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 술을 마시면 몸이 따뜻해진다고 속설이 있다. 실제로 음주 직후 바깥을 나서면 추위가 덜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음주는 저체온증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도 알려졌다. 헷갈리기 쉬운 음주와 체온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알아본다.
술을 마시면 체내에서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체온이 올라가는 것은 사실이다. 혈액이 내부 기관에서 피부 표면으로 몰려들면서 피부가 뜨거워지는 등 온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시간이 지나면 결국 피부를 통해 열이 발산되기 때문에 다시 체온이 떨어지게 된다.
↑ [헬스조선]사진=조선일보 DB
중요한 점은 음주 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내려가는 체온이 평상시보다 더 낮아져 35도 이하에 이르러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1~18일 사이에 발생한 137명의 한랭 질환자 중 저체온증 환자가 116명(84.7%)으로 가장 많았는데, 그중 절반은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음주는 저체온증을 일으키는 흔한 원인 중 하나다. 우리 몸은 시상 하부와 체온 조절 중추신경계를 통해 언제나 일정한 체온(36.5도)을 유지한다. 하지만 술을 마시면 중추신경계 기능이 떨어지면서 저체온증 위험에 쉽게 노출되는 것이다. 술을 마시면 추위를 덜 느끼고 따뜻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판단력이 떨어지는 것 역시 저체온증 위험을 높이는 요소다.
저체온증은 빨리 알아차려야 적절한 조치가 가능하다. 추운 장소에서 술을 마시고 잠들어 있거나 혹은 심하게 몸을 떨면서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인다면 먼저 저체온증을 의심해야 한다. 주변 사람이 저체온증 증상을 보이는 외투나 담요로 덮어주면 시간당 0.5도에서 2도의 중심체온이 상승해 저체온증이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헬스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