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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족인 척 ‘피싱’… 카톡 또 낚였다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4.12.05일 08:18
‘아두버님(아주버님) 바쁘세요?’

지난달 16일 오후 6시35분 이모(52)씨에게 둘째 남동생의 아내 이름으로 카카오톡(카톡) 메시지(사진)가 왔다. 이씨는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밖에 나가 있었다. 이씨 아내가 1시간여 뒤 메시지를 확인하고 대신 답했다. 남편과 얘기하겠느냐고 묻자 동서는 거절했다. 아들 잘 있느냐는 질문에는 3분 정도 뜸들이더니 ‘네 ㅎㅎ 잘잇(있)어용’ 하고 밝게 답했다.

전화는 받지 않았다. 동서는 통화하기 불편하다며 카톡으로 물었다. ‘부탁 좀 해도 될가(까)요? 급한 사정 좀 잇(있)어서요.’ 돈이 필요한데 이자를 쳐서 갚을 테니 500만원만 빌려 달라고 했다. 이런 부탁은 처음이었다. 사정을 묻자 급한 일 때문이라고만 했다. 동서는 전남 순천에서 피부관리숍을 하고 있었다. 가게에 무슨 문제가 생긴 건가 짐작할 뿐이었다.

현금 500만원을 당장 구하기 어렵다고 하자 동서는 300만원이라도 안 되겠느냐고 물었다. 난색을 짓자 ‘알았어요’라고 답한 뒤 더 이상 말이 없었다. 동서는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거나 통화 중이었다. 무슨 사정인지 동서의 남편에게라도 묻고 싶었지만 오죽하면 직접 연락했을까 싶어 전화번호를 누를 수 없었다. 남편도 괜한 부부싸움을 일으킬지 모른다며 말렸다.

이씨 부부는 고민 끝에 대출을 받아 얼마라도 빌려주기로 했다. 아내가 동서에게 계좌를 보내 달라고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대화가 끊긴 뒤 약 30분 만이었다. 동서는 기다렸다는 듯 ‘보내줄 수 잇(있)어? 낼(내일) 바로 줄게’라며 갑자기 반말을 썼다. 돈을 보내려면 은행에 가야 해 시간이 걸린다고 하자 동서는 ‘엄청 급하다’며 재촉했다.

아내가 집을 나서려고 할 때 이씨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평소 잘 연락하지 않던 막내 남동생이었다. 막내는 “형수한테 카톡 문자 받았느냐”며 “피싱(금융사기)인 것 같다”고 했다. 여동생과 첫째 남동생도 이상하다며 전화를 걸어왔다. 첫째 남동생은 이미 250만원을 보낸 뒤였다. 상대는 이들에게도 ‘고모’ ‘도련님’ ‘아주버님’처럼 관계에 맞는 호칭을 부르며 300만∼500만원을 빌려 달라고 했다.

이씨 부부가 돈을 보내줄 것처럼 속여 받아낸 계좌는 남의 것이었다. 형제가 받은 계좌는 모두 달랐다. 이씨는 둘째 남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그의 아내를 찾았다. 시장에서 막 돌아온 김모(42·여)씨는 아무것도 모르고 전화를 받았다.

이날 오후 9시50분까지 카톡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김씨의 휴대전화는 먹통이었다. 김씨는 이 일이 있기 전에 청첩장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첨부된 인터넷 링크를 누르자마자 각종 인증과 소액결제 승인 문자메시지가 쏟아졌다. 통화는커녕 문자메시지 기능도 쓸 수 없었다. 전원이 제멋대로 꺼지기도 했다. 누군가 김씨의 카카오톡 계정을 해킹해 김씨 행세를 하며 친척들에게 돈을 요구한 것이다.

제3자가 카카오톡 계정을 탈취해 벌이는 ‘카톡 피싱’이 1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카카오톡은 휴대전화로만 인증이 가능하다. 계정이 도용됐다는 건 휴대전화에 담긴 정보가 통째로 털렸다는 뜻이다. 김씨는 전화기에 가족의 이름과 호칭을 함께 저장해뒀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기획팀은 사건을 접수한 순천경찰서를 도와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4일 “차단할 수 있는 부분은 차단하고 계좌 등을 추적해서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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