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개그콘서트'가 여전히 고전 중이다.
13일 방송된 '개그콘서트'는 9.9%(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일 방송분(9.6%)보다는 0.3% 포인트 상승한 수치이긴 하지만 3주 연속 한자릿수 시청률에 머물게 됐다.
이제는 시청자들도 놀라지 않는 분위기다. '개그콘서트'의 추락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듯 하다. 자가복제와 올드한 개그에 시청자도 질려버렸다는 얘기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외모 비하 개그다. '그녀는 예뻤다' 코너는 대놓고 '못난이' 오나미와 '예쁜이' 허민을 내세워 외모를 비교하고 있다. 김민경의 체구, 박성광의 외모도 지적 대상이다. 웃기면 다행인데 웃기지 않으니 문제다. 항상 똑같은 사람이 '못 생겼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그 모습을 수년째 지켜보다 보니 어딘가 불편한 마음도 지울 수 없다. 굳이 외모지상주의형 개그가 아니더라도 소재는 많을텐데 말이다.
몰입도도 떨어졌다. 코너마다 미친 듯이 게스트가 출연하니 이 코너의 본질이 뭔지 파악하기조차 어렵다. 여기에 게스트의 이름을 잘못 내보내는 실수까지 더해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웃음이 안되니 게스트발로 승부하나'라는 비아냥이 나오기까지 한다.
사진출처 = 개그콘서트 공식 페이스북
일각에서는 시청 플랫폼이 TV보다 모바일 혹은 인터넷으로 옮겨지며 자연스럽게 시청률도 하락했을 것이란 낙관론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개그콘서트'의 경우 그런 변명이 통할지는 의문이다. 이런 얘기는 퀄리티도 좋고 평도 좋은데 시청률이 안 나왔을 경우에나 해당하는 얘기다. '개그콘서트'처럼 웃긴 코너 찾아보기 어려운 개그 프로그램이라면 내부적인 자평을 해볼 필요가 있다. 지상파, 특히 공영 방송으로서의 한계를 꼬집기도 한다. 프로그램 제목 조차 PD 마음대로 만들 수 없고 검열을 받아야 하는 KBS 안에서 요즘 대세라는 '19금 개그' 등 자극적인 소재를 꺼내들 수 없다는 것. 최근 새로운 개그 소재로 떠오른 것이 성과 관련한 테마인데 이를 쓸 수 없고, 비속어나 거친 표현을 쓸 수 없으니 표현의 한계가 있다는 얘기도 많다.
상황이 이 지경이다 보니 슬슬 종영론도 나온다. 워낙 저력이 있는 게 KBS 개그맨들이다 보니 잠시 쉬어갈 타임을 주면 또 다시 시청자들을 공략할 수 있을 만한 개그를 보여줄 수 있을 거란 기대의 목소리다. 한 관계자는 "아무리 KBS가 개그 명가라고 해도 지금은 상황이 좋지 않다. 스타 개그맨들이 대부분 '개그콘서트'를 떠났고 신인 개그맨들은 아직 내공을 더 쌓을 필요가 있다. 그런데 매주 정해진 틀 안에서 개그를 짜내야 하니 앞서 인기를 끌었던 코너들을 일정 부분 참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지금 '베테랑' 등 일부 유쾌한 코너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시청자의 기대치가 최저점에 다다른 상황에서는 묻히기 쉽다. 차라리 조금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뒤 새로워진 모습으로 시청자와 만나는 게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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