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봄] (2) 주말 체험 프로그램

점점 짙어지는 봄기운을 오롯이 느끼고픈 주말, 한강공원으로 가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생태체험 프로그램부터 짜릿한 암벽등반, 이색 자전거 타기, 크루즈로 떠나는 한강 역사 기행 등 한강공원에서 즐기는 체험 여행을 소개한다.

■봄꽃 염색 등 한강서 즐기는 생태 프로그램

한강으로 생태체험 여행을 떠나도 좋다. 강서습지생태공원·선유도공원·고덕수변생태공원·난지수변센터·한강야생탐사센터 등 한강공원에서는 유치원생부터 청소년, 학부모까지 함께할 수 있는 42개의 다양한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강서습지생태공원(02-3780-0621)은 매주 토요일 ‘풀꽃·풀잎세상’을 운영한다. 공원에 파릇파릇 돋아난 새싹을 찾아 이름을 지어주거나 잎을 따서 풀피리를 만들어 불어본다. 고덕수변생태공원(02-426-0755)에서는 조팝나무·귀룽나무 등 봄꽃을 관찰하고 쌀 튀밥으로 꽃을 표현해보는 ‘튀밥나무 만들기’가 4월 28일 열린다. 한강에 식재된 다양한 나무와 봄꽃을 공부하고, 새하얀 쌀 튀밥으로 재미난 조화를 만들어볼 수 있다. 4월 28일 선유도공원(02-3780-0592)에서는 한강에 있는 나무와 꽃으로 액자, 명함 등을 만들어보는 ‘나뭇잎과 꽃잎을 이용한 장식품 만들기’가 열린다. 한강에 핀 봄꽃을 활용해 손수건에 물을 들이는 ‘자연물로 손수건 물들이기와 창작작품 만들기’ 체험도 진행된다.

■온 가족 함께하는 에코 수업도 있어

온 가족이 함께 생태체험을 하고 싶다면 난지수변센터(02-305-1333)를 권한다. 4월 28일 열리는 ‘우리 집 작은 텃밭’은 플라스틱이나 일회용 컵, 우유팩 등 재활용품으로 미니 텃밭을 만들고 새싹 채소의 씨앗을 뿌리는 과정을 배운다. 이 수업에 참가한 가족은 다음 과정인 5월 윈도우팜 만들기 수업에 참가할 수 있다. 4월 21일에는 ‘녹색 에너지 만들기’가 열린다. 이 시간에는 감자를 이용해 LED 전구에 불을 밝히는 실험을 직접 해볼 수 있다.

4월 29일 한강야생탐사센터(02-305-1334)에서는 ‘개구리를 구하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개구리 모양 모자, 개구리 소리 내는 악기 등을 만들어보고 양서류의 생태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및 퍼포먼스를 관람한다. 에코 쿠킹 클래스인 ‘자연이 주는 밥상(4월 28일)도 진행된다. 4월 22일 여의도샛강(02-3780-0571)에서는 봄을 맞이한 샛강의 모습을 관찰하는 ‘가족과 함께 생태를’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모든 생태 프로그램 참가 신청은 한강사업본부 홈페이지(hangang.seoul. go.kr)에서 하고, 기타 문의는 녹지관리과(02-3780-0846)에 전화로 한다.

