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나우뉴스]
비정한 부모를 만나 쓰레기통에 버려진 아기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스페인 경찰이 길에 설치된 쓰레기통에서 갓난아이를 발견했다고 현지 언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기는 마드리드 외곽 메호라다델캄포 지역의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었다.
버려진 아기가 발견된 건 우연이었다. 오전 일찍 반려견과 함께 한가롭게 산책을 하던 한 주민이 어디선가 새어나오는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고 경찰에 신고했다.
"희미하지만 분명 길에서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말에 출동한 경찰은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쓰레기통을 의심했다. 경찰은 소방대의 협조로 땅에 매립돼 있는 쓰레기통을 열고 쓰레기더미를 뒤지다가 울음소리가 새어나오는 백팩을 발견했다.
백팩을 열자 플라스틱 봉투에 넣어져 울고 있는 아기가 나왔다. 생후 1~2주 되어 보이는 남자아기였다. 조금이라도 시간이 지연됐다면 아기는 발견됐어도 목숨을 잃을 뻔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뜩이나 날씨가 더워 숨이 막히는데 해가 뜨기 전에 아기를 발견한 게 행운이었다"며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 낮이 되었다면 아기는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사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선 몇 주째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병원으로 옮겨진 아기는 다행히 건강하게 회복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경찰은 아이를 버린 부모를 찾고 있다. 경찰은 아기가 병원에서 태어난 뒤 버려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기를 플라스틱 봉투에 넣은 뒤 다시 백팩에 넣은 걸 보면 사실상 죽이려 한 것과 다를 게 없다"며 "부모가 버린 것이라면 살인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스페인 경찰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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