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외신 "애플-삼성전자 경영진 만났다"…애플 승리 가능성 낮다]
애플이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폰 제조사와의 전쟁을 그만둘까.
30일 비즈니스위크와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과 삼성전자의 최고 경영진들이 특허소송을 끝마치기 위해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그의 전임자인 스티브 잡스가 안드로이드에 대한 적개심 등을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에 따르면 잡스는 "안드로이드가 훔친 물건이기 때문에 파괴할 것이고 핵전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애플이 보유한 400억달러의 돈을 모두 써서라도 그릇된 것을 바로잡겠다"고 덧붙였다.
외신은 쿡 CEO가 특허전쟁을 그만두려는 것은 애플이 특허소송에서 질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삼성전자 등이 자사 디자인을 베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모든 스마트폰은 '끝이 둥근 사각형 모양이고 전면에 평평한 디스플레이'가 있다.
애플이 특허소송에서 승리하기 쉽지 않는 셈이다. 애플은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모토로라, HTC 등 다양한 안드로이드폰 제조사와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다. 하나의 소송에서 패배는 곧 다른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애플과 모토로라의 특허소송에서 모토로라를 위해 증인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안드로이드 진영이 연합전선을 구축하면 애플은 더욱 힘들다.
애플이 이동전화 시장에 늦깎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애플은 늦게 통신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이 보유한 통신 관련 특허가 거의 없다. 애플이 프랜드(공정한 표준특허 사용) 이슈를 계속 주장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자신이 통신 표준특허를 쓰지 않을 수 없음을 보여준다.
소송결과에 대한 애플과 안드로이드 진영의 피해도 다르다. 애플은 몇 개의 제품만을 보유하고 있어 해당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는 치명적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다양한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어 피해를 분산시킬 수 있다.
게다가 애플의 특허는 우회가 가능한 반면 표준특허는 쓰지 않을 수 없는 것도 애플이 특허소송을 길게 끌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HTC는 애플에 패소했음에도 다양한 기술을 통해 애플의 특허를 피해갔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안드로이드 진영과 합의를 통해 소송을 그만둘 수밖에 없다"며 "팀 쿡은 스티브 잡스와 다르기 때문에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