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정선 기자]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는 지켜보는 맛이 있다. 또 어떤 기상천외함으로 임성한 월드가 빛나게 될지 매 회 '웃지 못할'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압구정 백야'에서는 조나단(김민수 분)의 죽음 이후의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여전히 백야(박하나 분)는 실어증으로 입을 열지 않은 채 입원해있었고, 백야를 좋아하는 장화엄(강은탁 분)은 비극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결혼해야겠다며 난리였다. 이 밖에도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이해 불가능한 상황과 대사들은 여전히 계속됐다.
먼저 화엄은 백야와의 결혼만을 위해 사는 사람처럼 굴었다. 거기다 나단이 결혼식 직후 비명횡사 한 지 며칠도 지나지 않아 부모 앞에서 "내년쯤 결혼하겠다"며 폭탄 선언을 했다. 물론 상대방 백야는 조나단의 죽음이 준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린 상황이지만, 화엄에게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아 보였다.
이와 동시에 나단은 영혼으로 재등장했다. 또 백야의 꿈 속이었다. 마치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는 사람처럼, 흰 옷을 입고 검은 차를 탄 채 어디론가 떠났다. 창 밖에서 그를 부르짖는 백야의 모습을 봤지만 그래도 나단을 실은 차는 움직였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무서운 이야기와 한 끗 차이인 장면이었다.
압권은 방송 말미였다. 실어증이었던 백야는 친엄마이자 나단의 계모 서은하(이보희 분)을 보자 언제 그랬냐는 듯 말문이 트였다. 둘의 대화는 더 가관이었다. 백야는 은하 때문에 나단이 죽은 것이라며 그에게 책임을 돌렸다. 당시 은하는 맹장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백야와 나단은 그를 보기 위해 병원을 찾았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조폭들과 시비가 붙어 나단은 허무한 죽음을 맞았다. 분명 우연이었다. 그럼에도 백야는 마치 은하가 나단을 죽인 듯 쏘아붙이며 분노했다.
여기서 멈춘다면 임성한 월드가 아니었다. 은하는 백야와의 말다툼 끝에 "영준이가 데려간거다. 내가 기도했거든"이라고 말했다. 시청자들의 귀를 의심케하는 대사였다. 영준(심형탁 분)은 백야의 오빠로 친엄마 은하를 만나고 난 뒤 교통사고를 당해 죽은 인물. 그런 영준에게 나단의 죽음을 빌었다는 계모 은하의 발언은 충격적이었다.
이 밖에도 앞서 나단의 동생 조지아(황정서 분)는 오빠의 장례식 중에도 좋아하는 남자 화엄에게 추파를 던졌다. 또 등장인물들은 백야의 장래를 걱정하며 "출가에도 나이 제한이 있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도저히 상식선에서는 이해가 어려운 상황, 대사, 행동들이었다.
이처럼 '압구정 백야'는 나단의 죽음과 관련해 매 회 기상천외한 상황들을 펼쳐놓고 있다. 개그프로그램보다도 기발한 상황, 대사, 행동들이 이어졌다. 대체 왜, 이 상황에서 저런 대사를 혹은 행동을 해야만 할까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최근 '압구정 백야'는 특히 임성한 작가의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시청률 상승을 가져오지만, 많은 논란을 야기했다. 물론 이 논란과는 상관없이 여전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임성한 월드'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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