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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이런 형도 품을 수 있는 '사랑'이야

[기타] | 발행시간: 2014.08.14일 10:41
[오마이뉴스 이정희 기자]

불치병에 걸린 사람이 있다. 그에게 주변 사람들은 위로라도 전한다. '괜찮아, 기적이라는 것도 있잖아. 희망을 버리지 마.' 하지만 만약 그 병이 신체가 아닌 정신병이라면?

13일 방송된 SBS <괜찮아 사랑이야> 7회, 감옥에서 외박 허가를 받고 나와 조동민(성동일 분)과 함께 아미탈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려 했던 장재범(양익준 분)은 조동민이 잠시 한 눈을 파는 사이, 조동민이 준비해놓은 아미탈이라고 생각되는 주사기를 바꿔치기 한 후, 동생 장재열(조인성 분)을 향해 질주한다.

그리고 장재열의 어깨에 주사기를 꽂고, 진실을 말하라며 그를 마구 발로 찬다. 심지어 자신이 주사를 꽂았음에도 불구하고 장재열이 전혀 입을 열지 않자, 주사 효과가 없는 것으로 착각해 장재열의 몸에 마구 주사바늘을 난사한다.



▲ SBS <괜찮아 사랑이야> 7회의 한 장면. 형에게 피습당한 장재열(조인성 분).

ⓒ SBS

하지만 그런 장재범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한다. 그가 진실을 밝히기 위해 꽂은 주사약은 이미 그를 믿지 못하는 조동민이 바꿔 놓은 수액에 불과했다. 동생과 함께 부둥켜안고 쓰러지는 과정에서 깨뜨린 유리와 기물 파손으로 인해 장재범은 형량만 늘어날 위기에 놓인다.

장재열은 그토록 집요하게 자신을 쫓아다니며 진실을 요구하는 형에게 수동적으로 당하기만 한다. 심지어 두 사람이 부둥켜안고 쓰러지며 상가의 유리를 깨뜨리고 사람들이 몰려왔을 때, 먼저 "형제끼리 좀 다툰 것이니 신고하지 말라"고 한 사람도 장재열이다. 그리고 흥분한 형을 안고 "이번에 감방가면 다시 못 나온다"며 달랜다.

그런 장재범을 뒤늦게 쫓아 온 조동민은 장재열을 안쓰러워하며 "네 형은 진짜 위험한 복수형 인격 장애자니 경찰에 신고하라"고 충고했다. 그러자 재열은 "내 형은 복수형 인간일지 모른다. 근데 벌어지지도 않은 일 때문에 내 형을 평생 감옥에서 썩게 할 순 없다"며 자신을 피습한 형을 오히려 감싸고돌았다.

하지만 지난 시절 혹독하게 형에게 맞았던, 그래서 장재범이 나타나 자신을 마구 구타했을 때 다시 그 기억에 휩싸여 괴로웠던 장재범은 예상외의 답을 한다. 만약 형이 나를 죽이려 했다면 3년 전 내 어깨에 칼을 꽂는 대신, 내 목에 칼을 꽂았을 거라고. 형은 폭력적이지만, 자신을 죽일 의도는 없다는 것이다. 장재열이 그 말을 한 후, 조동민의 시선이 머무는 그곳에 장재범은 어린 아이처럼 모처럼 먹는 바깥 세계의 빵 맛에 즐거워 할 뿐이다.

상처를 열어 보이며 '사랑'을 키워가는 사람들



▲ SBS <괜찮아 사랑이야>의 장재열(조인성 분)과 장재범(양익준 분).

ⓒ SBS

지금까지 장재범의 입장에서 보인 과거의 사건은 시청자들에게 충분히 장재열에 대한 의심을 가질 만한 동기를 전해주었다. 장재범의 말처럼, 혹시나 장재열이 아버지를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하지만 7회를 통해 그 의혹은 정반대의 시각을 보여준다. 장재범은 정당방위였지만 그의 폭력 전과로 인해 억울하게 10년이 넘는 옥살이를 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보이는 형의 정신병에 대해 장재열은 형제의 정으로, '사랑'으로 감수하고 있던 것이다. (물론, 앞으로의 사건 전개에 따라 또 다른 해석 여지는 남아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작가 노희경은 말하고자 한다. 규정짓고, 선 긋고, 밀어내지 말고, 그들도 그저 우리의 일부처럼 여기면 안 되겠냐고. '사랑'을 통해 육체의 병을 치료하고 기적을 얻듯이, 그들의 병도 '사랑'으로 품어주면 안되겠냐고.

그 본보기라도 되는 양, 우울증으로 자신의 손을 잘랐던 남편에게, 의사 지해수(공효진 분)의 충고를 얻은 아내는, 그가 두 손으로 어린 딸을 힘껏 들어 올리는 사진을 보여주며 읍소한다. 당신이 아니면 누가 우리 아이를 하늘 높이 안아줄 수 있겠냐며, 힘들어도 함께 다시 해보자고. 아내의 간곡한 '사랑'은 의사 앞에서도 닫았던 남편의 마음을 흔든다.

그런 작가의 강력한 주장은 두 주인공의 사랑에서도 일관되게 관통된다. 장재열은 자신이 지해수와 사귈 의사가 있다는 증거로 화장실을 보여준다. 도어락으로 늘 잠가 두었던 화장실은 어린 시절 의붓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숨어들었던 그때 이래로 장재열에게는 유일한 피난처다. 즉, 자신의 상처, 그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그에 대해 지해수는 자신의 아픈 상처인 가족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키스하는 장재열에게 식은땀을 흘리며 불안해하는 자신을 솔직히 인정한다. 엉뚱하게도, 이런 두 사람의 정의는, 드라마 <유나의 거리>에도 나온 한 대사 '상처는 상처로 통한다'로 명쾌하게 정의된다. 마치 상처 입은 짐승의 상처를 서로 핥아 주듯이, 그렇게 장재열과 지해수는 서로의 상처를 열어 보이며, 조금씩 '사랑'을 키워나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정반대다. 상처 입은 새를 그가 속한 무리의 새들이 쪼아죽이듯이, 우리는 내 주변의 누군가의 정신적인 상처를 못견뎌한다. 마치 전염병이라도 되듯이 말이다. 그리고 세상은 각종 신종의 정신과학적 용어로 인간을 규정한다. 그리고 장재범의 '복수형 인격 장애'처럼 규정되어진 그 틀에 맞춰 그를 예단하고, 한 치의 이해나 '사랑'을 허락하지 않는다.

하지만 되돌아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면,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단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저마다, 가벼운 강박 장애에서부터, 불안증, 경미한 복수형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다. 작가는 어쩌면 금 하나의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어놓은 그 금 밖으로 밀어놓은 사람들을 생각해 보자고 자꾸 권한다. 장재열의 사랑, 장재열과 지해수의 사랑을 통해.

물론 <괜찮아 사랑이야>의 전개는, 작가가 애초에 의도했던 정신 병리학적으로 풀어내는 사랑 이야기인 만큼, 때로는 도식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아니, 그들이 서로 이해하고 '사랑'으로 풀어내는 서로의 상처들이 누군가에겐 허세나 '체'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 이해할 수 없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때문인지, <괜찮아 사랑이야>의 시청률은 대중적 지표로 보면 전혀 흡족하지 않다.(7회,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9.8%) 하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이야기는 아닐지라도, 이 시대에 한번쯤은 서로가 나누어 볼 만한 꼭 필요한 이야기가 소리가 낮다고 폄하당해서는 안될 일이다. '괜찮아, 작은 사랑도 사랑이야' 이 드라마에게 되돌려주고 싶은 한 마디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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