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
리버풀이 올 시즌에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빅4' 복귀는 고사하고 유럽 대항전 진출권인 6위조차 멀어 보인다. 칼링컵 우승을 통해 유로파리그 출전권은 확보했지만, 리그에서는 중위권 팀에 불과하다. 14위 웨스트브롬 위치보다 겨우 승점 6점 앞선 반면, 4위 토튼햄에는 13점이나 뒤진다. 최근 거둔 홈 성적은 1953년(당시 2부로 강등) 이후 최악이다.
리버풀의 이런 현실을 잘 보여주는 표가 화제다. 케니 달글리시 리버풀 감독이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 경질된 감독들보다 나을 바 없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이 표는 해외 축구팬 포럼 사이트에서 제작되어 각국의 축구 커뮤니티로 퍼져 나갔다.
달글리시 감독의 지도력이 기대 이하라는 점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였지만, '해고 대상자'였던 4명의 감독과 비교한 결과는 더욱 우울하다. 올 시즌 경질당한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감독(첼시)과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인터 밀란), 그리고 리버풀의 앞선 지도자였던 라파 베니테스와 로이 호지슨 등의 부진했던 시기를 나란히 비교했다.
이 5명 중 달글리시 감독의 성적은 최하위에 해당한다. 호지슨 감독을 제외한 세 명의 감독은 △ 달글리시보다 승률(전체 경기 중 이긴 경기의 비율)이 높고 △ 경기당 승점이 높고 △ 경기당 득점력이 좋고 △ 승리당 이적료 지출 및 승점당 지출이 상당히 낮고 △ 무승 확률이 낮았다.
또한 눈에 띄는 것은 이처럼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달글리시 감독이 꽤 오랫동안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비교 대상이었던 네 감독 모두 6~9개월가량 치명적 부진을 겪은 뒤 팀과 결별했다. 반면 달글리시 감독은 14개월째 리버풀을 지휘하고 있다. 지난 시즌 호지슨 감독 경질 이후 부임해 성공적으로 팀을 추스렸다고는 하지만 올 시즌 성적은 분명 기대 이하다. 이적시장에서 많은 금액(약 1억 1,700만 파운드. 한화 2,100억 원)을 쏟아부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망은 더 커진다.
이 표의 작성자는 "리버풀 팬들은 받아들이지 않겠지만, 불편한 진실은 다음과 같다. 케니 달글리시는 그가 케니이기 때문에 리버풀에 남아 있는 것이다. 다른 어떤 감독이었다면 경질당했을 것"이라며 구단 '레전드'에 대한 지나친 신뢰 덕분에 달글리시 감독이 아직 사령탑에 앉아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해외에서 달글리시 감독에 대한 불신이 빠르게 퍼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