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동안 짠지장사를 견지해온 안상근 김련화 부부
료양시 201병원 맞은켠에 있은 위국로농무시장으로 들어가면 “련화짠지집”이란 가게가 보인다. 비록 자그마한 짠지가게지만 안상근(54) 김련화(53) 부부는 24년을 하루와 같이 지켜오면서 한국행 못지 않는 짭짤한 경제수익을 올리고있다.
“고생한 보람이 있어요.” 반달웃음을 지으면서 예기하는 안상근 김련화 부부, 가볍게 하는 소리 같아도 그안에 분명 24년동안 걸어온 희, 노, 애, 락이 들어있었다.
길림성 반석시 명성진 석산촌 태생인 안상근 김련화 부부는 고향에서 농사하다가 1990년도 료양으로 이사오면서 짠지장사를 시작했다. 9개월동안 아글타글 장사해도 돈이 보이지 않아 안상근씨는 있는 돈을 모아 로씨야에 보따리장사로 떠났다. 돈을 벌기는 커녕 2만원의 빚더미에 깔렸다.
첫 실패의 쓴맛은 결국 기회로 돌아오게 되였다. 료양으로 돌아온 안상근씨는 돈 2천원을 꿔 그만뒀던 짠지장사를 재시작했다. 1992년 4월 1일, “련화짠지집”이 정식 개업되였지만 처음에 장사가 잘안돼 한동안 돈이 보이지 않았으며 딸 공부도 시켜야지 빚도 갚아야지 집세도 내야지 경제적부담이 컸다. 그러나 실패를 겪어봤던 안씨부부는 아무리 어려워도 포기할 생각을 꺼내지 않았다.
“이 시장에서 가장 일찍 나온 집이 우리밖에 없어요.” 창업초기부터 안씨부부는 매일 새벽 2시, 3시에 깨나 짠지를 준비했으며 밤 7시까지 평균 13시간씩 장사를 해왔다. 맛소문이 퍼지면서 단골손님도 점점 많아졌다.
그러다 1998년 안씨부부는 생에 첫 아빠트를 구매했으며 이듬해 고향에서 어머님을 모셔와 2006년 세상 뜰 때까지 근 십년간 정성껏 보살폈다. 옛날추억을 돌아보면서 안상근씨는 “우리 부인에게 정말 감사해요”며 토로했다. 새벽부터 깨나 일하면서 장사하는 틈새에 어머님께 하루 세끼도 차려주는 등 부인의 수고가 안상근씨에게 있어서 너무 고마웠기때문이다.
2007년 대련외국어학원에서 졸업하고 대련휴렛패커드(惠普)회사에 취직한 딸 안해단씨를 위해 안씨부부는 모든 저축을 꺼내고 20여만원의 빚도 지면서 대련시내에 70여평방메터짜리 아빠트 한채를 선물해주었다. “2007년부터 장사가 너무 잘되기 시작하니 빚도 그 해에 갚았어요”며 안상근씨가 흐뭇했다.
“마음으로 마음을 바꾸어야 장사가 잘 되지요.” 맛도 중요하지만 장사가 잘될수 있는 비결이 “인심”에 있다고 안상근씨가 꼬집었다. 시장에서 어려운 사람을 만나면 짠지도 선물해주고 오는 손님마다 웃는 얼굴로 모시면서 푼전의 리익을 전혀 따지지 않았다. 성질이 소박한 안씨부부는 주변 가게의 일손도 많이 도와주며 춘절전마다 한집한집 설인사를 하면서 짠지를 선물해주군 한다. 이렇게 20여년간 마음으로 마음을 바꾸는 노력으로 주변에서 안씨부부에 대한 평가가 좋았으며 딸 결혼식때도 시장의 한족들이 축하하러 많이 찾아왔다.
현재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로 승격된 안씨부부는 “지금의 행복한 생활이 너무 만족스럽다”며 “벌써 60세를 앞두었지만 웃으면서 찾아오는 손님들을 볼적마다 정말 장사를 놓이기 싫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최동승기자
출처: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