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이병헌은 이병헌이었다. 베드신부터 액션, 내면연기까지 다채롭게 펼쳐냈다.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이하 '협녀', 박흥식 감독, 티피에스컴퍼니 제작)은 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에 첫 공개됐다.
'협녀'는 칼이 곧 권력이던 고려 말 왕을 꿈꿨던 한 남자의 배신, 그리고 18년 후 그를 겨눈 두 개의 칼, 뜻이 달랐던 세 검객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을 그린 영화다. 이병헌의 이른바 '50억 협박사건' 이후 첫 국내영화 복귀작으로 일찍부터 관심을 모은 작품.
이번 영화는 이병헌의 논란이 불거지며 1년 넘게 개봉일을 잡지 못했지만 영화가 공개되기 전부터 관계자들 사이에서 관심만큼은 뜨거웠다. 드디어 세상에 공개된 '협녀'는 화려한 스케일과 영상미, 유려한 액션으로 눈을 사로잡으나 스토리는 아쉽다. 관객이 몰입할 틈 없이 시종 비장미만 흐른다. 배우들의 연기가 살려냈다.
그중에서도 이병헌의 연기가 압권이다. 고려를 얻기 위해 배신을 택한 야심가 유백을 연기한 이병헌은 배우로서 가치를 121분 내내 증명해 보였다. 권력을 향한 야심과 월소(전도연), 홍이(김고은)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매특허 눈빛 연기로 표현했다. 과거 장면에서는 종종 코믹, 능글 맞은 연기도 펼쳤다. 희극과 비극을 모두 오가는 이병헌 장기가 십분 발휘된 셈.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영화에서 그가 펼친 멜로의 농도가 제법 짙다. 영화 전체를 통틀어 중요한 감정선이 바로 유백을 중심으로 하는 멜로다. 이병헌의 연기는 흠잡을 데 없으나 문제는 그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다. 여전히 그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날카롭고 따갑기만 한 가운데 관객이 그의 멜로에 몰입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과연 '협녀'가 대중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주목된다.
'협녀'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00), '인어공주'(04), '사랑해, 말순씨'(05)의 박흥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8월 1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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