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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고 들어간 난민촌은 생지옥 ‘아일란의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기타] | 발행시간: 2015.09.06일 03:24

4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켈레티역 앞에서 아이를 무동 태운 한 시리아 난민을 헝가리 민족주의자가 막아서고 있다. 독일 등 다른 서방국가로 가기 원하는 난민들이 모여 있는 켈레티역에선 이날 이 같은 충돌이 수차례 발생했다. [AP=뉴시스]

5일 요르단의 자으타리 시리아 난민 캠프. 요르단 북부 시리아 국경에서 15㎞ 떨어진 곳이다. 시리아 난민들은 2012년부터 이곳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현재 8만3000여 명의 난민이 생활하고 있다. 이 중 절반 정도가 아이들이다. 캠프 안에는 학교가 있고 중심에는 상업지구 비슷한 구역도 형성됐다. 중동 최대의 거대 난민촌이다.

캠프는 사막 위의 거대한 수용소와 같다. 캠프 외곽은 장갑차와 군인들로 둘러싸여 있다. 캠프 바로 위로는 전투기가 굉음을 내며 수시로 날아다닌다. 캠프와 행정 건물엔 철조망이 쳐져 있다.

생활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생지옥과도 같다. 물과 전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식량은 1인당 월 20디나르(약 3만3500원)를 바우처(비자카드) 형태로 받는다. 국제원조 규모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이 카드로 캠프 안의 상점에서 음식을 사 먹는다. 요르단 민간 소유인 이 상점은 캠프 내 판매독점권을 갖고 있다. 외부보다 판매가격이 3~4배나 높다. 난민 상대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식량 자체도 충분치 않다.

하지만 그들의 눈빛은 여전히 강렬하다. 캠프에서 만난 몇몇 아이에게 “가장 원하는 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언제 집에 돌아가요” “언제까지 여기서 지내야 하나요” “차가운 물을 구할 순 없나요” “난민 캠프 밖은 어떻게 생겼어요” 등의 물음이 되돌아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캠프에 온 뒤 태어났거나 아주 어린 나이에 이곳에 온 아이들은 캠프의 비참한 삶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들은 외부 세상은 전혀 모르고 살고 있다. 그들이 아는 우주와 세계는 오직 캠프 안뿐이다. 삶에 대한 지식과 이해는 캠프 밖 아이들보다 한참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아이 엄마는 “TV에서 본 초록색 공원은 왜 우리 캠프에는 없어?” 하는 아이 물음에 선뜻 대답을 떠올리기 힘들었다고 한다.

학교 역시 열악하다. 요르단 정부가 캠프에 배치한 교사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쳐 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아이들의 미래에 큰 관심이 없다. 각 반의 학생 수가 75~95 명이나 돼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도 않는다. 요르단 당국은 ‘모든 교사는 요르단 국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법을 만들었다. 이 때문에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시리아 난민이 있어도 교편을 잡을 수 없다. 캠프 학교는 아이들의 미래를 보장하기보다 오히려 망치고 있는 셈이다.

난민들이 캠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행정 보조업무 정도다. 이에 종사하는 시리아인에게는 100~200디나르(약 16만8000~33만6000원)가 월급으로 나온다. 반면 무경험자인 요르단 교사는 1000디나르(약 170만원) 이상을 받는다.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는 없고 일을 한다 해도 충분한 돈을 벌 수 없다. 수많은 난민이 난민 캠프를 탈출해 목숨을 걸고라도 유럽으로 가려는 이유다. 세 살 꼬마 ‘아일란의 비극’은 이곳에서 여전히 불안한 싹을 틔우고 있다.

아이들은 가정에서도 부모의 보살핌을 받을 수 없다. 아버지들은 대부분 지금도 시리아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운이 좋다면 지금도 살아서 정부군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을 것이다. 운이 좋지 않다면 이미 죽었거나 정부군에게 잡혀 있을 것이다.

중앙SU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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