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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컴퓨터 쓰는 즐거움 일깨워주다

[기타] | 발행시간: 2014.12.26일 14:12
올해도 많은 기기들을 썼다. 세상을 들썩이게 했던 것들은 대부분 스마트폰과 태블릿이었지만, 한 해가 저물어가면서 돌이켜보면 모두에게 상처만 남겼던 게 바로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기도 하다. 특히 엇비슷한 기기들간의 치열한 경쟁과 그에 따라 늘어나는 기능들은 결국 피로와 무관심으로 이어졌다.

개인적으로 올해 기억에 남는 기기는 새로운 ‘맥’이었다. 아직까지 맥은 국내에서 쓰는 게 그리 녹록지 않다. 하지만 업무의 대부분을 ‘맥북에어’로 해치우는 입장에서는 같은 운영체제를 쓰는 PC 환경이 폼팩터에 따라서 달라지는 경험을 꽤나 오랫만에 겪었다.




한동안 맥은 신제품이 별로 없었지만 올해는 2가지 제품이 나를 즐겁게 했다. 연초에는 ‘맥프로’에 놀랐고, 연말에는 ‘5K 아이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경쟁할 여지가 없고, 파격적으로 시도할 부분이 없다고 생각한 개인용 컴퓨터 분야에서 새로운 경험을 주었기 때문이다.

‘맥프로’, 멸종위기 워크스테이션의 새 방향

올해 초 만났던 '맥프로'는 이제 의미가 사라졌다고 생각한 ‘워크스테이션’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그런데 애플은 그 해석이 달랐다. 워크스테이션이라고 하면 큼직한 케이스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애플은 이를 새롭게 해석했다. 그 안에 들어간 칩이야 인텔과 AMD의 기술 발전이 만들어낸 결과지만 애플은 이 칩들을 배치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그 결과는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자그마한 워크스테이션이었다.

제온 E5 프로세서는 필요에 따라서 4코어에서 12코어까지 들어가고, 그래픽은 보급형 모델도 AMD의 파이어프로 D300을 듀얼 보드로 구성했고, 필요에 따라 D700을 넣어 3.5테라플롭스의 성능을 낸다.




결과적으로 맥프로를 통해 4K 영상을 자유롭게 편집하고, 수백개의 트랙을 녹음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걸 책상 밑이 아니라 책상 위로 올려두면서 공간에 대한 이득도 주었다. 리뷰 이후에도 맥프로가 만들어내는 마술을 1년 내내 지켜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하지만 맥프로는 남의 이야기에 가깝다. 성능 면에서 그 정도 차이는 두어야 워크스테이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애플은 하반기에 새로운 아이맥을 내놓았다.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다. 이름이 너무 길어서 ‘5K 아이맥’이라고 줄여서 많이 부르는 제품이다.

맥프로는 그만한 성능이 필요한 전문가들을 위한 워크스테이션이었다면 5K 아이맥은 고성능, 그리고 고화질이 필요한 준전문가를 위한 개인용 컴퓨터다.

‘5K 아이맥’, PC로 부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

5K 아이맥의 디자인은 2012년에 나왔던 아이맥과 다르지 않다. 여기에 5K 해상도를 내는 디스플레이와 그에 맞는 프로세서가 더해졌다. 맥프로처럼 완전 플래시 메모리를 쓰지는 않고 하이브리드 드라이브 격인 퓨전 드라이브로 1TB까지 저장할 수 있다. 맥프로처럼 성능이 어마어마하진 않지만 적어도 한두개 정도의 4K 카메라로 찍어 영상을 만드는 경우에는 충분한 성능이다.




사실 가장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기다렸던 컴퓨터가 바로 아이맥이다. 그런데 이 제품을 실제 마주쳤을 때 느꼈던 감정은 여느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볼 때처럼 새삼스럽지만 알면서도 놀라게 된다. 27인치에 가로 픽셀 5120개, 세로픽셀 2880이다. 자주 비교하게 되는 풀HDTV가 1920×1080개, 4k 해상도의 UHDTV가 3840×2160개 픽셀이다. 특히 기존 27인치 아이맥이 2560×1440픽셀로 고해상도였지만 화면이 커서 픽셀이 도드라지던 게 아예 사라졌다. 딱 4배 늘어난 픽셀 해상도 때문이다.

레티나라고 부르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벌써 몇 년째, 몇 개씩 지켜봤고, 맥프로에 4K 모니터를 연결한 컴퓨터도 봤지만 5K 아이맥은 조금 달랐다. 이걸 글이나 사진 같은 매체로 설명할 수 없는 게 안타깝다. 일단은 5K 해상도가 놀라웠고, 이 일체형 컴퓨터 안에서 개인용 컴퓨터가 다음으로 보여줄 방향성을 볼 수 있었다.

