그라운드를 누비며 왕자(王者)의 기염을 토하던 강호팀들의 줄에 줄을 이은 탈락은 이번 월드컵의 가장 큰 이슈였다.

  2010 남아공월드컵 챔피언인 스페인팀은 이번 대회의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였다. 그러나 1차전 네덜란드전에서 유례 없는 1-5 대패를 당하면서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했던 칠레전마저 0-2로 패하면서 조별리그 2경기 만에 탈락이 확정되고 말았다.

  "축구 종가"로 불리던 잉글랜드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56년 만의 탈락, 그야 말로 축구 종가의 몰락이다.

  D조 이탈리아와 코스타리카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코스타리카는 웃었지만 잉글랜드는 울었다. 2패를 당한 잉글랜드는 이탈리아가 승리해야만 16강 진출의 희망을 밝힐 수 있었지만 코스타리카가 승리하면서 16강 탈락을 확정했다.

  주최국인 브라질도 몰락했다. 독일전에서 1-7이라는 대참패에 이어 3-4위 전에서 자존심 회복을 꿈꿨지만 또 다시 0대3으로 네덜란드에 무너진 브라질은 "축구제국"이라는 위상의 실추와 함께 역대 최악의 경기로 월드컵을 마무리 지었다.

  충격적인 참패에 주최국의 자호감을 머금었던 브라질 관중들은 허탈해하거나 울부짖었다. 한 중년 여성은 경기 결과에 충격을 받고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월드컵이 막을 내리던 날, 브라질은 온통 눈물바다였다. 남녀노소 모두 울었다. 팬들은 물론 선수들까지 모두가 망연자실, 넋 나간 표정이였다.

  온 국민이 패닉 상태에 빠진 가운데 호세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슬프고 안타깝다"며 "브라질이여, 다시 털고 일어나자"고 허탈감에 빠진 국민들을 위로하여 나섰다.

  경기장에서의 희비가 엇갈린 승자와 패자의 형국은 우리에게 적지 않은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도식적인 경쟁구조속에서 결과에 따라 아퀴를 지어야 하는 경기장은 비정하고 잔혹하다. 당연 승자는 성공이요, 패자는 실패라고 본다.

  우리는 흔히 승자에 환호하고 승자를 칭송하며 승자의 미덕을 배우려 한다. 이해와 위무가 수요되는 패자에 대해서는 외려 타매하고 조소하기가 일쑤다. 승자의 화단에 화려한 이름을 새긴 이들보다는 패자의 회한을 간직하고 눈물을 씹어삼키는 이들에게 더 눈길을 주어야 할턴데 세상사가 어디 그렇던가?

  운명의 조화에, 더 강한 자에 가로막혀 꿈을 접어야 했던 패자는 사실 타매의 대상이 아니며 패배는 결코 수치로만 낙인찍을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그 패배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자세가 중요하다. 하여야만 다시금 새로운 승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뿐 아니라 새로운 도약을 위한 자세를 준비할 수 있다.

  한번 승자는 영원히 앞서고 한번 패자는 영원히 뒤쳐진다고 정해져 있지 않다. 다시 일어설 수 있다, 할 수 있다고 일심 하나 품고 꾸준히 노력하는 자가 결국 승자이다. 우리 앞에는 실패에 인내하면서 재기하여 의지의 인간상을 보여준 위인과 고사가 많다.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기 마련이다. 내려앉은 그늘속에 자포자기하지말고 그 무겁고 참담한 너울을 헤치려고 다시 몸을 솟구칠 때 비로서 다시금 스포트라이트처럼 쏟아지는 찬란한 빛무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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