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의 첫 안드로이드폰으로 꼽히는 ‘블랙베리 베니스’의 실제 사진이 공개됐다. 블랙베리 제품을 다루는 커뮤니티인 크랙베리에 베니스가 작동하는 사진과 슬라이드 부분의 이미지가 올라왔다.
베니스는 블랙베리가 자체적인 블랙베리OS 대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올리는 첫번째 기기로 주목을 받아왔다. 운영체제와 그에 딸린 보안 서비스, 블랙베리 인터넷 서비스, 블랙베리 메신저 등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사실상 블랙베리의 색깔이기 때문에 직접 안드로이드폰을 만든다는 것은 의외의 결정이다.
그 동안 블랙베리는 안드로이드를 수차례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선뜻 안드로이드를 끌어안기는 쉽지 않았다. 블랙베리는 자체 운영체제인 블랙베리OS10을 만들기 위해 QNX를 인수하고, 제품 출시 시기를 늦추면서 스마트폰 시장에 제때 대응하지 못했던 과거가 있다. 블랙베리OS10의 첫 제품은 블랙베리의 장점인 QWERTY 키보드를 떼어낸 제품이었다.
블랙베리는 쉽지 않은 경영 상태를 벌써 몇 년째 겪고 있는 상태다. 블랙베리는 안드로이드를 서서히 끌어안고 있는 모양새다. 블랙베리OS는 안드로이드 앱을 자연스럽게 돌릴 수 있는 호환 모드가 있다. 자체적인 블랙베리 앱스토어가 있긴 하지만 안드로이드의 앱 생태계를 시원스럽게 뒤따를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블랙베리는 조금 더 적극적인 수용, 블랙베리 하드웨어에 안드로이드OS를 올리는 것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게 바로 블랙베리 베니스다.
하지만 블랙베리 베니스는 우리가 상상하던 형태의 블랙베리폰은 아니다. 일단 가장 대중적인 블랙베리라고 하면 가로로 긴 화면과 그 아래에 QWERTY 키보드가 달려 있는 형태다. 우리나라에서 판매했던 ‘9900볼드’나 Q10, Q5 같은 제품이 대표적인 형태다.
베니스는 과거에 유행했던 슬라이드 형태의 디자인을 했다. 평소에는 일반 스마트폰과 거의 같고, 화면을 밀어올리면 물리 키보드가 나오는 방식이다. 윗면에는 SIM카드와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이 달려 있다. 이전에 @evleaks가 공개했던 영상이나, 렌더링 이미지와 크게 다르진 않지만 사진으로 보이는 제품의 인상은 조금 더 크고 둔탁하면서 두꺼운 느낌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8OP2QthtnP0&
☞Youtube에서 영상 보기;feature=youtu.be
물론 유출된 이미지 자체가 블랙베리 베니스의 실물일지도 확실치 않다. 최근 나온 블랙베리 패스포트나 클래식 등 블랙베리의 디자인과도 차이가 있다. 여전히 개발중인 제품으로 재질이나 마감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5.0, 혹은 5.1대의 롤리팝으로 보인다. 이미지로는 별도의 런처가 눈에 띄지는 않고, 구글의 ‘구글나우 런처’가 깔려 있고, 구글플레이스토어도 있다. 창 전환 화면은 블랙베리OS의 이미지가 남아 있긴 하지만 블랙베리의 색깔보다는 블랙베리가 충실하게 안드로이드폰을 만든 쪽에 가깝다.
블랙베리의 정책이 안드로이드폰으로 가는 것인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 아직은 베니스가 노키아의 X폰처럼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이용하는 제품에 대한 시도일 가능성이 높다. 블랙베리가 안드로이드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면 블랙베리Q10이나 클래식의 폼팩터를 쓰지 않았을까? 블랙베리 베니스는 올 하반기에 출시된다.
최호섭 기자 allov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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