27인치 아이맥의 디스플레이는 기존에도 상당한 고해상도를 보여주었다. 2560×1440 해상도는 HD 영상을 100% 비율로 편집할 수 있었다. 세상이 HD에서 4K로 바뀌려고 꿈틀거리고 있는데 이 5K 아이맥은 4K 영상을 창으로 띄운다. 영상 편집 프로그램 ‘파이널컷 프로X’는 아예 4K 영상을 100% 원본으로 편집할 수 있도록 화면을 구성할 수 있다. 사진 역시 어지간해서는 거의 원본을 열어본다. 디스플레이는 1470만개 픽셀을 표현할 수 있는데 1400만화소 정도 카메라라면 픽셀을 줄이지 않고 100% 그대로 띄운다. 갖고 있는 카메라의 진짜 실력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이 디스플레이는 단순히 해상도만 높아진 건 아니고, 이제까지 쓰던 IPS 방식 LCD의 뒤를 잇는 IGZO 방식의 디스플레이를 쓰면서 해상도와 색 표현력을 다 끌어올릴 수 있다. 이듐, 갈륨, 아연, 산소 등의 산화물을 쓰는 방식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꼽히는 것이다. 픽셀을 더 정확하고 고르게 배열하는 광배향 공정이나 가시각을 넓혀주는 기술 등 아이폰에 적용된 디스플레이 설계 기술도 들어간다. 결과적으로 5K 아이맥의 화면은 현재로서는 나무랄 데가 없다.

디스플레이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자. 현재 일반적인 컴퓨터가 뽑아낼 수 있는 화면은 대체로 4K 해상도가 한계다. 디스플레이포트(DP)1.2를 썼을 때 4K 해상도를 1초에 60장 그려낸다. 가장 흔히 쓰는 HDMI1.4a는 그나마도 초당 30프레임으로 떨어진다. 대역폭 때문이다. HDMI2.0이나 DP1.3 등의 규격이 제시되긴 했지만 아직은 조금 뒤의 이야기다. 그럼 이 아이맥은 5K를 어떻게 뽑아낼까? 이 아이맥은 디스플레이포트1.2를 2개 연결해서 5K 해상도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40Gbps의 대역폭을 이용해 고성능 타이밍 콘트롤러를 적용해 픽셀을 정확하게 제어한다. 화면이 크고 해상도가 높으면 마우스 반응이 늦거나 화면이 출렁거릴 수 있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기술들이 적용됐다.

여전히 뛰고 있는 컴퓨터 시장

제품을 쓰는 입장에서는 실제 5K 아이맥의 화면은 이전 아이맥과 비슷하게 반응속도가 빠르고 자연스럽지만 그게 4K 이상 해상도의 모니터에서는 쉽지 않았던 것들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기술적인 만족이랄까.

물론 애플의 여느 제품들처럼 디스플레이, 프로세서, 그래픽 등 하드웨어의 대부분은 애플이 직접 개발하고 만든 제품은 아니다. 다만 아이맥이 일체형 컴퓨터여서 만들어낼 수 있는 설계라고 볼 수 있다.




그간 일체형 컴퓨터는 무시해 왔던 게 사실이다. 자고 일어나면 컴퓨터가 확확 좋아지던 시기에는 업그레이드가 어려웠고, 값은 비쌌다. 버릴 때 모니터까지 버려야 하는 것도 아까웠다. 이전 아이맥도 사실은 디자인만 포기한다면 맥미니에 모니터로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5K 아이맥은 ‘일체형이기 때문에’ 가능한 설계다. 어떻게 보면 아주 고성능 컴퓨팅이 필요한 게 아니라면 맥프로보다 5K 아이맥이 더 나아보이기도 한다.

PC의 발전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져 왔던 숨가쁜 변화, 그리고 그 성능을 가치로 만들어내던 화려한 시장은 멈칫하고 있다. 여기에 윈도우는 태블릿의 인기에 맞서 모바일을 얻으면서 고해상도와 대형 디스플레이에 대한 데스크톱 대비에는 상대적으로 주춤했다. 더 많은 PC가 팔리지만 그 사이에서 차이를 만들어내기도, 찾기도 어려워진 게 요즘의 PC시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맥프로는 고성능 컴퓨터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었다. 5K 아이맥은 개인용 컴퓨터의 미래를 보여준다. 현실적으로는 아직까지 휴대성이 가장 중심에 있는 맥북에어를 포기할 수 없지만 새 맥들은 컴퓨터가 아직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컴퓨터 앞에 앉는 재미는 덤이다.

최호섭 기자 allov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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