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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와 일반담배, 어떤 게 더 해로울까?

[기타] | 발행시간: 2015.01.25일 07:08
[머니투데이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편집자주] 머니투데이는 매주 1편씩 과학칼럼코너인 '레알? 사이언스톡' 코너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함께 마련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과학전문가들의 생활밀착형 칼럼을 통해 유익한 정보를 만날 수 있습니다.

[[레알? 사이언스톡]'발암물질 유해'·'금연 보조제 효과' 등 과학계도 의견 분분]

전자담배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뜨겁다. 세계 시장 규모도 지난해 30억 달러(약 3조1635억 원)를 넘어섰다. 국내에서도 담배값 인상을 앞둔 지난 12월, 전년 대비 전자담배 매출액이 17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인터넷 쇼핑몰 ‘G마켓’ 판매 기준). 지난 1월 1일부터 정부가 담배 값에 2000원의 추가 세금을 부과하면서 담배 값이 두 배로 뛰었기 때문이다.

◇전자담배, 해롭긴 하다

하지만 최근 전자담배 증기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면서 유해성 논란도 거세다. 발단은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의 연구결과(2014년)다. 연구팀장인 나오키 씨가 프랑스 통신사 AFP와의 인터뷰에서 '전자담배 제품 하나에서 일반담배보다 10배 더 많은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고 한 것.

포름알데히드는 국제암연구기관(IARC)이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6일 이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전자담배는 담배와 같다는 내용의 자료를 발표했다. 3년 전 수행했던 연구 결과도 첨부했다. 전자담배 증기의 니코틴 함량이 평균 1.0mg(10모금 기준, 1개비)으로 일반 담배의 평균 0.66mg과 비교해 50% 남짓 높다는 것. 또 일반담배보다는 낮지만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아세트알데히드, 담배특이니트로사민도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강조했던 나오키 연구팀장의 말은 며칠 뒤 정정 보도됐다. 연구팀은 일본에서 판매되는 13개 브랜드의 전자담배 증기를 분석한 결과, 9개의 브랜드에서 포름알데히드와 아세트알데히드 같은 발암물질이 검출됐지만 대부분 일반 담배보다 양이 적었다고 밝혔다. 실험과정에서 포름알데히드가 일반담배의 10배 이상 검출된 경우가 한 번 있었지만, 너무 극단적이고 원인도 알 수 없어 논문 결과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 보건복지부의 조사 역시 전자담배가 일반화되기 이전인 2012년 결과라는 점과 전자담배 105개 가운데 상대적으로 니코틴 농도가 높은 30개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암물질의 양이 일반담배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는 점에서 보건복지부의 주장처럼 전자담배도 담배만큼 유해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일반 담배 연기 속에는 69종의 발암물질과 인체에 치명적인 타르와 일산화탄소를 비롯한 2000여 종의 독성물질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자담배사가 선전하는 것처럼 무해하지 않다는 주장 역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적은 양이라 할지라도 검출된 포름알데하이드와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발암물질로 눈과 목을 자극하고 호흡기 질환과 구토와 두통 증세를 유발하는 독성물질이기 때문이다. 담배특이니트로사민 역시 국제암연구기관(IARC)에서 지정한 발암물질로 호흡이나 피부 접촉으로도 암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이다.

또 미국 남부캘리포니아 대학의 콘스탄티누스 사우타스 박사팀(2013년)이 전자담배 연기가 일반담배 연기에 비해 납이나 아연 등 미세 발암 물질은 10배가량 적은 반면, 독성 금속원소인 크로뮴이나 니켈은 4배 정도 많다고 발표하는 등 유해물질이 없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또 지난 2009년에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에서 전자담배 연기에서 발암물질과 독성물질을 검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영국 국가의료서비스(NHS)는 FDA가 검출한 화학물질은 진짜 담배의 1000분의 1수준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등 전자담배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지난 10년 전부터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히 규정되는 않았다.

◇금연 효과는 의견이 분분

전자담배의 금연 효과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사실 니코틴은 중독성이 높긴 하지만 발암물질은 아니다. 카페인 수준의 독성으로 평가되며 일반 담배에서 문제가 되는 타르나 일산화탄소처럼 사람의 폐나 뇌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니코틴 패치나 껌은 금연 보조제로 활용된다. 금연 보조제는 소량의 니코틴을 피부나 구강 점막 등을 통해 공급하면서 중독을 일으키지 않으며 금단 증상을 완화하는 역할이다. 물론 과할 경우, 말초혈관이나 심장의 관상동맥 혈관을 수축시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조절’이 중요하다.

의학계에선 전자담배의 안전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데다 이 ‘조절’ 문제만 보더라도 금연 보조제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1회용 분량이 1개비로 정해져있는 일반담배와 달리 전자담배는 1회 분량이 명확치 않아 과다 흡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결과도 의견이 다양하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의 연구를 보면 700여 명의 실험 대상자들을 6개월 동안 추적한 결과, 니코틴 함유 전자담배를 사용한 흡연자들의 7.3%가 담배를 끊었다고 밝혔다. 이는 니코틴 패치를 사용한 흡연자의 금연 비율인 5.8%보다 높다.

이에 앞서 11월 벨기에 루뱅대학의 연구팀도 전자담배가 단기적으로는 일반 담배의 흡연량을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일반 담배를 끊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등 전자담배의 금연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반면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파멜라 링 교수팀은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이들의 흡연습관을 분석한 결과, 일반 담배를 피우는 사람과 비교해 흡연량이 줄거나 금연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낮다는 논문을 미국 의사회 내과학학회지(JAMA Internal Medicine)에 지난달 24일 발표했다. 미국 의학협회학술지도 전자담배가 흡연율을 떨어뜨리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를 싣는 등 반대 주장들도 잇따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자담배의 금연 효과를 부정하는 쪽에 손을 들고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WHO의 제6차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당사국 총회에서 참석한 179개국 모두 전자담배를 비롯해 니코틴 유무와 관계없이 담배사용을 촉진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제품을 규제해야 한다고 합의했다.

미국임상종양학회와 미국암연구협회는 지난 8일 정부에 전자담배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공식 요청했다. 전자담배의 안전성과 유해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자담배의 안전성에 대한 명쾌한 결론은 아직까지 없다. 하지만 알려진 것처럼 무해하지는 않다는 것, 그렇지만 일반담배에 비해서는 유해성이 적다는 것에는 큰 이견이 없다. 또 한 가지, 가장 좋은 방법이 금연인 것도 맞다. 13월의 세금폭탄이 되버린 연말정산이 다가온다. 이럴 때 담배로 꼬박꼬박 2000원씩 세금을 더 낼 필요도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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