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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와 임무/남영성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2.03.29일 17:06

의무와 임무를 사전에서는 분명하게 해석하고 있다. 이를테면 의무는 사회적으로나 조직적으로 보아 반드시 실행하거나 지켜야 하는 것을 말한다면 임무는 맡아서 해야 할 과업 또는 맡겨진 일을 말한다. 사전 해석에서는 의무와 임무의 차이를 알기 쉽게 뚜렷하게 밝혀놓았건만 우리의 생활에서는 의무와 임무의 차이를 딱히 이해하지 못하고 혼동하고 있으며 그 혼동으로 말미암아 우리들의 앞에 아름답지 못한 풍경들이 출현되고 있다.

  지난 겨울의 어느날 저녁에 있은 일이다. 강변광장에 나가 건강체조를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멀리서 바라보니 중의원옆 십자로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지나치면서 나이가 듬직하고 점잖아 보이는 분에게 대체 무슨 일이기에 저렇게 모여들었느냐고 물었더니 아무 일도 아닌데 경찰차를 세워놓고 서있으니 모두 무슨 일이 있는 줄 알고 모여든 것이 저런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너무도 어이가 없어 그자리에서 그대로 굳어지고 말았다. 호기심으로 구경거리를 만나서 구경하고 싶어 모였다는 것인데 그것이 더욱 사람을 어이없게 만들면서 서글퍼지게 하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이전에 내가 농촌에서 보낸 동년시절은 지지리도 가난한 시기여서 정말 구경거리가 없었다. 그리하여 일단 마을에 싸움이 나거나 장사꾼이 와도 구경거리가 생겼다고 무리지어 가곤 하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때는 지지리도 가난하여 사람들의 사상의식과 정신의식이 너무나 처졌기에 우매할 수밖에 없었다. 허나 천지개벽의 변화를 가져왔고 또 자고 일어나면 눈에 뜨이는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오늘날에도 구경거리가 생겼다고 목을 빼들고 몰려 서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고보니 자연 의무와 임무에 대하여 다시 새삼스럽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살아가면서 단순히 의무와 임무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만 그치지 말고 실제행동에 옮긴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도 좀 더 밝고 따뜻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특히 사회인으로서의 우리 모두가 도덕적범주나 행동에서 반드시 실행하고 지켜나간다면 우리 모두의 자질향상은 보다 높은 차원에 이를 것임은 의심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문제는 맡겨진 일은 그런대로 해나가는데 도덕적범주나 행동에서 반드시 실행하고 지켜가야 하는 것이 잘 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통사고로 사람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도 구경하는 사람이 더 많지 팔을 걷어올리고 구원의 손길을 주는 사람은 적거나 없으며 환경보호일꾼들이 땀을 흘리면서 잔디밭이나 화원을 만들어 놓아도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무참히 밟아 놓는 일은 심심찮게 볼 수 있으며 분명 쓰레기적치장소나 쓰레기상자가 있건만 너무도 태연하게 아무곳에나 버리는 사람들을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으며 가래침을 아무곳에나 뱉거나 담배꽁초를 아무곳에나 버리는 일은 이젠 자연스러운 일처럼 보이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일들은 찾아보고 열거하자면 정말 너무도 흔한 일이어서 말하는 자체가 부끄러워진다.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맡겨진 일을 제때에 참답게 완성해야 할뿐만 아니라 반드시 실행하거나 지켜야 할 일도 잊어서는 안된다. 문제는 도덕적범주나 행동에서 반드시 실행하거나 지켜야 할 일은 고도의 자각성을 요구하는데 만약 그 자각성의 경지에 도달한다면 우리 모두의 자질은 보다 높은 차원에 이를 것일진대 그러면 곧바로 문명한 사회, 조화로운 사회는 이루어질것이며 참으로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세계인 모두가 진정으로 부러워하고 동경하는 나라로 동방에 우뚝 설 것임은 의심치 않아도 될 것이다.

  우리 모두 우리에게 부여되는 의무를 참답게 수행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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