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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태원 아내가 들려주는 '자폐 아들' 키우는 법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5.07.12일 09:48
[여성조선] 김태원 아내 이현주의 가족 소통법



그룹 부활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 김태원의 아내 이현주 씨가 엄마들과 시간을 가졌다. 자폐를 앓고 있는 아들과 독한 사춘기를 겪은 딸을 키운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많은 엄마가 공감했다.

전라남도 여수교육지원청 강의실. 특수교육 학생과 그 가족의 소통 이야기를 듣기 위해 여수교육지원청이 작은 강연 자리를 만들었고 이현주 씨를 강사 자격으로 초청했다. 언론에 알려진 대로 이현주 씨는 자폐를 앓고 있는 아들 우현이, 그 옆에서 힘들어한 딸 서현이 남매를 기른 감동 스토리를 가진 주인공이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삶이란 비슷하지만 그녀에게 육아는 조금 더 무거운 편이었다. 천천히 자라는 아들은 여전히 느릿한 속도로 자라고 있고 딸은 사춘기를 독하게 앓았다. 그러나 우현이는 일반 학교에 다닐 정도로 성장하고 있고, 서현이도 뮤지션이라는 꿈을 위해 당당하게 열정을 쏟아 붓는 중이다. 이 씨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면 여자가 아닌 엄마로서의 삶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절로 알게 된다.

자신과 같은 처지에서 삶을 충실하게 살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사전에 신청한 엄마 60여 명이 자리에 모였다. 이 씨는 처음 하는 강연인데도 엄마들과 교감하면서 자연스럽게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엄마’로서의 시간

“제가 특별한 사람이 아닌데, 남편 덕분에 이 자리에 서게 됐습니다.(웃음) 같은 입장에 있는 부모, 엄마로서 오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용기를 냈습니다. 강연이 아니라 함께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싶어서 나오게 됐습니다.”

많은 사람 앞에서 강연하는 것이 처음인데도 이 씨는 차분하게 인사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녀는 본인이 걸어온 시간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듯 들려주었다. 올해 초, 이 씨의 가족 이야기가 소개된 다큐 프로그램 KBS, <인간극장>의 편집본을 보여준 다음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제가 남편을 19살에 만나서 10년간 연애했어요. 29살에 결혼을 했고, 32살에 첫아이를 낳았어요. 다음에 둘째를 낳았는데, 둘째 아이가 조금 달랐어요. 큰아이를 키운 경험이 있어서 금세 알겠더라고요. 아이가 다르다는 걸요. 벽을 보고 엄마를 부르고, 뭐든지 느렸어요. 아이에게 이상이 있다는 결과가 나올까봐 두려워서 병원에 못 가다가 조금씩 현실을 받아들이고 아이도 받아들이기 위한 전쟁이 시작됐어요.”

이 씨는 자폐를 두고 병이라는 표현을 쓰는 데 거부감을 가진 사람도 많지만, 본인은 차라리 아프다고 말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다르다’보다는 ‘아프다’가 좋았다고. 자폐는 치료방법이 따로 없기 때문에 아프면 낫게 된다는 희망이라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아픈 아이’와 함께하며 이 씨는 참으로 슬프고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빠와 갈등이 커져요. 저도 그랬어요. 아침에 눈을 뜨면 한숨부터 나왔어요. 오늘은 이 아이와 무엇을 해야 할지 깜깜했어요. 비단 장애아뿐 아니라 건강한 아이들을 키우다가도 이런 순간을 맞닥뜨리게 되잖아요. 여기에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아빠가 있었어요. 가족 간 사랑과 믿음이 없어지고 평화도 사라졌어요.”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들은 경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은 사회성이 없어서 소통이 힘들다. 엄마는 받아들이는데, 아빠는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시간이 반복된다. 가족 간 사랑과 믿음이 없어진다. 평화도 사라진다. 이런 순간들이 수시로 생긴다.

이 씨 가족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아이에게 어떤 치료를 해도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이 씨는 용감한 선택을 한다. 가족이 떨어져 살기로 결심했다. 우현이를 지키기 위해서 나머지 가족 세 명이 힘들게 지내는 삶을 선택했다. 우현이와 그녀는 필리핀으로 떠났고, 남편은 한국에, 딸은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유학을 갔다. 김태원은 기러기 생활을 오래 한 연예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우현이는 16살이지만 행동은 두세 살 수준이에요. 말은 더 못하고요. 필리핀에서는 일반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그곳은 사립학교에 보내면 의무교육이 적용되지 않아 성적이 안 되면 수료를 안 시켜줘요. 그래도 잘 적응하고 있는 편이라서 만족스러워요. 그곳의 교육 시스템은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데, 엄마 입장에서 지켜보면서 희망도 보았고 꿈도 보게 됐어요.”

아이를 위한 꿈, 힐링 캠프

참 신기한 것은,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는 것이다.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요. 외국에서 장애인 공동체를 운영하는 것을 보고 저도 그런 것을 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어요. 알아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지역 주민의 반대로 힘들더라고요. 돈도 더 많이 벌어야 하고, 재단 설립도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차라리 다른 데 돈을 쓰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는 몇 년 전부터 필리핀에서 자비로 진행하는 캠프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 씨는 한국의 자폐아 가족을 필리핀으로 초대해서 ‘힐링캠프’라는 이름의 작은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서 인연이 된 특수교육 선생님과 뜻이 맞아서 작은 규모로 시작한 일인데, 가족들의 치유 효과가 생각보다 컸다.

“4년 전에 시작했어요. 제가 기획하고 주변의 아는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요. 우현이가 한국에 있을 때 인연이 있었던 장수초등학교의 선생님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해봤어요. 제가 필리핀에서 성당에 다니는데, 수녀원에서 1박2일 코스로 준비했어요. 선생님들이 게임 준비를 해주시고, 상담 프로그램, 치유 프로그램 등을 구성했더니 부모님들의 반응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분들의 아픔을 제가 잘 알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치유력이 있다는 것을 잘 알죠.”

실제로 이 씨가 일 년에 2~3회 진행하는 캠프는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집이 아닌 필리핀이라는 새로운 장소에서 가족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이해의 폭을 더 넓혀준다.

사춘기 우울증을 겪은 딸을 키운 경험도 이 씨를 많이 성장시켰다. 크리스 레오네라는 이름으로 뮤지션이 된 딸 서현이는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를 그만뒀다. 아픈 아이를 돌보는 동안, 다른 한 아이도 아프고 있었다. 아이가 힘든 상태라는 것을 알고 나서야 형제자매에게 더 잘해줘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사춘기 딸, 평범하지 않은 남편, 아픈 아들. 이 세 명과 함께 살아오면서 깨달은 것은 가족은 떨어져 살아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살아 있으면 되는 거예요. 가족은. 뭘 더 바랄 것이 있겠어요. 제 경험을 발판으로 힘들어하고 있거나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가족들의 손을 잡아주고 싶습니다.”

이 씨의 솔직한 인생 이야기를 들은 엄마들은 “가족 이야기에 정말 감동받았고, 나도 가족으로부터 힘들 때 어떻게 소통을 해야 할지 생각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 씨는 앞으로도 캠프를 통해서 소통하지 못한 가족들에게 희망과 소통의 기회를 주는 것이 목표라고 하면서 강연을 마무리했다.

여성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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