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
첼시가 드디어 복수전 기회를 잡았다. 당시와 똑같이 준결승전에서 벼르고 별렀던 바르셀로나와 맞붙게 됐다.
5일 새벽(한국 시각)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벌어진 2011-2012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서 첼시는 벤피카에 2-1로 이겼다. 8강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한 첼시는 2승(종합 스코어 3-1)으로 벤피카를 제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첼시의 4강 상대는 하루 앞서 벌어진 8강전에서 AC 밀란을 꺾고 준결승에 오른 디펜딩 챔피언 바르셀로나다. 객관적 전력상 버거운 상대라는 평이 지배적이지만, 첼시로서는 3년 만에 찾아온 설욕전이라 결코 승리를 포기할 수 없다.
3년 전이었던 2008-2009시즌 이 대회 준결승전에서 첼시는 바르셀로나에게 통한의 패배를 당한 바 있다. 원정 1차전에서 강력한 수비로 리오넬 메시를 앞세운 바르셀로나의 맹공을 틀어막은 첼시는 홈에서 치러진 2차전에서 결승 진출을 노렸다.
그러나 경기가 묘하게 꼬였다. 노르웨이 출신 톰 오브레보 주심이 석연찮은 판정을 연발하는 데 크게 흔들렸다. 전반 9분 미카엘 에시앙의 선제골로 앞서던 첼시는 경기 종료 직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에게 뼈아픈 원정골을 내주고 분루를 삼켰다. 당시 첼시 선수들은 억울할 법한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핸드볼 파울이 수차례 인정되지 않자 경기 내내 분통을 터뜨렸다. 결국 경기 종료 후 심판 판정에 화가 난 디디에르 드로그바는 TV 중계 카메라에 분노에 찬 욕설을 내뱉어 중징계를 당하는 등 한동안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즉, 이번 바르셀로나전은 실력 차 여부를 떠나 첼시로서는 반드시 복수해야 할 이유가 있는 대결이 된 셈이다. 공교롭게도 맞상대할 바르셀로나는 3년 전과 마찬가지로 판정 시비에 얼룩지고 있다. AC 밀란과 홈 경기에서 다소 이해하기 힘든 페널티킥으로 승기를 잡아 4강에 올랐기 때문이다. 왠지 분위기가 그때와 매우 비슷하다. 양 팀의 전력 차를 떠나 과거 악연만으로도 두 팀의 만남은 전세계적으로 뜨거운 이슈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