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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기행]하마래의 하늘과 하늘과 하늘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5.06.20일 15:13

새마을건설로 새롭게 단장한 하마래마을.

《올해에는 하늘이 잘해주겠지요~》 송이고향이라고 소문난 하마래마을(현재의 룡정시 삼합진 부유촌)에서 태여나 이때까지 살아온 지창묵(70세)로인이 하늘을 쳐다보면서 하는 말이다.

사람이 힘으로는 어찌할수 없는것이 바로 자연산송이다. 일본이나 조선반도 그리고 운남, 사천 등지에도 자연산송이가 나지만 일년 사계절이 분명하고 겨울에 깊게 얼었다가 녹는 비옥한 땅에서 돋아나는 천불산의 송이는 세계적으로도 질량이 으뜸이라고 한다.

멀리 동남쪽으로 누르하치가 주둔해있었다는 한왕산성을 한눈에 바라보며 천불지산의 남쪽 기슭에 몸을 기대고 유유히 흘러가는 두만강에 시원하게 발을 잠근 하마래마을은 예로부터 하늘을 쳐다보면서 송이를 뽑는 날을 기다리던 고장이였다. 땅이라야 고구마, 감자와 옥수수를 심어먹을수 있는 척박한 사불땅 140쌍, 그나마 젊은이들은 외국이요, 연해도시요 하면서 고향을 떠나다보니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 그냥 무당 200원의 헐값으로 한족들한테 양도하다보니 이 마을사람들이 하는 일이란 하늘을 쳐다보면서 송이 돋는 날을 기다리는것뿐이였다.

《당의 하늘같은 은덕에 촌민들은 고래등같은 기와집에서 살게 되였습니다.》 부유촌의 유일한 대학생으로 80년대에 할빈대학을 졸업하고 밀산조중에서 교편을 잡았다가 90년대에 하해하여 관내에 진출, 산전수전을 겪은후 고향에 돌아와 촌장이 된 리종국씨는 국가의 변강 농촌지원정책의 혜택으로 하마래마을 40여호의 농호들에서는 호당 2만원씩 내고 번듯한 새 기와집에 들게 되였다고 자랑한다.

촌민들은 촌장인 리종국씨에 대해 엄지를 내든다. 50세인 종국씨는 이 마을에서 가장 젊은 성인남성이다. 촌민들은 로인과 병약자들의 시중군으로 되여 촌민들을 위해 앞뒤로 뛰여다니는 리종국씨의 로고가 한두가지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문구장에서 휴식의 문구를 치고있는 촌민들.

새로 지은 널직한 촌정부청사 북쪽마당에는 인조잔디로 된 깨끗하고도 반듯한 문구장이 있다. 할 일없는 마을사람들이 매일처럼 모이는 장소이기도 한 문구장에서 마을로인들을 만나보았다.

《이 하마래라는 동네가 먼 옛날부터 길이 험해서 누르하치(한왕)도 말에서 내렸다는 고장이 아니요? 소를 방목할 수도 없는 고장이지요. 소가 바위에서 굴러떨어지거나 나무에 걸려죽다보니 이 고장에서는 소방목은 엄두도 못낸다오.》 지창묵로인이 하는 말이다. 젊은이들이 없다보니 농사도 한족들에게 넘겨주고 하늘을 바라보면서 송이돋기만을 기다린다는것.

송이가 가장 많이 돋을 때에는 하마래마을에서만 30톤을 뽑았다고 한다. 하마래에서는 송이버섯을 뜯는다고 하지 않고 그냥 뽑는다고 말한다. 송이가 잘 돋는 해에는 호당 1만5천~2만여원의 수입을 올릴수 있고 평년이면 7~8천원씩 수입할수 있지만 하늘이 잘해주지 않아 송이가 돋지 않으면 공탕을 치게 된단다. 부지중 지창묵로인의 입가에서 흘러나오는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온 일년 놀다가 한두달사이에 송이만 뽑아 그만하면 짭잘한 수입이 아닌가고 물었더니 지창묵로인은 모르는 소리라고 웃는다.

원래 이 마을 사람들은 국영부유림장과 삼합향정부로부터 산을 도급맡고 해마다 도급비용을 상납하고 있었던것이다. 재작년에는 송이가 얼마 돋지 않았고 작년에는 한뿌리도 뽑지 못했지만 도급비는 어김없이 상납해야 했다. 제때에 도급비를 상납하지 않으면 계약에 따라 도급이 해제되기 때문이다. 어떤 집들에서는 최저생활보장금을 받아 송이밭 도급비용을 상납한다고 한다.

얼마씩 상납하는지를 묻자 로인들은 집에 가서 령수증을 가져다 보인다. 김종식씨의 가정을 례로 들면 2011년도까지는 1426원을 납부하였으나 그 후부터는 2778원씩 납부하였다. 국가에서는 농민들의 부담을 경감시키라고 수차 강조하지만 수도와 거리가 먼 이곳에서는 림장이 정책이면 곧 법이라는것이다. 농호들과의 조율도 없이 일방적으로 도급계약에서 상납금액을 올렸지만 농호들은 갑이 아닌 을이여서 벙어리 랭가슴이다.



촌민들이 내놓은 도급비 납부 령수증은 합법적인 령수증이 아니였다.

올해부터는 송이를 뽑아 자기절로 처리할수 있다고 하지만 몇년전까지는 송이를 뽑아 시장가격보다 저렴하게 림장에 팔아야 했고 가만히 시장에 내다 팔면 송이밭도급을 해제하는 등 강경한 정책때문에 하마래사람들은 이중삼중으로 고초를 겪어야 했다.

리종국씨는 당과 정부를 굳게 믿는다고하면서 올해부터는 정책이 많이 좋아져서 농민들의 부담도 많이 경감될것이라고 내다보고있다. 송이가 돋는 철이면 하마래마을에서 송이축제와 같은 행사를 만들고 농민들이 산에서 뽑은 송이를 농가에서 구워먹기, 송이뽑기체험 등 다양한 송이관련행사를 조직하여 산 좋고 물 좋지만 편벽하여 이름조차 모르는 고장이였던 하마래마을을 동네방네가 아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야심찬 타산을 이야기한다.



1. 활동실. 2. 손두부 3. 토닭 4. 한왕산성

그는 경을 얻기 위하여 진달래축제로 유명세를 타는 진달래민속촌을 수차 방문하였다고 하면서 룡정하면 송이, 송이하면 하마래 이렇게 하마래(부유촌)마을이 유명해질 날이 꼭 있을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굳이 송이철이 아니여도 자연산곰취와 같은 산나물과 하마래콩으로 앗는 손두부, 집마당에서 키우는 토닭, 달콤한 사과배와 살구 등으로 하마래를 찾는 관광객들을 맞이할것이라고 하면서 연길이나 룡정에서 한왕산성을 찾아 등산하는 분들이 하마래마을에 들려 마을구경이라도 하고 가기를 바랐다.

답사를 마치고 뒤로 밀려가는 한왕산성을 차창으로 내다보면서 《올해에는 하늘이 잘해주겠지요~》하던 지창묵로인의 말이 자꾸 귀가를 맴돌아 《하늘과 하늘과 하늘》을 이글의 제목으로 달았다.

(참고: 하마래마을에서 연길까지는 80킬로메터, 룡정까지는 65킬로메터이며 마을 동남쪽으로 4킬로메터 거리에 한왕산성이 있으며 서북쪽으로 8킬로메터 거리에 천불지산 주봉이 있다.)

편집/기자: [ 김태국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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