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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는 간장, 메주·소금·물로만 만들었을까

[기타] | 발행시간: 2015.02.09일 00:05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주부 고진옥(56)씨. 간이 좋지 않은 남편을 위해 집밥에 신경을 많이 쓴다. 매일 국을 끓이고 나물 세 가지는 기본. 고등어조림·멸치볶음, 살코기만 발라낸 돼지고기 숙주볶음 등을 자주 한다. 재료는 모두 친환경·유기농이다. 그런데 한 가지 놓치는 게 있다. 간장이다. 대부분의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다. 김씨는 “진간장·양조간장·조림간장이라고 적힌 것을 쓴다”며 “오래전부터 써오던 건데 몸에 나쁠 수 있다는 생각은 못했다”고 말했다.

발암물질·첨가물·나트륨 적은 간장 선택해야

무심코 쓰는 간장도 성분을 잘 살펴봐야 한다. 신흥대 조리학과 최은정 교수는 “한식 대부분에 간장이 포함된다. 매일 일정량, 평생 먹는 식품이므로 좋은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인은 하루 평균 약 80g의 간장을 섭취한다. 요구르트 한 병 조금 넘는 양이다. 최 교수는 “짠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보다 많은 양을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간장을 고를 때 따져봐야 할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발암물질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간장의 50~60%가 산분해 간장을 재료로 쓴다. 이 산분해 간장을 만들 때 생기는 3-MCPD란 유해물질이 문제다. 국제식품첨가물전문위원회(JECFA)는 1993년 3-MCPD를 불임 및 발암 가능성이 있는 바람직하지 않은 물질’로 규정했다. 이후 식품업계와 보건당국, 영양학자들 간에 많은 논쟁을 거치다 재작년에야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했다.

그동안 보고된 부정적인 영향은 유전독성·생식독성(불임·고환위축 및 퇴화 등)·신장독성·신경독성 등이다. 하지만 한국 보건당국은 산분해 간장을 기준치 이하로 먹으면 안전하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일일 3-MCPD 섭취 허용치는 0.3㎎/㎏이다. 유럽연합의 0.2㎎/㎏보다 높다.

두 번째는 첨가물이다. 전통 간장은 물·소금·메주만으로 만든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간장이 대량 생산되면서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메주에 소금물을 부어 간장을 만들려면 짧게는 두 달(일반 간장), 길게는 5년(진간장)이 걸린다.

또 햇빛을 얼마나 잘 쐬었나, 깨끗한 공기와 접촉(좋은 균주와 접촉)했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진다. ‘균일화’를 담보할 수 없다. 그래서 식품회사는 콩 찌꺼기를 염산으로 빨리 분해해 아미노산을 얻는 방법을 개발했다. 단 몇 초면 아미노산이 생성된다. 여기에 소금을 첨가해 짠맛을 조절한다. 하지만 색도 연하고 풍미가 없다. 캐러멜 색소로 색을 진하게 하고 MSG 같은 각종 화학 향신료와 맛 증진제를 넣어 진짜 간장 맛과 비슷하게 만든다. 최 교수는 “라면 수프를 만드는 과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나트륨이다. 좋은 간장일수록 나트륨 함량이 낮다. 한국전래음식연구회 김영경(음식연구가) 회장은 "전통 간장은 메주가 소금물을 만나 자연 숙성되는 동안 다섯 가지 맛(짠맛·단맛·신맛·쓴맛·감칠맛)을 생성한다”고 말했다. 이 오미(五味)가 짠맛을 보완해 나트륨이 덜 들어가도 맛있다고 느끼게 한다. 조리할 때 화학 간장보다 전통 간장을 넣으면 양을 조금만 써도 간을 맞출 수 있다.

