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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족쇄' 푼 HDR TV… 더 어둡고, 더 밝아졌다

[기타] | 발행시간: 2015.09.07일 03:07
[獨 IFA서 주목받은 TV 신기술]

TV가 표현하는 빛의 범위 기존의 10배 수준으로 확대

삼성 "눈부신 TV 일출장면 보라", LG "어둠 속에서도 생생한 풍경"

각각 明·暗 강조한 영상 선보여

4일(현지 시각)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인 'IFA 2015'가 열리고 있는 독일 베를린의 한 호텔에서 LG전자가 미디어 행사를 가졌다. LG는 올해 전시회에 공개한 TV 신제품과 지난해 나온 자사(自社) 제품을 나란히 비교해 보여줬다. 신제품은 유리창 너머로 실제 풍경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만큼 두 제품의 실감 차이가 확연했다. 한 기자가 "신제품을 부각하려고 일부러 기능이 떨어지는 비교 대상을 갖다놓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1년 만에 확 달라진 TV 화질(畵質)이 'IFA 2015' 전시회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지난해 일제히 초고화질(UHD) TV를 전면에 내세웠던 삼성전자·LG전자와 일본의 소니·파나소닉은 올해 일제히 'HDR 초고화질 TV'라는 새로운 제품을 들고 나왔다. 사람 눈과 비슷하게 자연스러운 영상을 보여주는 'HDR(High Dynamic Range)'은 초고화질 시대에도 남아 있던 브라운관 TV 시대의 낡은 유물인 '빛의 제약'을 벗어던진 신기술이다.

◇1년 만에 확 달라진 TV 화질

TV 메이커들은 전시장에서 작년 제품과 올해 신제품을 나란히 붙여놓고 그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신제품은 화소(畵素·이미지를 표현하는 최소 단위)나 프레임(1초에 들어가는 화면) 수 등 기본 화질은 기존 초고화질 TV와 똑같은 제품이다. 그런데도 가히 혁신적으로 화면이 달라진 것이다. 한 관람객이 "TV 메이커들이 1년 전 자사 제품을 깎아내리는 '자기 부정'에 빠졌다"고 말할 정도다.

지금까지 TV 업체들은 한 화면에 더 많은 화소를 집어넣는 식으로 선명도를 높여왔다. 800만 화소의 초고화질 TV가 그 극점(極点)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초고화질 TV도 30년 전 브라운관 TV를 뛰어넘지 못한 화질 요소가 남아 있었다. 바로 빛 재현도다. 인간의 눈으로 보는 현실 풍경의 밝기는 0니트(암흑)에서 4만니트(햇볕)까지 광대하다. 1니트는 촛불 한 개 밝기다. 하지만 LG전자 백선필 상품전략팀장은 "브라운관 TV 시대에는 기술적 제약 때문에 100니트가 넘어가는 자연의 빛은 담아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TV 업계는 이 100단계의 기준을 '스탠더드 다이내믹 레인지(SDR)'라는 표준으로 삼아왔다. 4만 단계나 되는 다채로운 현실의 빛을 100단계로 축소해 보여온 것이다. 삼성전자 장성환 수석은 "이 기준에 따라 만든 TV는 일정 수준 이상으로 밝은 풍경은 다 희뿌옇게, 어두운 풍경은 전부 캄캄하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明, LG전자는 暗 강조

TV 메이커들은 브라운관 시대의 '빛의 족쇄'를 벗어나기 위해 HDR 기술을 개발했다. HDR은 TV가 표현하는 빛의 범위를 기존의 10배인 1000니트 수준으로 확 늘린 것이다. 하드웨어 성능이 충분히 좋아지고 용량이 큰 영상을 압축·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가능해졌다. 올해가 그 원년이 된 것이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5’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LG전자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살펴보고 있다(위 사진). TV가 표현하는 빛의 범위를 확장한 HDR 기술을 적용해 어두운 장면도 여러 단계로 세분화해 깊이 있게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HDR 기술로 일출 장면을 보여주는 등 밝고 선명한 화면을 강조했다(아래 사진). /LG전자 제공·신화 뉴시스

TV 메이커들은 더 어둡고 더 밝은 풍경을 담아내는 HDR의 장점을 부각하기 위해 과거에는 금기시됐던 장면들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전략을 택했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경우, 일출부터 일몰까지 태양의 하루 궤적을 담은 1분 20초짜리 풍경 영상을 제작해 IFA 전시장에서 틀고 있다. 반대로 LG전자는 어두운 거리, 밤 풍경에 초점을 맞춘 영상을 보여준다.

과거 TV에서라면 삼성의 영상은 대부분 희뿌옇게, LG의 영상은 모두 까맣게 나왔던 장면이다. 삼성전자는 ‘명(明)’을 강조하고, LG전자는 ‘암(暗)’을 강조하는 상반된 길을 택한 것이다. “눈부심을 느껴보라”(삼성전자), “어둠 속에도 살아있는 풍경을 보라”(LG전자)는 식이다. 그 차이는 밝은 화면을 표현하는 데 더욱 강점을 가진 삼성 SUHD TV와 후면 광원(光源)이 필요 없어 완벽한 검은색을 표현할 수 있는 LG전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서로 다른 특성이 만든 결과다.

두 회사의 TV 사업을 이끄는 삼성전자 김현석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사장)과 LG전자 권봉석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부사장)의 영상 철학도 확연하게 나뉜다. 삼성전자 김현석 사장은 “아침에 해가 뜨는 장면을 눈으로 보면 눈부시다. 이제 TV의 일출 장면을 보면서 눈부심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LG전자 권봉석 부사장은 “HDR기술은 검은 밤하늘에 날아가는 까마귀를 선명하게 표현하는 기술이라고 보면 된다”며 “완벽한 블랙이 완벽한 컬러를 만든다”는 문장으로 HDR의 특징을 요약했다. 세계 TV 업계 1, 2위를 달리는 두 업체의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HDR(High Dynamic Range·고다양성 범위)

사람이 눈으로 보는 실제의 풍경과 같은 다채로운(Dynamic) 범위(Range)의 명암을 세밀하게 분석해 보여주는 기술. 브라운관 TV 시대에 정해진 옹색한 빛 표현 수준을 높였다(High).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밝은 부분은 더 밝게 표현한다.

☞니트(nit)

빛의 밝기를 나타내는 단위. 1니트는 1㎥의 공간에 촛불 한 개가 켜진 밝기.

[베를린=이길성 기자 atticus@chosun.com]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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