■뚝섬한강공원서 인공암벽등반 도전!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하지원(길라임)과 윤상현(오스카)이 함께 암벽등반을 하던 장면을 기억하는지. 그 촬영을 했던 곳, 바로 뚝섬한강공원 인공암벽등반장(02-3780-0521)에서 암벽등반에 도전해볼 수 있다. 폭 40m, 높이 15m, 5면 규모의 인공암벽장에서는 지난 4월 2일부터 10월 30일까지 ‘인공 암벽타기 무료 입문교육’이 열린다. 모든 교육생에게는 장비를 지원하고, 교육은 매주 주말에 진행된다. 토요일에는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체험 위주 실기교육이 이뤄진다. 초급과정 참가자는 장비 사용법, 하강법, 매듭법, 실기 등을 배운다. 매주 일요일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중급 과정이 월 2회 진행된다. 개인이나 단체 모두 가능하며, 단체일 경우 15~30명 이내로 팀을 구성해 신청하면 된다. 프로그램에 참가하려면 암벽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교육 등록 시 6000~7000원을 내고 1일 단기 보험에 가입하면 된다. 인공암벽등반장은 교육생 외에도 인공암벽등반을 할 줄 알고, 장비를 갖춘 시민이라면 연중 무료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자전거를 더욱 다채롭게 즐기고 싶다면 난지한강공원(02-3780-0611)에 가보는 것도 좋다. 7~8명이 함께 페달을 굴려 움직이는 이색 자전거와 레일바이크를 타는 체험장부터 MTB(mountain bike·산악자전거) 코스 등 원하는 대로 골라 즐길 수 있다. 이색 자전거는 1000원, 레일바이크는 2000원의 비용을 내야 한다. 폭 4m, 길이 450m 규모로 만들어진 MTB 코스는 실제 산의 굴곡과 경사와 흡사하게 재현했다. 점프대, 웨이브, 나무계단 등 총 7종의 장애물이 설치돼 있어 산악 스포츠의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산악자전거를 소유한 사람이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안전을 위해 반드시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한강에는 밤하늘의 별처럼 수많은 이야기가 반짝거립니다. 여러분은 어떠한 한강 이야기를 가지고 있나요. 독자 5명이 간직한 예쁜 한강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바람 부는 날이면 한강 뚝섬으로 달려갔다”

이유진(43·송파구 잠실동)씨

대학을 졸업하고 다니던 수영장에서 강사의 소개로 뚝섬한강공원에 있는 윈드서핑장을 가게 됐어요. 그때부터 윈드서핑의 매력에 푹 빠지면서 친구와 매일 그곳을 찾았는데 특히 바람 부는날이면 한강으로 달려가고 싶어서 몸살을 앓았을 정도였죠. 지금도 바람 부는 날이면 밀려오는 물결을 가르며 한강에 뛰어들고 싶어요.

“우리 가족의 아지트 잠실 마루 쉼터”

양진희(42·송파구 잠실동)씨

반포대교 아래 잠실대교 남단에 있는 잠실 마루 쉼터는 우리 가족이 여름밤 나들이로 즐겨 찾는 곳이에요. 아이들이 한강공원에서 노는 동안 남편과 저는 한강을 바라보며 차 한잔 마시다 보면 하루의 피로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죠. 야경도 좋지만, 저녁 무렵에는 그림 같은 노을이 펼쳐진답니다.

“잠원한강공원 편의점 세븐일레븐”

이지은(28·강남구 신사동)씨

여름이면 동생과 거의 매일 밤 달빛 트레킹을 펼치곤 했던 잠원한강공원.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시작했으나 달밤의 체조는 편의점 앞에서 콜라를 나눠 마시며 끝나곤 했죠. 청량한 밤 공기를 가르며 뛰는 운동 후에 더욱 달달~했던 콜라 한 모금이 한강 하면 떠오르는 기억의 첫 페이지랍니다.

“유람선에서 만난 내 반쪽”

이수연(38·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씨

1993년도 봄, 친구 5명과 난생 처음 한강 유람선을 탔습니다. 그런데 평소에도 비위가 약했던 제가 뱃멀미 때문에 토했습니다. 저와 친구들 모두 너무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고 있었는데, 제 옆에 앉아 있던 군인아저씨가 깨끗이 뒤처리를 해줬어요. 그때 그 인간미 철철 넘치던 군인아저씨가 바로 지금의 제 남편이랍니다. 여보야, 한강 덕분에 만난 인연 앞으로도 평생 강물처럼 쭉 이어가자.

“나름 로맨틱 했던 유람선”

김한(32·양천구 목1동)씨

남편하고 연애할 때 ‘뭐 해보고 싶은 거 없느냐’ 묻기에 한강유람선을 탔더랬어요. 생각보다 배의 시설도 좋지 않았고 강바람은 추웠지만 밤배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타자 그 뭐랄까, 무서울 때 와락 안기기엔 더없이 좋았다고나 할까요? 자기야~ 우리 다시 한번 한강유람선 타볼까?

글 김보람 기자 | 사진 허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