‘진간장’은 색 진하고 염도 낮아


그렇다면 어떤 간장이 가장 좋을까. 발암물질·첨가물·나트륨이 적게 들어간 간장을 기준으로 삼자면 ‘한식 간장’이 가장 좋다. 메주에 소금물을 넣고 발효시켜 만든다. 그러나 일반 마트에서는 이 세 가지만 들어간 간장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나 개인이 만들어 팔기 때문에 마트에 납품하기가 쉽지 않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쉽다. ‘전통 간장’ ‘재래식 간장’ 등을 검색하면 여러 판매업소가 나온다. 가격은 약간 비싸지만 노력과 수고에 비하면 그리 비싼 편은 아니다. 이들 제품을 살 때도 메주·소금·물로만 만들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한다. 특히 소금은 천일염이 좋다. 최 교수는 “천일염에는 염화나트륨(NaCl) 대신 염화칼륨(Kcl)이 많아 같은 짠맛을 내더라도 혈관질환을 높이는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좋지 않은 것은 산분해 간장이다. 앞서 말한 대로 콩 또는 밀 찌꺼기를 염산으로 가수분해한 아미노산액을 탄산나트륨으로 중화시킨 후 소금·색소·캐러멜·각종 인공감미료 등을 넣어 만든다. 콩 이외의 첨가물이 가장 많이 든 간장이다.

양조간장은 콩 또는 탈지대두에 쌀·보리·밀 등의 전분질 원료를 섞고 균을 접종시킨 뒤 소금물에 발효시켜 만든다. 약간의 발효 과정이 있기 때문에 산분해 간장보다 조금 낫다. 하지만 메주 원료가 아니기 때문에 재래식 한식 간장보다는 맛이 덜하다. 역시 약간의 첨가물이 든 것도 단점이다.

혼합 간장은 산분해 간장과 양조간장을 섞어 만든다. 혼합 비율은 8대 2 정도다. 역시 첨가물과 방부제 등이 다량 첨가돼 있으므로 많이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마트에서 가장 많이 진열돼 있는 간장이 바로 혼합 간장이다. 최근 어린이집 등에서도 많이 쓰여 문제가 된 바 있다. 신한대 김영성 교수팀이 수도권 지역 어린이집과 유치원 212곳의 간장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산분해 간장이 포함된 혼합 간장을 사용하는 곳이 전체의 46%였다. 경기도의 일부 구에선 80%에 달했다. 산분해 간장의 일일 허용치는 어른 기준이다. 아이와 임신부, 노약자 등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진간장·맛간장·조림간장 모두 기본 혼합 간장에 첨가되는 향과 색소, 조미료가 조금씩 다를 뿐이다. 진간장은 색이 진한 간장이다. 찜·불고기·간장게장 요리 등 많은 양을 사용하면서 짜지 않고 달며, 진한 색을 낼 때 필요하다. 전통 간장의 경우 숙성시킬수록 색이 진하고 염도는 낮으며 맛은 달게 되므로 5년 정도 숙성시킨 간장을 진간장이라고 한다. 하지만 시중에 파는 ‘진간장’은 혼합 간장으로 염도와 농도를 인위로 조정해 만든 게 대부분이다.

국간장은 반대로 색은 연하고 염도는 가장 높다. 전통 간장에선 막 담근 간장을 말한다. 나물을 무칠 때, 국에 간을 할 때, 본래 재료의 색을 변하게 하지 않으면서 간만 맞추고 싶을 때 사용한다.

양조간장은 진간장과 국간장 사이의 중간 정도 염도와 당도를 지닌다. 부침개나 생선회 등을 찍어 먹거나 오리엔탈 드레싱을 만들 때 사용한다. 밥을 비벼먹을 때도 양조간장이 좋다. 시중에 파는 조림간장과 맛간장 등은 해산물맛, 또는 고기맛 첨가물을 더해 감칠맛을 낸 제품이다.

최근에는 집에서 장을 만들어 먹는 사람도 늘고 있다. 메주·천일염·물만 있으면 된다(TIP① 참조).

다용도 ‘만능 간장’도 만들어 먹을 만하다(TIP② 참조). 시중에 파는 조림간장·맛간장 대용으로 쓴다. 배·사과·고추 등을 넣고 푹 끓이면 달콤하면서도 풍미 깊은 맛간장을 만들 수 있다. 기호에 따라 월계수 잎이나 레몬 등을 넣으면 색다른 맛이 난다. 최 교수는 “각종 과일과 채소에서 우러나온 다양한 맛이 나트륨에 길든 뇌를 속이는 효과가 있다”며 “첨가물에 약한 노약자나 어린이·임신부·질환자 등은 나트륨이 적고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집간장을 이용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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