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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정착 때 받은 도움, 이제 도우며 살고 싶어"

[온바오] | 발행시간: 2015.01.25일 14:44
탈북자 2만 7000여명 시대. 탈북자들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 유럽 등에 정착해 생활하고 있다. 탈북자들이 각국에 잘 정착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고, 한국 사회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있다.

다만 해외에 정착한 탈북자들 중 그곳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사례가 증가할수록 탈북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할 수 있다. 이에 데일리NK는 남북하나재단(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과 함께 국내에 잘 적응하면서 생활하고 있는 탈북자들의 착한(着韓) 사례를 수집, 보도해 한국 및 해외 독자들에게 탈북자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고자 한다.



[탈북자 着韓 사례⑦] 환경미화원 박승민 씨

"통일한국 위해 과거 교훈 잊지 않을 것"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야 사람들이 바라봐주는 거죠. 다가가면 손 내밀어 주는 것이 사람 사는 이치니까요."

지난해 1월 대전도시공사 환경미화원에 공채로 합격한 탈북자 박승민(사진) 씨를 아는 사람들은 그를 '사람 좋은 사람',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사람', '믿고 맡겨도 잘 하는 사람' 등 칭찬일색이다. 지난해 5월, 중국인 아내를 맞아 결혼식을 올렸을 때 그를 알던 탈북자들과 봉사자들, 직장 동료들에 예전 동료들까지 찾아와 북새통을 이뤘다고 한다.

한국에 오기 전 박 씨는 중국의 한 신발·운동화 제조업체에서 4년 정도 일했다. 지금의 아내도 그때 눈여겨봤던 사람으로, 그처럼 밝은 성격에 당찬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한국에 와서도 그녀를 잊지 못했다. 그러다 올해 안정된 직장을 갖게 되면서 정식으로 청혼해야겠다 생각해 대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측의 도움을 받아 초청, 결혼에 골인했다.

그는 "중국에서 북한 사람은 정말 사람대접 받기 힘든데, 중국인이면서도 제게 많은 용기를 주고 잘 되길 바라던 사람이에요. 함께 알콩달콩 살며 아이도 갖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박 씨가 대전에 터를 잡은 것은 2012년 5월, 그동안 많은 일들을 했다. 건설 일용직, 철거용역 등 보통 사람들도 힘들어서 오래 하지 못하는 일을 누구보다 성실하게 했다. 그런 박 씨를 여기저기서 같이 일해보자며 부탁 반, 추천 반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느 사장은 집이 머니 출퇴근 할 때 쓰라며 자동차도 내줬다. 박 씨와 계속 함께 일하고 싶은 바람이었다.

그는 "고맙고 감사하지요. 한사코 거절했는데 '열심히 믿음직하게 일해 줘서 고마운 마음에 그런 것'이라며 어깨를 다독여 주셨어요. 대전 도시공사 공채시험에 합격했다고 말씀드리자 너무 기뻐하시다가, 곧 그만둬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데 너무 아쉬워하시더라고요. 혹시 힘들거나 이야기하고 싶을 때 언제든 오라고 하셨어요"라고 감사해했다.

원래 깐깐하기로 유명한 사장이었지만 성실하게 일한 덕에 남몰래 용돈도 챙겨주고 급여도 올려주는 등 잔정이 많은 분이었다. 그 일을 통해 그는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고 신뢰를 줘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또 사람·직업·운이란 성실함과 노력을 통해 얻어지는 것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는 "만일 포기하고 남들의 도움이나 받을 생각이었다면 무엇 하나 얻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마음, 복된 삶으로 돌아온다

박 씨는 참 인복이 많은 사람이다.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많다. 대전하나센터의 한 상담사는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부지런하게 일하며, 사람들에게도 친근하게 대하는 모습에 어디서든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상담사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커서 곧잘 새 것 같은 상품도 필요한 사람에게 주라며 기부하기도 하고, 괜찮은 직장 정보를 얻으면 같은 탈북자들에게 소개도 하는 등 좋은 일을 많이 한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박 씨는 "정착하면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참 많이 받았어요. 제게 특별한 뭔가가 있는 것도 아닌데요.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일하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을 돕는 건데, 세상살이가 다 그렇게 사는 거잖아요"라며 쑥쓰러워했다.

대전도시공사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는 그는 새벽 일찍 일어나야 하고, 고된 일이긴 하지만 안정적인 직업인 데다 급여와 복지 혜택도 충분해 스스로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미화원이란 직업을 꺼려하는 분들도 있지만, 사회에 봉사를 하면서 급여를 받는 일이 그리 흔한 가요"라고 반문하면서 "일찍 일어나는 만큼 일도 일찍 끝나죠. 무엇보다 직장 걱정이 없고 오래오래 할 수 있는 직업이라 저는 마음에 들어요. 그동안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이제 저도 도우며 살아야지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처음에는 혹시나 누가 알아보기라도 할까봐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일했었지만, 한두 달 지나고 나니 어느새 마스크를 벗고 당당하게 나서게 되더라는 박 씨. 매달 꼬박꼬박 급여가 들어오는 통장을 볼 때 뿌듯하고 자신감이 생긴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물론 지금이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 여전히 바쁘게 해야 할 일, 마음 써야 할 일이 많지만 그래도 과거에 비해서는 너무 행복한 요즘"이라며 "노력하는 대로 하나씩 꿈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승진도 하고 다양한 자격증도 따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박 씨. 훗날 통일이 되면 고향인 북한에 가서 자신이 어떻게 살았는지 자랑스럽게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하기 위해 과거를 잊지 않고 살려고 합니다. 힘겨운 삶이었지만 과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많으니까요. 지난날들을 생각하며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도전할 거예요. 아내를 비롯해 제게 마음을 열어주신 분들을 위해, 저를 받아준 사회를 위해, 통일될 대한민국을 위해서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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