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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끈을 기우며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4.08.09일 08:23
지난 3월, 뻐스 탈 때 있은 일이다

차에 오르려는데 휴대폰이 울린다. 짧게 전화 받고 급한대로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마음으로 콩나물시루속 같은 차안을 비집고 올라갔다. 오른손으로 공중손잡이를 잡고 힘겹게 서서 정신줄을 놓고있는 사이 도적이 손쉽게 웃옷호주머니의 쪼르래기를 활짝 열고 스마트폰을 가져가버렸다.

차에서 내려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확인하다가 그만 제자리에 못박히고말았다. 힘빠진 목소리로 휴대폰이 없어졌다는 말을 주위사람들한테 했다. 곁에서 보기가 안타까왔던지 한 녀자손님이 자기의 휴대폰으로 잃어버린 휴대폰번호를 눌러봐준다. 이미 꺼져있어 건너가는 신호라고는 없다. 차장한테 말해보았지만 찾을수가 없다는 얼굴이다.

집에 눌러앉아 수시로 휴대폰을 꺼내들고 카톡~카톡~ 하면서 사방으로 련락하며 눌러대고 말하고 읽어대도 료금 한푼 나가지 않아 불편함이라고 없는 애완용이였는데... 너무너무 아깝다. 당치도 않는 일이지만 도적이 기계만 가져가고 그안의 카드는 버릴거니까 돌려주면 잃어버린후 재수속하면서 생기는 복잡한 과정들이 없으련만... 매일같이 먼곳에 있는 자식들하고 채팅하다 급작스레 소식 없는 까막나라로 되니 온몸의 힘이 발가락사이로 몽땅 빠져나간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듯 하는 맹랑한 결과를 가슴 저리게 맛보는 순간이였다. 방금전까지도 주인을 위해 일하던 휴대폰이 지금은 어느 휴대폰가게에서 중고로 팔려나가고있을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쓰르르해난다. 살아오면서 도적을 가까이 했던 일들도 하나둘씩 떠오른다.

13세로 문화대혁명이 일어나던 해다. 북경촨롄의 대오속에 합류되여 장춘의 어느 학교식당에서 식권을 꺼내 밥을 사먹고는 지갑을 그 자리에 두어 현금 20원에 전국량표 50근을 몽땅 잃어버렸다. 그때 그 돈이면 북경까지 왕복할수 있는 거액의 돈이였다. 그 바람에 북경역도 구경못하고 대련에서 터들터들 맥없이 돌아와야 했다.

20세로 70년대 시아버님 환갑준비를 할 때였다. 새로 산 비싼 양복을 가방에 넣고 상점에서 다른 물건들을 구입하다 잃어버렸다. 그런 일이 있은 뒤 외출때마다 의식적으로 조심에 또 조심을 기하며 살아왔지만 이번에 또 당한거다. 실수를 되풀이하는 인생 어쩔수가 없다.

휴대폰을 잃어버린 이야기를 하니 하학하고 집에 돌아온 국봉이조카가 자기는 절대로 잃어버리지 않는다고 한다. 비결은 잠자는 시간과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휴대폰이 손에 항상 들려져있기때문이란다.

《가방끈이 잘려나갔네!》 멜가방을 점검하다 또 한번 흠칫했다. 이번에는 정말 기쁘게 놀랐다. 리모델링하는데 쓰려고 챙긴 만원돈이 봉투채로 고스란히 들어있었기때문이다. 가방끈 하나만 잘려나간걸 보면 뻐스가 종점역에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도적이 하던 일을 멈출수밖에 없었던것 같다.

질긴 나일론실로 가방끈을 기우면서 택시비 쓰는것이 아까와 대중교통만을 고집하는 자신을 몇번이고 반성했다. 현금이며 소중한 물건들을 몸에 지녔으면 택시라도 부를것이지 십원 돈 두장이 아까와 도적한테 기회를 마련해준거다. 평소 아끼기만을 고집하며 티끌 모아 부자되려는 일이 때로는 제손가락으로 제눈 찌르는 행위인것 같다.

휴대폰을 잃기는 눈깜짝할새여도 복원수속을 하는데는 반나절이 걸리는데 자못 번거로왔다. 오래동안 쭈욱- 사용해오던 휴대폰번호는 웬일인지 내 이름이 아닌것으로 사용되고있었다. 원래 휴대폰번호를 복원하려면 내가 정확한 이름을 댈수 없는 상황에서 개인정보류출로 해줄수 없다고 한다. 카드안에 얼마전에 입금한 돈 300원이 고스란히 들어있어 잃어질가봐 은근히 속이 탄다. 설마 이 큰 도시에 가는 곳마다 안된다고 할리야 없지. 대행이 아닌 본사를 찾아갔다. 요구대로 수속비 15원, 신분증복사본 그리고 최근에 통화한 10여명 이름과 번호를 적어주니 대조해 확인하고나서야 원래 휴대폰번호가 제구실을 할수 있었다.

복원된 카드를 끼워넣자 휴대폰에 주루룩- 친구들의 이름과 함께 번호가 떠오른다. 다시는 중요한거 잃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려 작은 가방 하나를 더 챙겨 메는 습관을 키우고있다. 휴대폰이며 지갑을 꺼낼적마다 조심스레 눈앞에서 꺼내게 되니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쳐도 괜찮은 일이라는 생각이다.

며칠전 신문에서 보았는데 한 손님이 도적당한 이야기다. 사우나에서 깊은 잠에 곯아떨어졌는데 도적이 손님의 허리배가 불룩한걸 보고 3300원을 가져간 사연이다. 비록 남의 일이지만 나도 휴대폰을 잃어버려 가슴 아픈 일이 있었기에 항상 조심해야 할 일이다.

이번 일의 교훈을 통해 풀려졌던 경각성이 탱글어지며 경종을 받고있다.

/교하 허순옥

편집/기자: [ 차영국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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