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회담의 합의를 환영한다
남북 고위급 회담 협상이 43시간 만에 극적으로 타결되었다. 지난 4일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시작되어 이후 포격 도발로 격화된 남북관계 긴장 국면이 고위급 회담의 타결로 일단락되었다. 우리는 전 세계가 우려하던 일촉즉발의 한반도 군사긴장이 일단 해소되었다는 점에서 남북협상타결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우리는 이번 남북회담에서 거둔 몇 가지 성과에 주목하고 싶다. 첫째, 한국정부는 북한의 지뢰도발에 대한 사실상 사과를 이끌어 냈다. 북한은 그동안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자신들의 도발행위에 대해 사과는커녕 조작극이라는 적반하장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에는 ‘유감’이라는 표현을 통해 도발을 시인하는 이례적 태도를 보였다. 이는 우리정부의 일관된 원칙의 견지가 이끌어낸 성과로 평가된다.
둘째, 우리정부는 남북회담 과정에서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관용이 없다’는 일관된 입장을 밀고 나갔다. 이는 과거 남북대화에서 이른바 ‘저자세’ 논란이 일고 내부 혼란을 겪던 모습과 확연히 대비된다. 북한정권은 이번 과정을 통해 적지 않은 교훈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우리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요구를 받아들이며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전제조건을 합의문에 포함시킨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된다. 이번 과정을 통해 북한정권이 대북확성기 방송 등 외부로부터의 정보유입을 극도로 두려워한다는 사실이 재확인 되었다. 따라서 합의 번복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북한에게 구속력 있는 장치를 마련한 것은 잘한 일이다.
이번 남북회담의 타결은 국민들이 인내심을 갖고 동요 없이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정부가 이런 기대에 부응하여 원칙을 견지하며 지혜로운 협상전략을 펴서 얻은 성과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그 노고에 감사드린다.
북한정권은 이번 일을 통해 남북긴장을 이용하여 체제불안을 미봉하려는 상투적인 수법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고 개혁개방의 길로 나가야 할 것이다. 이후 이번 회담의 합의사항이 잘 실천되기를 기대한다.
2015년 8월 25일
(사)시대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