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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태복선생님을 추억하여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4.09.15일 11:35
《문학사랑》 창시자중의 일인으로 원로이시며 부회장님이셨던 시인 김태복선생님께서 지난 7월에 몸 담고 있던 길림지구도 아닌 위해에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친구를 통하여 알았다. 투병중이라는 말도 듣지 못하였는데… 타계하셨다니 청천벽력이 아닐수 없다.

《백두산》시집을 출간하여 정성스레 저자의 서명까지 해서 따끈따근한 책을 부쳐왔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작고했다는 소식을 접하니 《이렇게 빨리!》하는 생각이 들어 허망하다.

80년대초부터 문학활동을 쭈욱- 함께 해온 문우로서 마지막길을 지켜봐주지 못할망정 병문안이라도 가서 그의 소탈하고 호방한 웃음소리를 한번이라도 더 들어보지 않은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그리하여 뒤늦은 추모의 글로나마 애도를 표하고 싶다.

김태복선생님은 열심히 글쓰는 작가로 손색이 없으시다. 《도라지》의 전신인 《군중문예》창간호부터 그의 시작품은 항상 빛을 발했다. 《도라지》에서 길림지구의 일원으로 《만석상》을 탄 영광도 지니셨다.

그때 나도 처녀작을 시로 시작하였었기에 늘 김태복선생님과 같은 팀이였다. 우리팀의 글토론은 소설팀에 비해 열렬했다. 김태복선생님은 항상 첫포를 쏘는 영웅이셨다. 울림이 큰 우렁한 목소리에 도도한 명시 랑송인이시다. 선생님은 특히 시조쓰기에 조예가 깊으셨는데 벌써 1998년에 한국으로 시조상을 타러 가셨댔다.

며칠전이다. 새집들이하고나서 수년동안에 모아진 편지들을 정리하던중 김태복선생님께서 보낸 편지 한통도 손에 잡힌다. 편지에서 김태복선생님은 《그제날 문학열에 불탔던 꽃시절에 우리 모두는 꽃이였는데…》하고 우스개를 하신다. 드문드문이지만 신문지상에서라도 나의 얼굴을 대면하니 반가우시단다. 락관적이고 열정적인 내가 한국에서 본 70고령의 할머니처럼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글쓰기를 하라며 격려하셨다. 그러면서 나의 제고를 지켜보겠다는 말씀까지 곁들였다. 그런 문학친구의 배려로 내가 오늘에 글쓰기애호자로 거듭나고 있는것 같기도 하다. 뜻이 있어서 퇴직이 되자 《문학사랑》에서 만날줄이야!

김태복선생님은 그곳 서란에서 동네 결혼잔치며 환갑잔치에 가서 주례를 많이 서 술값은 톡톡히 번다고 하셨다. 떨어져 사는 관계로 한번도 선생님께서 주례서시는걸 본적은 없지만 해학적인 유머로 멋지게 끌어갔을줄 안다.

선생님은 말씀하신다. 안해는 현숙하여 남편하는 일에 간참없이 무조건 지지이고 자식 둘은 잘 커서 제노릇들 하고 있다고… 가족들의 떠받들림으로 김태복선생님은 정말 복을 많이 받으신것 같다.

우리 《문학사랑》은 매달 한번씩 모임을 한다. 그때마다 개근생으로 출석하신 김태복선생님은 차린 술상하고 찰떡궁합이다. 곁에 앉은 술못하는 문우의 술잔까지 비워주며 술술 잘도 마신다. 친구만나서 반갑다고 한잔, 시흥이 난다고 한잔, 또 만나자고 한잔… 그 한잔을 권하는 리유는 끝이 없다. 차표를 손에 쥔채 시간을 기다리며 광장 장의자가 침대인줄 알고 누워 잠들어 차를 못타 문우의 신세를 졌었다는 말도 있다.

당나라의 위대한 시인 리백도 유난히 술을 좋아하며 명시를 많이 남겼다. 김태복선생님도 술과 딱친구하며 그때그때 구상한 작품들이 모여 《백두산》시조집을 탄생시키지 않았을까. 술이 나쁘기만한것도 아닌것 같다.

김태복선생님이 술이 들어가 한잔 잘 되시면 어느 자리에서나 빠뜨리지 않고 하는 이야기가 있다. 당신은 시쓰는 사람인데 쓴 미니소설이 《흑룡강신문》의 문예부간에서 특별상을 주었다는 즐거운 비명이다. 여러번을 들어도 짜증나지 않는 즐거운 이야기다.

김태복선생님은 편지마무리에서 《자주 만나서 회포를 풀어봅시다》며 그 구절앞에 ※까지 달아놓으셨다. 이 말씀은 마치도 선생님께서 하늘나라로 떠나가시기전에 남긴 유언같은 말로 들려진다. 문학모임이 있어 길림문화관 활동실로 갈적마다 김태복선생님이 계시지 않은 빈자리가 섭섭하기만 하다. 백세시대에 겨우 칠십하고 네살을 더 먹고 일찍 떠나셔놓고 자주 만나자고 하시다니?! 옛날 그 나이면 장수했다고 말할런지 모르겠지만 9988의 시대인 지금은 아니다!

학생사랑, 글사랑, 술사랑을 꼭 같이 하신 김태복선생님은 술, 술 하시는 바람에 더 단명하신거 같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독자님들도 좋고나쁜것도 술임을 명기하시면서 맞춤맞춤 하셨으면 좋겠다.

김태복선생님은 서란의 현대판 우공이셨다. 20년을 하루와 같이 천여명 학생들이 통학하는 험한 길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리를 하셨다. 당시 지나가던 누구도 땀벌창이 된 김태복선생님을 도와서 삽 한번 들어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선생님은 견지하고 또 견지했다. 어느날 《길림신문》에 무보수로동하는 그의 사적이 났는데 힘에 부친 선생님은 글을 남겼다.

《… 아득히 멀어만지는/ 고독의 섬/ 절망의 섬》 너무나도 섭섭하여 남기신 글구다. 그런때는 하던 일을 멈추고 즐겁게 생각되는 다른 일로 바꾸셔야 했을건데… 그랬으면 억울함도 잠깐 머물다 사라졌을텐데…

애증이 분명한 김태복선생님께서는 오늘도 고문답게 우리 《문학사랑》동네가 꾸린 잡지의 매기 글줄속을 둘러보고 계실줄 믿는다.

그리 길지 않는 세월을 살다간 김태복선생님은 교원으로서 문학인으로서 자신의 모든 직책을 훌륭히 완성하셨다.

김태복선생님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2014년 교사절날 아침에

/교하 허순옥

편집/기자: [ 차영국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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