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 기자] 안방을 극장으로 만든다. '영화 같은 드라마'란 표현이 나오기 위해서는 대본과 연출의 힘이 크지만, 배우의 영향도 빠질 수 없다. 그리고 돈을 내고 극장에 가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존재감을 지닌 배우 중 한 명이 마동석이다.
'나쁜 녀석들'(극본 한정훈, 연출 김정민)은 시청자들로부터 매회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다는 호평을 받고 있는 드라마. 특히 남자들 사이의 화학작용이 회를 거듭할 수록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마동석이 있다.
마동석이 분한 박웅철과 이정문(박해진 분), 정태수(조동혁 분) 등 나쁜 녀석들은 점차 짐승같은 모습에서 사람이 되고 있다. 감형을 계기로 뭉친 이들은 처음에는 서로를 죽일 듯 거친 모습이였지만 범인 소탕 작전을 펼치며 내면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커지면서 보여주는 우정과 의리가 진해지고 있는 것. 이 와중에서 마동석은 다른 남자배우들과 특유의 화학작용을 만들어내고 있다. 일명 남자들도 설레게 하는 남자.
특히 마동석과 박해진과의 '투샷'에 열광하는 시청자들이 있을 정도. 이들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가 남다르다는 평인데, 이는 두 사람이 비주얼로나 캐릭터 성격적으로나 전혀 다른 매력으로 어필하기 때문이다.
지난 8일 방송된 6회는 마동석이 주연을 맡은 한 편의 느와르였다. '필사의 추적'이란 타이틀로 박웅철이 조직 보스 이두광(박정학)으로부터 이정문을 보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두광으로부터 정문을 살해하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죽음까지 몰리면서도 이를 따르지 않는 웅철의 의리가 돋보였다.
상남자 포스를 발산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동시에 전달하는 것이 마동석의 장점이다. 눈에는 매서움과 포근함이 공존하고 움직임은 묵직하면서도 디테일하다. 특히 마동석은 한 회 안에서 팔색조 같은 색깔을 만들어낸다.
베이스는 액션. 웅철은 서울을 25일만에 접수한 조직폭력배 행동대장. 앞뒤 가리지 않는 저돌적인 성격에 심장은 의리로 불타는 이 인물은 매회 단단한 액션을 펼친다. 기교적이고 현란하기 보다는, 리얼하고 힘 있는 그의 액션은 몰입감을 높인다.
그러다 납치 사건이 내부자 소행임을 직감하고 조직 내 부두목들 중에서 한 사람을 색출할 때는 마치 영화 '신세계'를 연상케하는 조직 세계를 그린 범죄 느와르를 보는 듯 하다가, 차에서 탈출한 이두광이 정문을 죽이려 달려들자 두광의 칼을 잡아채 이를 막으며 뚝뚝 피를 흘리는 장면에서는 사연 많은 주인공의 휴먼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도 자아냈다. 그러다가 웅철이 자신을 죽이려는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을 정문이 알게되면서는, 범죄를 모의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주며 서로를 속고 속이는 케이퍼 무비가 연상됐다.
이들 나쁜 녀석들 사이에 과연 무슨 사연이 있는지, 긴장감이 감돌고 심상치 않은 공기가 뒤엎고 있는 가운데 시청자들의 본격 진실찾기가 시작됐다. 시청자들을 마치 '명탐점 코난'으로 만드는 작품. 이 속에서도 드라마가 길을 잃지 않는 이유는 마동석이 단단한 중심을 잡아주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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