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포토리아
[서울신문 나우뉴스]
당신은 밤이 두려운가요, 어둠이 두려운가요?
인간은 낮의 반대 개념인 ‘밤’을 두려워하는 것이지, 그저 컴컴한 ‘어둠’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라는 내용의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밤이 되면 긴장도와 경계심이 높아지며 작은 것에도 예민해지는데, 중국 연구진은 이것이 단순한 어둠의 영향 탓인지, 밤 시간의 영향 탓인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실시했다.
중국 시난정법대학 연구진은 120명의 여성 실험참가자를 4그룹으로 나눈 뒤 창문이 없는 방에서 컴퓨터 스크린을 보도록 했다.
▲A그룹은 실제 낮 시간(오전 8시)에 방에 불을 켠 상태 ▲B그룹은 낮 시간대에 방이 어두운 상태 ▲C그룹은 실제 밤 시간대(오후 8시)에 방이 조금 어두운 상태 ▲D그룹은 밤 시간대에 인공조명이 없이 컴퓨터 스크린만 켜져 있는 상태에서 스크린에 떠오르는 다양한 그림들을 봤다. 4그룹 모두 창문이 없기 때문에 낮인지 밤인지를 분간할 수 없는 환경에서 실험이 실시됐다.
연구진은 이들에게 풍경 같은 중립적인 사진 50장과 폭력적인 모습을 담은 그림 100장을 차례로 보여줬다. 또 비명소리 같은 두려운 느낌의 소리 100가지와 새소리 등 자연의 소리 50가지를 들려주고,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실험참가자들이 땀을 흘리는지 여부와 심장박동 변화 등 다양한 생체적 반응을 조사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낮과 밤을 구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연적인 이미지와 소리를 들었을 때에는 낮밤, 조명 유무에 따른 별다른 반응 차이가 없었다. 반면 무서운 이미지와 소리를 들었을 때 낮보다 밤에 더 자극을 받고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실험참가자들이 밤이 되어도 안전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밤에 더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24시간 주기로 돌아가는 생체리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밤에는 불빛 유무와 상관없이 어둡거나 밝아도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
또 과거에 비해 ‘밤 시간은 위험하다’라는 문화적 인식도 이 같은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다만 공포심과 밤에 비교적 취약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정신생리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Psychophys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서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