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소비계층이 사라지고있다. 저출산으로 소비성향이 높은 젊은 계층이 줄어들뿐더러 고령화 여파로 30~50대가 씀씀이를 줄이는 현상까지 나타나고있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저출산으로 인해 유아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산업들이 휘청거리는것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아이를 낳지 않는 상황에서 가장 필요 없어진 존재가 산부인과다. 통계청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분만이 가능한 종합병원, 병원, 의원(诊所), 조산원 등 의료기관이 2004년의 49.9% 수준으로 줄어든것으로 나타났다. 10년새 반토막이 난 셈이다.
산부인과의원의 개업 대비 페업률은 2013년 223.3%로 외과 등 다른 과목들과 비교해 가장 높았다. 한곳이 문을 열면 두곳 이상이 문을 닫는것이다.
출생아수가 줄어드니 유아용품시장도 맥을 못춘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의 조사결과 작년 상반기 분유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2% 줄었고 기저귀매출은 18.9% 감소했다. 1979년 설립된 한국 1호 유아복업체 《아가방》은 지난해 중국기업에 넘어가고 32년간 유아복을 생산해온 《베비라》는 4년전 파산했다.
저출산의 쓰나미(海啸)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학령인구 감소로 가계의 소비지출중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다. 통계청 가계동향에 따르면 작년 3분기에 전국 가구(2인 이상)의 소비지출중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2.8%였다. 년간 기준으로 가계의 소비지출중 교육비 비중이 2003년 11.0%에서 2009년 13.5%까지 계속 증가한 이후 2010년 13.0%, 2011년 12.3%, 2012년 11.7%, 2013년 11.4% 등으로 감소하고있다.
비중뿐만아니라 교육비지출 자체도 줄어들고있다. 교육비지출액은 년간 기준으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계속 증가했지만 2011년 -0.7%, 2012년 -2.1%, 2013년 -1.8% 등으로 최근 3년 련속 감소했다.
저출산만 문제가 아니다. 고령화로 인해 주요 소비계층이 지갑을 닫고 로후를 대비하면서 소비가 줄고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0~50대가 3.4~3.9%포인트가량 지출을 줄이며 지갑을 닫고있는것으로 나타났다. 미래대비를 위한 지출때문인데 30대와 40대의 보험지출 증가률이 각각 45.4%, 49.8%에 달했다. 이들의 년금보험지출 증가률도 136.2%, 144.1%에 달해 로후불안으로 소비가 제약되고있는 상황이다.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 변양규는 《로후를 포함해 미래생활 안정을 위한 지출이 크게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있다》며 《30~50대도 이미 소비를 줄이기 시작한 조짐이 보이고있다》고 설명했다.
편집/기자: [ 리미연 ] 원고래원: [ 본지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