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족 가이드 엄영걸 씨 /사진=길림신문
연변(延边)조선족자치주의 40대 조선족 가이드가 북한에서 바다에 빠진 소년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길림신문은 지난 8일, 중국 관광객 27명과 북한 칠보산으로 3박 4일의 여행을 떠났다가 현지에서 바다에 빠진 북한 소년을 구한 조선족 가이드 엄영걸(44)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엄영걸 씨는 지난 10일 오후 3시, 칠보산 보촌리 해수욕장에 도착해 중국 관광객들의 안전을 살피던 중 13세 북한 소년이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본 엄 씨는 곧장 구명환 하나만을 지닌 채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이를 본 중국 관광객 한 명도 바닷속으로 뛰어들었지만 그 역시 파도에 휩쓸려 위험한 상황에 처했고 엄 씨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소년과 관광객을 무사히 해변으로 구조해내는데 성공했다.
당시 해변가에는 중국 관광객 50명과 북한 주민 수십명이 있었으며 엄 씨가 두 사람을 무사히 구조해내자, 모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찬사를 보냈다. 구조된 소년의 부모는 엄 씨의 손을 붙잡고 거듭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엄 씨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바라보며 다른 생각을 할 새가 없었다"며 "당시 힘들고 어려운 구조현장에서 구조하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믿음과 용기로 이 모든걸 버텨냈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에 있던 중국 관광객들은 지난 25일 연변주여유국 측에 엄 씨를 '가장 아름다운 관광안내원'으로 정식 추천했다.
한편 지난 2010년에는 중국인 장징룽(张景荣) 씨가 신해(新海) 동해해수욕장에서 해수욕하던 북한 소녀 3명이 파도 속에서 허우적대는 것을 보고 바다로 뛰어들어 구조하고는 숨진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었다. 북한은 당시 장 씨의 의로운 행동을 기려 그에게 '1급 우의훈장'을 수여했고 중국은 같은해 12월 공산주의 대의명분을 위해 영웅적 희생을 한 당원에게 주는 혁명열사 칭호를 추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