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70대 노인를 흉기로 살해한 뒤 여행용 가방속에 시신을 버린 유력한 용의자로 경찰이 정형근씨(55)를 공개 수배했다. 경찰은 정씨를 신고하는 시민들에게 신고보상금을 주기로 했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25일 정씨의 신원과 얼굴을 공개한 전단지를 공개하고 전국에 수배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씨는 165∼170㎝의 키에 검정색 점퍼를 입고 있다.
뚜렷한 직업이 없는 일용직 노동자인 정씨는 인천 부평구의 한 시장에서 야채가게를 운영하던 전모씨(71·여)의 시신이 발견된 지난 22일 휴대전화를 꺼 놓고 도주했다. 경찰은 정씨가 전씨를 살해한 용의자로 보고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정씨를 뒤쫒고 있다.
정씨는 전씨의 시신이 들어 있던 여행용 가방이 발견된 인천 남동구 간석동 모 빌라에서 150m 거리에 살고 있으며, 가방을 갖고 가던 모습이 인근 편의점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또 살해된 전씨가 일하던 시장 주변의 CCTV에서도 숨진 전씨와 함께 걸어가는 모습의 동영상을 경찰이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 집 등 범행 현장과 사체에서 나온 혈흔과 피묻은 바지 등 다수의 증거물이 정씨의 것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장 상인들로부터 전씨와 가깝게 지내던 정씨의 신원을 파악, 용의자로 특정했다.
전씨는 지난 20일 오후 4시쯤 딸에게 “잔칫집에 다녀오겠다”고 나간 뒤 귀가하지 않았으며, 이틀 뒤인 지난 22일 오후 3시7분쯤 남동구 간석동의 한 빌라 주차당 담벼락 밑에 여행용 가방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씨의 시신에는 옆구리와 목 등이 흉기로 찔린 흔적이 있었고, 머리는 둔기로 맞아 함몰된 상태였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