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여우의 꼬리는 결국 감출 수 없다. ‘아베담화’는 정성스레 포장을 했지만 국제사회가 볼 때는 결국 여우의 꼬리가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아베담화’는 긴 문장에 화려한 문체로 특히 국제사회에서 촉각을 기울였던 ‘침략’, ‘식민’, ‘반성’, ‘사죄’ 4가지 핵심 단어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성의라는 두 글자가 유독 부족했다.
과거 한 때 역사 문제를 언급하면서 아베는 여러 차례 “전체적으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행동으로 이를 보여주지 않은 점은 두고라도 말에서도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지 않았다. 무라야마 당사자도 ‘아베담화’를 듣고는 아베담화의 사죄 대상과 원인은 모두 불분명하고,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통치’ 등의 행위는 그저 단어로 나열했을 뿐 무엇을 사죄하는지 도대체 알 수 없다고 직언했다.
초점이 모아졌던 ‘아베담화’에서 아베는 이렇듯 말 장난을 치며 전후 70주년을 은근슬쩍 넘어가려 했다. 아베는 ‘사죄’를 말했지만 그가 직접 사죄한 것이 아니고, ‘침략’과 ‘식민통치’를 언급했지만 결국 이것이 일본이 한 일임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
‘아베담화’ 전체는 일본 침략역사의 만행을 애써 회피하고 심지어는 일본의 식민과 침략 역사까지도 외면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베의 ‘반성’은 공허한 고백이 될 수 밖에 없다. 반성의 밑바닥부터가 잘못됐는데 성의라는 걸 과연 찾을 수 있을까?
이 점은 그다지 놀랍지도 않다. 20년 전 ‘무라야마 담화’라는 표본이 있는 데도 아베는 온갖 궁리로 다른 굴을 파며 오랜 시간을 들여 ‘아베담화’라고 내놓은 것이 결국 ‘이도 저도 아닌’ 것에 불과했고, 20년 전의 ‘무라야마 담화’에 비해 뒤로 훨씬 후진했다. 이는 아베의 생각이 올바른 역사관과 사죄를 명확히 밝힌 ‘무라야마 담화’와 저촉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아베담화’의 고집스런 ‘침략미정론(侵略未定論)’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의 마음 속 ‘정상국가’란 그릇된 역사관 위에 세워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출처: 중국망 한국어판