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현민 기자] '조선총잡이' 이준기와 유오성의 재회는 그 자체만으로 뜻깊었다. 드라마 내적으로는 캐릭터간 긴장감을 형성했으며, 배우간 연기의 합은 작품의 생동감과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지난 14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조선총잡이'(극본 이정우 한희정, 연출 김정민 차영훈)에서는 죽은 줄로 알았던 최원신(유오성 분)이 살아돌아와 박윤강(이준기 분)과 대립각을 다시 세우는 모습이 그려졌다. 두 사람을 둘러싼 집단의 부딪힘은 이날 군란의 모양새로 이어졌다.
총잡이 윤강이 한조를 벗어나, 이번엔 야마모토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신출귀몰하며 김좌영(최종원 분)의 숨통을 서서히 조르기 시작할 때 이를 저지할 이가 전무해 느슨함이 작품을 휘감았던 터. 혜원(전혜빈 분)이 아비의 복수를 위해 일순 총구를 겨누기도 했지만, 윤강의 적수로선 역부족이었다.
원신의 부활은 그런 점에서 윤강과 좌영 사이의 힘의 균형을 어느 정도 맞춰주는 데 일조했다. 원신의 존재감은 그 자체로도 당장 중전 민씨(하지은 분)의 신변을 위협해 윤강과 수인(남상미 분)이 염려해야 할 만큼의 극적 긴장감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혜원이 180도 돌변한 모습을 보며 '복수가 결국 또 다른 복수를 낳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안타까워했던 윤강에게는 마음의 죄책감을 덜어낼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 단순히 총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겨 상대의 목숨을 거두면서 끝맺는 복수에 윤강이 일말의 회의감을 느꼈던 터라, 원신의 생존여부가 단순 '복수의 실패'로 느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혜원과의 관계 회복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극 중 캐릭터를 떠나서 연기파 배우인 두 사람의 뛰어난 연기 합도 주목 요인이다. 때론 능글맞게, 때로는 서로를 잡아먹을 듯 으르렁 거렸던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은 '숙적의 캐미'를 완성하며, 보는 이를 순식간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
군란이 발생하고 중전을 노리는 일파와 이를 저지하려는 고종(이민우 분) 이하 윤강 등의 세력 등이 수시로 힘 겨루기를 펼치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날로 증가시켰다.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이날 방송 말미 김좌영에게 총을 겨눴던 윤강이 이번에는 방아쇠를 제대로 당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또 향후 윤강과 원신이 수 차례 부딪히며 어떤 결과물을 도출해낼지도, 여전히 기대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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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선총잡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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