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부도 등 수년째 방치
사유재산이라 허가취소 못해
지방자치단체들이 도시 개발을 위해 건축허가를 내준 대형 건물과 각종 리조트·레저 시설물이 수년째 공사가 중단된 채 도심지 흉물로 방치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4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대진의료재단이 1995년 경기 동두천시 지행동에 지상 21층 규모로 착공한 동두천제생병원은 2011년 골조 외벽공사 및 내부공사 30%를 마치고 공사를 중단한 채 21년째 방치되고 있다. 대순진리회의 종단 내부 문제보다 대진대 의과대학 설립이 무산된 것이 공사 중단의 가장 큰 이유였다. 동두천시는 최근 제생병원의 조기 개원을 위해 행정지원을 약속했지만 언제 개원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2009년 경기 의정부시 장암동에 준공한 콘도와 호텔, 워터파크 시설인 아일랜드 캐슬은 L건설의 유치권 설정과 공매 등으로 7년째 개장도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관리수탁사인 H신탁 등이 최근 K리조트사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조기 영업개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D건설이 2007년 경기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통일동산에 착공한 휴양콘도미니엄 건물 31개 동(1265실·사진)도 부동산경기 침체로 사업비를 제때 조달하지 못해 2009년 공정률 33.5%인 채로 버려진 상태다.
부산 황령산 유원지에는 스노우 캐슬(실내 스키돔)이 2007년 착공됐지만 사업시행자 부도로 방치되자 부산시가 민간투자자의 휴양시설 추가조성 등 개발계획안을 마련하며 대책 수립에 부심하고 있다. 또 경북 포항시 죽도동 V타워와 용흥동 K아파트도 착공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시공사 부도로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도심 속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이밖에 국방부가 2013년 군사제한구역 내 주민재산권 보호를 위해 매입한 대구시 둔산동 일대 건물 20여 채도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폐허 상태로 남아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다.
이같이 건물이 공사중단으로 흉물로 방치된 원인으로 경기불황에 따른 사업자의 부도가 가장 큰 것으로 지적되지만, 해당 지자체는 사유재산이란 이유로 허가취소도 하지 못하고 공사재개만 촉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주영(도시공학) 대진대 교수는 “도심지 공사중단 건물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적극 나서 건물을 매입하거나 민간투자자를 구해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